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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구글세, 강 건넛마을 이야기가 아니다

다국적 기업에 제대로 된 세금 '구글세'를 매기겠다는 규제안이 G20 정상 회의를 통해 최종 승인됐다.

이제껏 구글, 애플, 아마존 등은 세법이나 조세조약의 사각지대를 이용해 세원 규모를 줄이거나 수익을 역외로 이전시키는 등의 방법을 통해 조세제도의 허점을 이용한 일명 '세금쇼핑'을 해왔다.

법인세율이 낮은 곳에 페이퍼컴퍼니 등을 세워 지식재산권 등을 여기에 몰아주고, 세율이 높은 국가에 있는 해외법인이 거둔 이익을 지식재산권 사용료 등의 명목으로 넘겨 세금을 공제받아 오면서 각국 정부와 대립각을 세워온 것이다.

이제껏 많은 이득을 얻어온 해당 행위에 대해 각국 정상 연합인 G20이 본격적으로 칼을 대기 시작한 것. 해당 규제안은 바로 2017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특히 법인세율 차이를 이용해 덜 내고 있는 세금이 지난 해 OECD 추산 1000억에서 2400억 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금액인 만큼 각국은 해당 규제안을 세법에 반영하기 위해 벌써부터 빠르게 관련 세법을 공유하고 법률 수정에 관한 논의를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이 같은 G20의 결정에 따라 국내 기관들도 잰걸음으로 움직이고 있다. 기획재정부도 국내외 투자 여건, 다른 국가 도입 현황 등을 분석해 세법 및 조세조약 개정을 단계적으로 추진하며 소득세법, 법인세법을 2017년 이후 개정을 예고하고 있다.

이렇게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수십여 국가가 참여해 복작복작한 판을 벌리고 있는데도 강건너 불구경하는 태도를 보이는 업체들이 있다. 과연 다국적 기업과 법인세율에 관련한 이야기이니 국내 게임 업계에 영향이 없을까?

답은 "그렇지 않다"다. 오히려 직결된 사항들이다. 비단 구글과 애플 등의 다국적 기업들이 대부분을 차지한 오픈 마켓에 관련한 사항 뿐만 아니라 점차 수익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수익에 직결되는 문제다.

국내 게임사들도 세계 각국에 현지법인 등 많은 자회사를 두고 있다. 본 규제안이 시행되면 본사와 계열사 간 돈의 흐름을 세무당국에 공개하고 조세회피 의도가 없다는 것을 서류를 통해 입증해야만 한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기업의 조세부담이 증가할 수도 있다. 글로벌 사업의 거래구조와 가격정책에 대한 추가적 점검도 이슈로 떠오르게 되는 것이다. 대형 퍼블리셔들이 해외, 법무 관련한 인사가 늘고 있는 현 상황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대기업만의 이야기도 아니다. 퍼블리싱을 맡기거나 맡은 업체들도 세금 투명성 강화 흐름에서는 벗어날 수 없다. 규제안의 목적 자체가 조세회피 행위를 방지하고 숨겨진 세원을 발굴하는 과세권 강화에 있는 만큼 관련해 수익이 발생한다면 모두 적용범위로 봐야한다.

각국의 세법 공유가 이뤄진 이후 사라진 세금을 회수하기 위한 국가간 공조는 한층 확고해질 것이다. 법률 수정이 이뤄지기 전에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충분한 대비 없이는 국내 기업에도 외국발 '세금폭탄'이 가해질 수 있다. '구글세'는 더 이상 강 건너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발등의 이야기다.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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