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대부분의 RPG는 액션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다보니 RPG 본연의 재미인 '함께 즐기는 재미'는 찾기 힘들었다. 넷마블게임즈의 '이데아'는 바로 그 부분을 정확히 파고든 게임이다.
'이데아'는 실시간 콘텐츠가 핵심이다. 개발사인 넷마블앤파크는 PC 온라인 RPG에서 느꼈던 감성을 모바일로 그대로 담아내기 위해 3년간 상당한 공을 들였다. 그리고 이제 '이데아'는 껍질을 깨고 창공을 노닐 준비를 모두 마쳤다.
'이데아' 출시를 앞두고 막바지 작업에 한창인 넷마블앤파크 김홍규 대표를 만났다.
◆넷마블앤파크 첫 대중적 작품 '인정 받고파'
"진짜 떨려요. 과거 'A3' 출시를 앞뒀을 때와 느낌이 똑같아요. 낯선 영역에 발을 내딛는 것 같다고 할까요(웃음)."
넷마블앤파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임은 '마구마구'다. 'A3'라는 걸출한 MMORPG를 개발하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마구마구' 그리고 '스포츠게임 명가' 이미지가 더 강하다. 지금껏 만든 모바일 게임 5개도 다 스포츠 장르다. 그래서 처음으로 모바일 RPG를 출시하는 김홍규 대표는 '낯선 영역에 발을 내딛는 것 같아 긴장된다'는 표현을 했다.
김홍규 대표는 그 동안 만들어온 게임들이 아주 대중적이지는 못했다고 회고한다. '마구마구'나 '차구차구'는 겉은 캐주얼해 보이지만 스포츠가 베이스라 파고들수록 마니악한 요소가 많다. 그래서 '이데아'는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라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게 만들자는 모토로 개발을 진행했다.
"저는 어떤 게임이든 라이트하게 즐겨요. 그래서 개발진에게 내린 미션이 '내가 빠지게 만들어라'였죠. 처음엔 굉장히 힘들어하더라고요(웃음). 라이트 이용자들이 어려워 할 수 있는 RPG의 허들을 없애기 위해 굉장히 많은 노력을 했어요."
'이데아'는 원래 PC 온라인 MMORPG로 개발되던 게임이다. 5년간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엎고 모바일 RPG로 선회하면서 김홍규 대표는 게임에 대중성을 담기 위해 공을 들였다.
RPG를 해본 이용자라면 잘 알겠지만 어떤 직업을 선택할지, 스킬 트리는 어떻게 탈지 등 시작할 때부터 결정할 게 참 많다. 그러나 매력적인 외형 때문에 고른 캐릭터가 일명 '망캐'라던가, 스킬 트리를 영 잘못찍었다던가 하면 게임을 접게 될 수도 있다.
김홍규 대표는 바로 이런 부분에 주목했다. 그래서 '이데아'는 어떤 캐릭터를 고르더라도 레벨이 공유가 된다. '이데아'에는 3가지 캐릭터가 있는데, 가령 전사를 골라 게임을 진행하면서 레벨이 오르면 암살자와 마법사의 레벨도 똑같이 오르는 것이다. 또 다른 직업의 아이템이 나와도 상관없다. 내 계정의 다른 캐릭터에게 주면 그만이다.
"'이데아'에서는 버려지는 게 없어요. 내 캐릭터가 별로라고 해서 다른 걸 골라 아예 처음부터 시작할 필요도 없고요. 짜증나는 것은 줄이고, 돌이킬 수 없는 일은 하지 않게. 이용자들이 편안하게 갈 수 있는, 그런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이데아'로 함께 노는 모바일 RPG 대중화 이끈다
"'이데아'는 모든 콘텐츠에 실시간이 적용돼 있어요. '이데아'로 같이 노는 재미를 느끼게 될 것 같아요. 예를 들면 학교에서 우리 반 21명과 옆 반 21명이 점심시간에 대규모 길드전을 하는거죠. 재미있지 않아요(웃음)?"
