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파온라인3' 하락세는 지난해 11월 엔진 업데이트와 궤를 함께 한다. 젠트리 엔진에서 임팩트 엔진으로 교체가 되면서 게임 체감이 상당히 많이 바뀌었는데, 호불호가 상당히 갈렸다. 특히 기존 게임 플레이에 익숙했던 이용자들은 새로운 엔진을 혹평했다. 평균 10%대였던 PC방 점유율은 최근 5%까지 떨어졌다.
체감 뿐 아니라 몇몇 문제들도 보였다. 골키퍼 AI가 상당히 높아지면서 골 넣기가 힘들어졌고, 수비 AI 역시 상향되면서 골을 넣는 루트가 축소됐다. 또 1대1 찬스에서도 어이없에 골대 바깥으로 볼을 차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골이 잘 들어가지 않으면서 게임의 재미도 떨어졌고, 이용자도 떨어졌다.
넥슨은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해 패스 속도를 높이고, 골키퍼 AI를 하향했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패스 속도와 골키포 AI를 소폭 상향했다. 이용자 의견을 수렴하는 것은 좋지만, 기준을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 오죽했으면 '그럴거면 차라리 젠트리 엔진으로 돌아가자'는 말이 나올까.
극심한 골 가뭄은 '피파온라인3' e스포츠 흥행 제동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피파온라인3'는 축구 게임이지만 실제 축구가 아닌, '게임'이다. 한 골차 승부는 손에 땀을 쥐게 하지만 매 경기가 이렇게 흘러간다면 긴장감 보다는 지루함이 앞설 수 있다.
'피파온라인3' 정규 리그 개막을 앞두고 지난 1월 펼쳐진 승강전은 총 26경기가 진행됐다. 그 중 한 골차로 승부가 갈린 경기는 10경기나 된다. 무승부도 9경기다. 가장 많은 골이 나온 경기는 4골로, 황상우와 이재희가 2대2로 비긴 경기다.
골이 터지지 않으면 자연스레 '보는 맛'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골 뿐만이 문제가 아니다. 골을 넣기 위한 루트가 단순해 지면서 크로스에 의존하는 경기만 펼쳐질 수 있다. 대회에 참여하는 선수들도 우려하는 부분이다.
'피파온라인3'의 부진은 넥슨의 실적 악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피파온라인3'의 연 매출은 1000억 원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까지 매출에는 영향이 없다는 게 넥슨 측 설명이다만, 이대로 간다면 이용자 이탈이 가속화 될 수도 있다. 이용자 이탈은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그 동안 '피파온라인3'는 잘 나갔다. PC방 이벤트 한 번에 자리가 없을 정도로 'PC방 대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넥슨도 월드컵이나 올림픽 등 굵직한 이슈가 있을 때마다 '피파온라인3' 이용자들을 위한 오프라인 이벤트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며 박수를 받았다.
더 좋은 서비스를 위해 엔진 업데이트를 했지만, 이로 인해 게임의 인기가 떨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한 번 떠난 이용자는 쉽게 돌아오지 않는 법이다. 산적한 문제들을 최대한 빨리 해결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강성길 기자 (gill@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