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와중에도 오랫동안 서비스되며 사랑 받는 게임들은 분명히 있다. 특히 이런 게임들을 보면 다 이유가 있다. 끊임없이 이용자들과 소통하면서, 또 지속적으로 새로운 재미를 선사한다는 점이다.
디디디게임이 개발한 '삼국지디펜스 for Kakao'도 그렇다. 피처폰 시절 300만 명이 넘는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디펜스 게임으로는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삼국지디펜스' 시리즈다. 이미 잘 됐던 만큼 조금만 다듬어 출시할 수도 있었지만, 디디디게임은 스마트폰 시대에 맞춰 움직였다.
무엇보다 '삼국지디펜스'가 오랫동안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은 이용자와의 소통, 그리고 이에 기반한 업데이트다. 디디디게임 이종하 대표의 얘기를 들어보면 '삼국지디펜스'가 왜 이용자들에게 꾸준히 사랑 받을 수 밖에 없는지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용자와 함께 만들어 간다
"오픈 초기 한 달에 한 번, 지금은 두 번의 업데이트를 해요. 그러다보니 10달동안 늘어난 콘텐츠 양이 처음 개발 당시보다 더 많아졌어요(웃음). 덕분에 반년 정도가 지나서 지표를 보니 평행선이 돼 있더라고요. 개발팀이 고생 많이 했죠."
지난 2월 출시 이후 '삼국지디펜스' 서비스를 이끌어온 이종하 대표는 그동안이 '지옥'이었다며 웃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오픈 초기에는 한 달에 무려 세 번이나 업데이트를 했다. 지금은 한 달에 두 번 업데이트를 하는데, 말이 쉽지 이렇게 꾸준히 업데이트를 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 같은 '빡센' 업데이트는 이종하 대표의 '이용자와의 소통이 최우선'이라는 철학에 기인한다. RPG와는 달리 디펜스 게임은 오랫동안 즐긴다는 부분에 있어선 분명 한계가 존재한다. 성장을 거듭하며 점점 더 강해지는 적을 막는다는 게 기본 틀인 디펜스 게임의 태생적 한계 탓이다.
그래서 이종하 대표는 이용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삼국지디펜스'를 만들어왔다. RPG의 성장 요소를 가미했고, 이용자들끼리 소통할 수 있는 공간도 늘어났다.
"이용자들이 정말 많은 의견을 줘요. 그걸 기반으로 업데이트를 합니다. 그러면 이용자들도 굉장히 좋아합니다. 소통이 되니까 더 좋아하는 것이죠. 우리의 그런 노력을 신기하게도 다 알아주시더라고요."
한 이용자는 자신이 만든 여포 피규어를 들고 직접 디디디게임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 피규어는 적극적인 소통 덕분에 얻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디디디게임의 귀중한 자산이다.
지옥같은 업데이트 일정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직원들의 피로도가 가중되는 것도 사실. 하지만 디디디게임 전 직원 모두는 '삼국지디펜스'를 '내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애정을 담아 개발하고 있다. 또 이종하 대표는 보상 시스템을 명확히 하면서 직원들에게 확실한 동기부여를 심었다.
"일단 게임을 개발하고, 수익이 발생한 부분에 대한 정당한 보상은 필요해요. 꼭 그 보상 때문에 움직이는 것은 아니지만, 전 직원이 '이건 내 게임이야'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덜 지치는 것 같아요. 지금 준비하고 있는 길드전이 업데이트 되면 다 같이 해외라도 한 번 다녀올 생각입니다(웃음)."
◆재미 또 재미
"처음 길드 시스템을 만들 때 고민을 했어요. 디펜스 게임에 길드라니(웃음). 하지만 디펜스 게임은 내가 강해져서 수성을 하는 게 목적이 되고, 그 강해진 캐릭터를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은 굉장히 많아요. 무엇보다 '재미있지 않으면 만들지 않는다'가 가장 중요해요."
과거 '삼국지디펜스1', '삼국지디펜스2'와 비교하면 '삼국지디펜스'는 불륨이 굉장히 방대하다. 단순히 디펜스라는 부분이 아니라, 다른 장르의 재미요소를 가져와 녹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삼국지디펜스'가 '잡탕' 같은 게임은 아니다. 디펜스의 원칙은 틀림없이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게임을 조금씩 발전시켜 나가면서, 탈 디펜스를 추구했다. 계속 디펜스 게임만 하게 되면 언젠가는 이용자가 지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삼국지디펜스'는 레이드, 대전 등이 추가되면서 놀거리가 다양해졌다. 디펜스 게임을 하려고 '삼국지디펜스'를 깔았는데 길드원끼리 몬스터를 잡고, 캐릭터를 키우고, 미니게임도 하고. '삼국지디펜스'를 하다보면 '이거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네?'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업데이트를 하면서 개선을 통해 재미를 본 것도 있다. 초창기에 '장각을 털어라'라는 미니게임인데, 제작 의도는 이용자들이 골드를 쉽게 벌 수 있도록 한 것이었는데 반응이 시큰둥 했다. 하지만 길드 시스템 업데이트 후 랭킹을 넣어서 재구성을 했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썰렁했던 미니게임이 랭킹 하나로 활성화가 된 것이다.