모바일 게임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해왔고, 그 흐름도 계속 바뀌고 있다. 그리고 모바일 RPG는 국내 시장에서 대세 장르로 자리매김했다. 그런데 모바일 RPG는 혼자 즐기는 게임이 대부분이었다. PC 온라인 RPG라면 당연했던, 다른 이용자들과 함께 상호작용하는 콘텐츠는 즐기기 어려웠다.
김홍규 대표는 여기에 초점을 맞춰 '실시간'에 중점을 뒀다. 모든 콘텐츠가 실시간으로 펼쳐지는 '이데아'를 통해 이용자들이 함께 노는 재미를 느끼게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최근 출시되는 모바일 RPG들이 실시간 콘텐츠에 주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홍규 대표는 '이데아'로 '함께 즐기는 모바일 RPG'의 대중화를 이끌고 싶다.
"이용자들은 모바일 RPG는 혼자 즐기는 게임이라고 알고 있어요. 대부분 PC 온라인 RPG를 즐겨보지 못한 이용자들이 그렇죠. '이데아'는 실시간 콘텐츠로 함께 즐기는 재미가 특별한 게임이예요. 신선한 재미 기대해 주세요."
김홍규 대표는 앞으로 모바일 RPG 시장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에는 훨씬 퀄리티가 좋은, 대작들의 경쟁이 펼쳐진다는 것. 그리고 생존을 위해서는 특화된 영역이 필요하다. 김홍규 대표는 이용자들이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는 대중성, 함께 하는 재미의 실시간 콘텐츠로 무장한 '이데아'로 이용자들을 사로잡는다는 계획이다.
사실 '이데아'는 7월 론칭 예정이었다. 그러나 발표 이후 이용자들의 기대치가 훨씬 높아지면서 김홍규 대표는 일정을 늦춰서라도 게임성을 높이고자 했다. 그래픽 퀄리티는 한 단계 높아졌고, 타격감도 높였다. 또 화려한 영상, 성우들의 음성 등 초반 몰입도를 높이는 부분에도 상당히 공을 들였다.
"테스트를 이후 피드백을 받고 느낀 건 이용자들의 눈높이가 더 높아졌다는 겁니다. 대중화에 키워드를 맞췄기 때문에 쉽게 잡았는데 이용자들은 '더한 전략은 없냐', '캐릭터간 역할 구분이 더 명확하면 좋겠다' 등의 의견을 주시더라고요. 그 외에도 다양한 부분을 보완했습니다."
◆앞으로의 '이데아' 그리고 넷마블앤파크
'이데아'는 글로벌 진출도 계획 중이다. 국내에서 기반을 다진 뒤 글로벌 빅3 시장인 중국, 미국, 일본에서 '이데아'를 성공시키고 싶다는 게 김홍규 대표의 바람이다.
"'이데아'가 강조하는 건 실시간 플레이인데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는 꽤 많은 개편이 필요할 것 같아요. 특히 중국, 미국, 일본에서 잘하고 싶은데 그 세 나라는 공통점이 없어요. 할 수 있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 세 나라에 맞춘 빌드로 개별 론칭을 해보고 싶어요."
이제 출시만 남았다. 이용자들은 목이 빠져라 '이데아'를 기다렸다. 공식 카페에 영상을 공개하거나, 새로운 소식을 알려도 이용자들의 관심은 오직 출시 시기였다. 김홍규 대표는 "많이 기다리게 해서 죄송하다. 이제, 드디어 나온다"라며 활짝 웃어보였다.
"넷마블앤파크라는 회사가 대중적인 게임을 만들 수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사실 우리 게임들은 동접 대비 매출이 높은 게임들이 많았잖아요(웃음). 돈은 좀 못벌어도 이용자가 많은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어요. 모든 이용자들이 쉽게 즐기면서, 또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하는 것. 우리에게는 도전이예요. 그리고 꼭 '이데아'를 통해 검증받고 싶어요."
강성길 기자 (gill@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