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퍼블리셔 익스트림의 매니징 디렉터 켄의 말이다. 익스트림은 태국 본사에 100여 명 정도의 직원을 갖춘 개발 및 퍼블리싱 전문 회사로 최근 국내에 개발사를 설립하는 등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준비 중이다.
2014년 설립된 익스트림은 미국 개발사 아포지에서 제작한 PC 게임 '인페스테이션'(infestation)을 태국에서 직접 서비스하고 있다. 차기작 준비에 바빠 서포트가 힘든 상태인 개발사의 사정에 맞춰 익스트림이 개발권을 가져와 직접 추가 개발해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2014년 12월 론칭된 '인페스테이션'은 오픈 월드 서바이벌 게임으로 좀비를 주 콘셉트로 채택한 일종의 슈팅 게임으로, 최대 동시 접속자수 2만5000 명, 일일 접속자 수 10만 명을 기록하는 등 태국 PC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5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출시 직후부터 태국 현지에서 좋은 성과를 내 현재까지 익스트림의 주력 타이틀로 서비스되고 있는 상태다.
그라비티와 계약해 태국 현지에서 OBT를 진행 중인 '드래고니카'도 괜찮은 성적을 거뒀다. 10만 명의 사전등록자가 몰렸고 CBT 당시 최고 동시 접속자 6400을 기록하는 등 좋은 기록을 남겼다. OBT에 돌입한 후 이용자가 줄긴 했지만 평균 접속자 5000명을 유지 중으로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익스트림 릿(RIT) COO(업무최고책임자)는 태국 현지에서 한국 게임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작년부터 '쿠키런'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해 태국의 비 게이머를 게임으로 끌어들였고 이후 '모두의마블'이 이 이용자들을 흡수했다. '쿠키런'이 태국의 '애니팡'인 셈.
현재는 '세븐나이츠'가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PC방에서 조차 블루스택 등의 앱플레이어를 사용해 게임을 플레이하는 이용자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상태다. 이렇듯 태국 현지에서 한국 게임의 인지도는 굉장히 높은 편이다.
익스트림 타닌(Thanin) 피로마드 대표는 "태국은 PC와 모바일을 합쳐 3억 달러(한화 악 3500억) 규모의 게임 시장을 갖추고 있다"며 "약 6500만 명의 인구가 만든 매출이 인도네시아의 2.5억 명의 매출 수준과 비슷한 수준일 정도로 주목할 가치가 있는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매력적인 태국 시장에서 현지에서 선호도가 높은 국내 게임을 성공적으로 론칭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목표. 이를 위한 익스트림만의 강점도 설명했다.
작년부터 한국 개발자들과 외주 작업을 진행해온 익스트림은 안정적인 개발 라인 구축을 위해 한국에 개발팀을 설립했지만, 국내 서비스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 자사가 갖춘 게임들이 국내 시장에는 맞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이다. 다만 모든 퍼블리싱 게임은 글로벌로 출시할 계획이다.
국내 개발사가 업력 1년의 신생 퍼블리셔인 익스트림을 선택할 만한 장점을 묻는 질문에 매니징 디렉터 켄은 개발사와 퍼블리셔간 소통에 기반한 서비스를 꼽았다. 양사의 충분한 소통에 기반해 게임의 질을 최대한 높이는 선택을 지향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도 개발사와 아이템 등을 논의해 좋은 수익이 보장되는 캐시 아이템을 없앤 적도 있다. 돈은 쉽게 벌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용자가 떠날 수 있다고 보고 캐시 아이템을 포인트 아이템으로 전환한 경우다. 잠깐의 수익 보다는 이용자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게임에 중점을 두고 있다.
또 e스포츠에서도 강점을 갖추고 있다. 서비스 중인 모든 게임을 e스포츠로 진행하는 익스트림은 10월에 진행되는 태국 게임쇼를 위해 1년 동안 매월 분기별로 예선을 진행해 태국 게임쇼에서 결승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지난해 태국 게임쇼 첫 참가임에도 베스트 게임 프로바이더, 최고의 익스트림 게임사 등의 2관왕을 수상했다. 이용자들도 이런 부분에 있어 호평이 이어져 게임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고 있다.
릿 COO는 "우린 사업가가 아니라 게임 팬이다. 게임에 대해 프랜들리한 퍼블리셔, 이것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 게임에 집중한 것이 아니라 전세계 게임과 비교해 완성도 부분에서 좋았기에 많은 한국 게임을 선택했다는 익스트림 타닌 피로마드 CEO. 그는 "태국 시장과 글로벌이라는 매력적인 시장에서 한국 개발자들과 좋은 게임을 서비스하고 싶다"며 "짧게 반짝하는 게임 보다는 긴 라이프 사이클을 지닌 게임을 원한다. 좋은 환경에서 함께 그런 게임을 만들어갈 개발자를 찾고 싶다"고 전했다.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