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옛날 PC 온라인 시장에서 메이저 게임사들이 대작을 통해 자웅을 겨루던 모습이 최근 모바일에서 재현되고 있다. '레이븐', '이데아', 'HIT'. 게임계에 대기업의 힘을 화끈하게 보여준 대작 RPG들이다. 그리고 2016년, 또 하나의 대작 게임이 모바일 RPG 대전의 포문을 열었다. 굴지의 게임사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소울앤스톤'이다.
'소울앤스톤'은 확실히 대작이라는 타이틀이 아깝지 않은 게임이다. 우선 '소울앤스톤'의 그래픽은 화려 그 자체다. 작년 언리얼엔진 4를 활용한 'HIT'가 모바일 게임 그래픽의 정점을 보여 주긴 했지만, 오랜 기간 동안 언리얼엔진 3을 달구고 두드려 제작된 '소울앤스톤'의 그래픽 또한 미려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캐릭터 텍스쳐나 화면 이펙트는 나무랄 데 없다. 플레이어블 캐릭터의 에니메이션도 굉장히 자연스럽다. 스킬 이펙트 또한 인상적이나 과하지 않아 타격감 또한 괜찮은 편이다. 사운드 또한 높은 퀄리티를 자랑한다.
모바일 RPG의 흥행 요소는 무엇일까. 과금제? 엔드 콘텐츠? 밸런스? 마케팅? 모두 맞는 말이다. 그렇다면 '소울앤스톤'을 위와 같은 카테고리로 나누어 살펴보자. 그 전에 게임 모드를 먼저 간단히 짚고 넘어가도록 하겠다.
'소울앤스톤'의 전체적인 게임 구조는 경쟁작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소울앤스톤'은 크게 PVE 모드와 PVP 모드로 나뉜다. PVE 모드는 노멀/하드 모드로 나뉘어 있는 모험 모드, 각각 장비 및 영웅 강화에 필요한 자원을 얻을 수 있는 성물방어와 요일 던전, 영웅의 종류에 따라 입장할 수 있는 영웅 던전으로 구성된다.
캐릭터 육성을 살펴보자. '소울앤스톤'의 아이템 시스템은 참 화끈하기 그지없다. PVE 모드와 PVP 모드 모두에서 플레이어는 두 명의 영웅을 사용하게 된다. 각 영웅은 고유 무기와 방어구를 가지고 있다. 무기에는 레벨 제한이 없으며, 뽑기를 통해 얻을 수 있다.
무기에는 희귀도와 강화도, 레벨이 모두 존재한다. 무기는 레벨 별로 능력치 갭이 꽤 크다. 레벨이 높다면 흔한 무기가 희귀한 무기보다 강한 경우도 더러 있다. 하지만 희귀도별 능력치 상한은 꽤 차이가 커, 결국에는 전설 무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RPG에서 조각을 모아 아이템이나 캐릭터를 획득하는 방식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소울앤스톤'에서는 방어구와 소환수가 조각 시스템을 따른다. 소환수와 방어구 조각은 모험과 던전을 진행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획득할 수 있다. 그런데 소환수는 영웅과는 별개로 레벨과 강화 레벨, 장비를 지닌다. 그러니까 노력과 아이템의 능력이 기묘하게 공존하는 셈이다.
모바일 RPG의 엔드컨텐츠는 PVP다. 그런데 '소울앤스톤'의 PVP는 아직 심심한 편이다. '소울앤스톤'의 PVP로는 개인 대전과 팀 대전이 있다. 개인 대전은 한 번에 한 명의 영웅으로, 팀 대전은 두 명의 영웅이 한 번에 대전을 펼치는 것이다.
대개의 RPG와 마찬가지로 '소울앤스톤'의 PVP는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1대1 대전의 경우 마법사가 활용될 여지가 있지만 2대2 대전의 경우 마법사가 포함된 파티로는 근접 캐릭터를 상대하기가 힘들다. 직업별 PVP 밸런스는 아직 조금 더 손을 보아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소울앤스톤'의 과금제는 교묘하다고 표현해야 할 것 같다. 경쟁 모바일 RPG의 경우 10연속(혹은 10+1) 뽑기를 진행하면 희귀한 장비를 확정적으로 지급하는 과금제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소울앤스톤'에서는 10연속 뽑기를 진행하면 S레벨 무기를 확정적으로 지급한다. 희귀도에 관대한 뽑기 제도는 아닌 셈이다.
'소울앤스톤'은 신경써야 할 곳이 조금 보인다. 두 명의 영웅이 착용하는 무기와 여섯 부분으로 이루어진 방어구, 무기별로 장착하는 세 개의 룬, 가문 전체의 영향을 주는 세 개의 보석(목걸이, 반지, 팔찌), 그리고 세 소환수와 그들의 장비 네 개씩. 그 모두를 최선의 상태로 유지하려면 신경써야 할 곳이 참 많다. 누군가에게는 관리하는 재미로, 누군가에겐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겠다.
모바일 게임 100억 개발비 시대다. 위메이드는 '소울앤스톤'의 개발비를 정확히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오랜 기간 개발한 만큼 분명 적지 않은 개발비가 들었으리라 예상할 수 있다. 그리고 '소울앤스톤'은 스케일만큼이나 화끈한 게임이다. 배우 하지원을 캐스팅한 마케팅 또한 억소리난다. 그런데 큰 칼을 쥐었으면 그만큼 집중해야 손을 베이지 않는 법 아니겠는가. 앞으로의 집중력 있는 업데이트와 운영을 기대해 본다.
글=데일리게임 필진 모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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