"콘텐츠를 늘려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용자들의 입맛에 맞게 바꾸는 게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원래 '장각을 털어라'는 빼려고 했던 콘텐츠였어요. 좋은 경험을 했죠."
◆가자, 글로벌!
'삼국지디펜스'는 오픈 초기 다른 국가에서 관심을 많이 가졌다. 들어본 적이 없던 개발사가 만든 게임인데, 구글 플레이 매출 20위를 왔다갔다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종하 대표는 협상을 하면서 이대로 글로벌 시장에 나가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게임을 다듬는 작업이 우선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진출 작업을 모두 중단하고, 게임 완성도에만 집중했다. 10개월이 지났고, 수많은 콘텐츠가 업데이트 됐다. 이제 골격은 갖춰진 셈이다.
"해외에서 성공하는 한국 게임이 없는데, 완성도를 더 높여서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제대로 만들고 팔자는 생각이었죠(웃음). 내년에는 한 두개 국가로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할 것 같아요."
접근성과 편의성도 '삼국지디펜스'의 장점이다. 특히 해외에서 테스트를 할 때 '튜토리얼 없이도 할 수 있는 게임'이라는 피드백이 많다. 언어는 한글이다. 그럼에도 해외 이용자들은 어려움 없이 즐길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종하 대표가 '삼국지디펜스'의 글로벌 흥행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또다른 이유다.
◆길드전 추가 그리고 그 이후
"'클래시오브클랜'도 클랜전이 나오면서 재미와 이용자 증가 두 마리 토끼를 잡았잖아요? 이용자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을 찾다보니 결국 길드전이더라고요. 길드전이 마무리되면 진정한 '삼국지디펜스'가 완성됐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요즘 디디디게임은 길드전 업데이트 준비로 눈 코 뜰새 없이 바쁘다. 이종하 대표는 실제로 게임을 하나 따로 만드는 것 정도로 많은 신경을 쏟고 있다며 웃었다. 길드전은 '삼국지디펜스'를 재미있게 즐기고 있는 이용자들에게 디디디게임이 선사하는 커다란 선물이다.
길드전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RPG처럼 실시간으로 붙일 수는 없다. 제한된 환경 속에서 길드전을 재미있게 풀어내야 하는 게 가장 큰 숙제였다. 디디디게임이 심혈을 기울여 준비하고 있는 길드전은 내년 서비스 1주년 즈음 나올 예정이다.
이종하 대표가 '삼국지디펜스'를 만들어 오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일관성을 지키는 것이다. 디펜스 게임이라는 뼈대에 다른 콘텐츠를 붙여나가면서도, 기존의 것들을 붕괴시키지 않는 것. 그게 무너지면 말 그대로 '잡탕'이 된다는 게 이종하 대표의 설명이다.
어쨌든 길드전이 추가되면 이종하 대표가 그려온 '삼국지디펜스'의 1차적인 완성은 끝이 난다. 이후에는 이용자들의 의견을 받으면서 편의성 위주의 개선에 집중할 생각이다.
"'삼국지디펜스' 절반은 이용자들이 만들어 놓은 것 같아요(웃음). 콘텐츠를 추가로 더 넣을지는 길드전 성패에 따라 결정될 것 같습니다. 일단 중요한 것은 이 게임을 하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거죠."
지금껏 쉴새 없이 달려온 이종하 대표는 이용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꾸준히 '삼국지디펜스'를 즐기는 열성 이용자들이 굉장히 많고, 그 중에는 돈을 쓰지 않고도 즐겁게 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이용자도 많다. 이들이 없었다면 '삼국지디펜스'는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는 게 이종하 대표의 생각이다.
"정말 힘들게 지나온 것 같은데 보람은 있어요. 사업만 10년을 넘게 했는데 개발을 하면서 다양한 매력을 맛보고 있어요(웃음). '삼국지디펜스'를 재미있게 즐겨주시는 이용자들께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게임이 이렇게 발전했어요. 앞으로 더 재미있는 '삼국지디펜스'로 보답하겠습니다."
강성길 기자 (gill@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