작년만 해도 이 맘때 쯤이면 지스타 부스 조감도 등을 공개하는 등 업체들은 지스타 관련 준비로 분주했다. 그러나 올해는 조용하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지스타에 참가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스타는 매년 다양한 신작들이 공개되면서 이슈 몰이를 주도해온, 명실상부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였지만 올해는 대형 업체들의 불참으로 위기감이 감돈다.
지스타 참가 의사가 없는 업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비슷한 소리를 한다. 시장 흐름이 온라인 게임에서 모바일 게임으로 바뀌었고, 대다수의 업체들은 모바일 게임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체들은 지스타에 모바일 게임을 들고 참가해도 온라인 게임 만큼의 전시 효과를 누릴 수 있겠냐고 입을 모은다.
이 같은 우려도 이해는 된다. 앉아서 30분 정도 이것저것 해볼 게 많은 온라인 게임과 달리 모바일 게임은 전체적인 구조를 살펴보는데 3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흥행 여부를 판가름 하는 요소 중 하나인 긴 대기열은 당연히 형성되기 힘들다. 효과가 떨어져 보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올해 지스타가 중요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온라인 게임을 개발하는 업체들의 비중은 점점 줄고 있다. 반면 모바일 게임에 주력하는 업체는 증가 추세다. 게임 산업 환경이 바뀐 상황에서 매년 큰 변화 없이 비슷하게 진행되는 B2C라면, 지스타에 참가하려는 업체는 갈수록 줄어들 게 뻔하다. 체질 개선이 필요한 이유다.
대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지스타가 모바일 시대에 맞게 전시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방안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최관호 지스타 조직위원장도 지난 9월 간담회에서 모바일 게임 전시와 관련해 새로운 방법 제시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차별화되는 방식, 정답을 찾지는 못한 상황"이라며 "모바일 게임을 들고 나오는 업체들과 조율하면서 답을 찾아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기대가 되는 부분이 있다면 메인 스폰서로 참가하는 4:33이다. 4:33의 부스 조감도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회사 측 관계자는 "이번 지스타에서 4:33의 전시 방법이 다른 모바일 게임 업체들에게 영감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모바일 환경에 맞게, 적은 부스 규모로도 최대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스타 위기론, 나아가 대체론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아직까지 시간은 남아있다. 지스타, 변화를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강성길 기자 (gill@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