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맞고가 다 거기서 거기 아니겠습니까? 바닥에 8장이 깔리고, 10장씩 패를 손에 쥐고 7점을 먼저 내면 이기는 게임. 하지만 앞서 언급한 3종의 맞고 게임들은 이 기본적인 맞고 위에 저마다의 개성을 녹여낸 모습입니다.
출시 후 일주일이 지났음에도 이들은 구글 플레이 인기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지요. '애니팡맞고'가 1위, '프렌즈맞고'가 2위, '맞고의신'이 8위에 올라있습니다. 꾸준히 다운로드가 발생하고 있다는 뜻인데요.
데일리게임은 카톡 맞고 3종이 저마다 갖고 있는 재미 요소를 비교해보고 분석해 봤습니다.
◆같은 듯 다른 메인·게임 UI
우선 '애니팡맞고'와 '프렌즈맞고'는 기존 '피망뉴맞고'나 '한게임신맞고'의 메인 UI와 유사한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보유 금액에 따라 점당 배당되는 금액이 다른 방으로 갈 수 있지요.
반면 '맞고의신'은 여느 캐주얼 게임과 비슷한 UI를 갖고 있습니다. 일주일 동안 가장 많은 점수를 낸 순으로 랭킹이 매겨지죠. 상대를 앞지르면 카톡 메시지를 보내 상대의 전투력(?)을 불타오르게 만들 수 있고요. '맞고의신'은 카톡 플랫폼의 강점인 지인과의 소셜 요소를 잘 살린 듯한 느낌입니다.
게임 화면 UI는 세 게임 모두 비슷합니다. 또 이모티콘을 통해 기쁨, 슬픔, 놀람, 화남 등의 감정 표현을 할 수 있다는 점도 똑같지요. 다만 '애니팡맞고'는 자신의 카카오톡 프로필 노출 여하를 선택할 수 있고, '맞고의신'은 아예 아바타가 밖으로 나와 여러가지 감정 표현을 한다는 점은 차별됩니다.
패를 뒤집는 속도에서는 호불호가 다소 갈리는데요. 참고로 '애니팡맞고'가 가장 느리고, '맞고의신'이 가장 빠릅니다. '애니팡맞고'는 패를 한 번 뒤집는 액션이 들어가기 때문에 다소 답답하다는 의견도 보이네요. '프렌즈맞고'는 유일하게 패속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것 있어? 없지!
'애니팡맞고', '프렌즈맞고', '맞고의신'은 각각 독특한 무기를 하나 둘씩 갖고 있는데요.
먼저 '맞고의신'은 친구가 최고 점수를 냈을 때의 리플레이를 볼 수 있습니다. 메인 UI의 친구 목록에서 우측에 있는 '명승부'를 터치하면 어떻게 점수를 냈는지 확인할 수 있는데요. 생각지도 못했던 시스템이라 상당히 신선했습니다.
또 '맞고의신'은 마니또 시스템이 있습니다. 친구와 마니또를 맺으면 게임에서 이겼을 때 승리 머니의 0.5%가 상대에게 적립금으로 쌓입니다. 최대 1000만냥까지 적립이 되지요. 이게 생각보다 쏠쏠합니다.
'프렌즈맞고'로 넘어가 볼까요? '프렌즈맞고'는 무려 '자동치기'가 있습니다. RPG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그 자동사냥과 같은 개념의 시스템이죠. 실제로 다른 사람과의 플레이에서 자동치기를 눌러 놓고 어떻게 치는지 지켜봤는데 생각보다 괜찮더라고요. 다만 냈을 때 상대 피를 빼앗아 오는 보너스패를 시작하자마자 내는 부분은 살짝 아쉬웠습니다.
'프렌즈맞고'는 카톡 게임의 상징 하트가 존재합니다. 하트를 다 쓰면 게임을 못하냐구요? 그렇진 않습니다. 다만 하트가 모두 소진되면 100억을 따도 돈을 가져올 수 없습니다. 말 그대로 그냥 맞고만 치는 거죠.
대신 하트를 소비할 때마다 얻는 열쇠로 상자를 열 수 있습니다. 열쇠는 하트를 소모할 때 외에도 친구간 선물 보내기, 이벤트 진행 보상 등으로 얻을 수 있는데요. 상자에서는 돈이 나오는데 운이 좋으면 큰 액수의 판돈을 손에 쥘 수 있죠.
'애니팡맞고'는 애니팡 대전이라는 신선한 매칭을 선보입니다. 남성은 여성과, 여성은 남성과 매칭되는 경기장이라고 보면 되죠. 여기서 승리하면 머니를 비롯해 뽑기권 1장을 받을 수 있는데요. 대전 신청을 수락하는 이용자가 나올 때까지 룰렛 게임을 하면서 지루함을 달랩니다.
또 '애니팡맞고'는 셋 중 유일하게 '밀기' 시스템이 있습니다. 게임이 끝나고 승리 머니를 가져가지 않는 대신 다음 판을 2배, 4배로 키울 수 있는 시스템인데요. 하지만 양쪽 모두가 동의를 해야 성립이 됩니다. 내가 4배를 제안했는데 상대가 거절하면 2배판이 되죠. 화끈한 성격의 사람끼리 만나면 4배 판이 자주 연출됩니다.
◆게임머니가 모자랄 틈이 없네
세 게임 모두 머니를 공짜로 잘 주는 편입니다. '애니팡맞고'는 친구들과 주고 받는 '대박 복권'으로 머니를 수급할 수 있고, 제휴 앱을 설치하고 실행하는 등의 무료 충전소를 제공하고 있죠.
'프렌즈맞고'는 절대 지지 않는 '보너스 대전'이 있습니다. AI와 붙는데, 웬만하면 지지 않게 설계가 돼 있는 것 같습니다. 고박을 맞는 상황에서도 AI가 절대 스톱을 하지 않더라고요. 또 4레벨부터 오픈되는 '냥 모으기' 시스템은 일정 시간마다 무료로 게임 머니를 지급하죠. 레벨이 오를수록 얻는 게임머니도 증가합니다.
'맞고의신'은 친구끼리 별을 주고 받을 수 있는데요. 또 상대를 앞질렀을 때, 친구를 초대했을 때 별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얻은 별로 상자를 까면 게임머니가 나오죠.
◆맞고 BM, 정답은 없다?
'맞고의신', '프렌즈맞고', '애니팡맞고'는 모두 인기 순위 상위권에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만 매출 부문에서도 다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9일 구글 플레이 기준 '애니팡맞고'는 매출 52위, '프렌즈맞고'와 '맞고의신'은 200위 바깥에 머물러 있죠.
일단 이 게임들의 비즈니스 모델(BM)을 살펴보면 이 같은 매출 순위 차이가 왜 발생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먼저 '애니팡맞고'는 화투 컬렉션이라는 시스템이 있습니다. '애니팡맞고'에는 6종의 캐릭터가 있는데요. 뽑기를 한 번 진행하면 랜덤으로 특정 캐릭터의 조각을 하나 얻습니다. 이 조각을 모아 온전한 캐릭터로 만들어 사용하려면 51개가 필요한데요. 뽑기 한 번에 대략 1000원이 필요하니, 모든 캐릭터를 얻으려면 단순 계산으로 30만 원 정도가 소요되죠.
하지만 이미 뽑은 캐릭터라도 조각은 나옵니다. 중복된 조각을 따로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지만 이미 갖고 있는 캐릭터의 조각이 나오면 허무하죠. '몽이'는 매일 1장의 뽑기권을 주고, '애니'는 무료 충전시 3만냥 추가, '블루'는 무료 충전시 기본 머니 10% 추가 등 각 캐릭터마다 다양한 능력치를 갖고 있기 때문에 수집 욕구를 꽤 자극합니다. 어쨌든 어느 게임이든 캐릭터 뽑기는 돈이 된다는 걸 보여주네요.
반면 '프렌즈맞고'는 기본 BM이 하트에 집중돼 있습니다. 아까도 설명했듯 '프렌즈맞고'는 하트를 모두 소진하면 게임에서 이겨도 머니를 획득하지 못해요. '프렌즈맞고' 입장에서는 다른 맞고들과 동시에 나온 게 뼈 아픕니다. 하트를 다쓰면 다시 충전될 때까지 다른 맞고를 하면 되거든요.
'맞고의신'은 아바타를 주력 상품으로 내걸고 있습니다. 아바타를 사면 게임머니를 주는 전통적인 맞고의 BM이죠. 남녀 세트 아바타가 있고 혹은 얼굴 따로, 옷 따로 자신의 개성을 뽐낼 수도 있죠.
같은 날 동시에 나와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며 이용자들을 맞고의 세계에 빠지게 만든 세 게임이지만, 매출면에서는 희비가 제대로 엇갈리고 말았네요.
강성길 기자 (gill@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