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싣는 순서
[게임&A.I①] 네비게이션부터 알파고까지, 인공지능이란 무엇인가
[게임&A.I②] 게임 인공지능, 어디까지 왔나...현재와 미래
[게임&A.I③] 바둑 다음은 스타, 인공지능 전문가가 본 승자는?
[게임&A.I④] 바둑 다음은 스타, e스포츠 전문가가 본 승자는?
[게임&A.I⑤] 스타크래프트 인간계 적임자는?
구글이 개발한 알파고가 바둑을 평정하면서 인공지능의 다음 종목은 스타크래프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가 될지 스타크래프트2가 될지는 구글과 블리자드가 정해야 하겠지만 게임과 e스포츠 분야에 다시 한 번 관심이 집중될 공산이 크다.
인공지능이 스타크래프트를 익힌다면 사람과의 대결에서 누가 웃을까. e스포츠 관계자들은 조건에 따라 인공지능이 이길 수도, 사람이 이길 수도 있다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인공지능의 승리를 예상하는 사람들은 컨트롤이 고도화될 경우 인간이 이기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공개된 알파고의 메커니즘에 기반했을 때 유닛 하나하나에 슈퍼 컴퓨터의 능력이 적용되고도 남는다는 예상이다.
알파고는 1,200개의 인공지능이 수 싸움에 동원됐음을 감안했을 때 스타크래프트의 경우 일꾼을 포함해 인구수가 200이 한계이기 때문에 1개의 유닛에 인공지능이 하나씩 적용될 수 있다. 만약 저그의 유닛 가운데 가장 가격이 싼 저글링만으로 인구수를 모두 채웠을 경우 400개의 저글링이 생산되는데 이 유닛마다 슈퍼 컴퓨터가 한 대씩 달라붙고도 800개의 슈퍼 컴퓨터가 남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인구수를 늘리고 정찰에 활용되는 오버로드(대군주)에 1대씩 투자되면 30대 정도가 더 쓰이고 남은 770여 기의 슈퍼 컴퓨터가 전투에 대한 예측과 상대 수 읽기에 동원되면 인간의 한계를 뛰어 넘는다.
최연성 SK텔레콤 T1 감독은 "스타2에 집정관 모드가 존재하는데 일꾼을 생산하는 사람 따로, 전투하는 사람 따로 운영할 수 있는 게임 방식이다. S급 프로게이머 1명이 A급 프로게이머 2명이 운영하는 집정관 모드에서 이기는 것은 매우 어렵다. 하물며 1,200개의 슈퍼 컴퓨터가 동원된다면 인간 1명이 이기는 일은 거의 나오지 않을 것"이라 예측했다.
조건을 달리해야 한다는 논리도 있다. 바둑의 경우 인공지능이 계산을 마친 뒤 대리 기사인 아자황이 대신해서 반상 위에 올려 놓으면서 대국을 진행했지만 스타크래프트의 경우 복잡한 조건이 완성되어야만 경기가 성사될 수 있다는 논리다. 스타크래프트는 동체 시력을 통해 전황을 판단하고 이를 마우스와 키보드를 조작해서 명령을 입력해야 하기에 인공지능만 존재한다고 해서 대결이 성립할 수 잆다는 주장이다.
피지컬 능력만 봤을 때 프로게이머들은 1분에 적게는 200, 많게는 700회가 넘는 명령어를 입력한다. APM(Action Per Minute;분당 활동량)이라는 항목이 선수들의 피지컬 능력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쓰이고 있다. 스타크래프트의 경우 APM이 높더라도 클릭을 잘못 한다든지, 스킬을 정확하게 쓰는 여부에 따라 승패가 결정되기 때문에 입력 오류를 범할 수 있는 인간에게 페널티로 작용될 가능성이 있다.
또 동체 시력도 매우 중요하다. 인공지능이기에 맵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상황을 제공한다면 동체 시력이 무의미하겠지만 정찰을 통해서 확인한 수준 안에서 대결을 끌어가야 하는 룰이 적용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김종성 한국e스포츠협회 홍보팀장은"e스포츠는 단순히 머리로만 계산해서 수를 두는 바둑과는 다르다. 직접 명령어를 입력하고 유닛을 조작해야 하는 활동성을 갖고 있다. 또한 화면 내에 보여지는 정보를 모두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동체 시력과 두뇌 판단, 손과의 협응 등 상당히 복잡한 과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e스포츠이기 때문에 단순히 프로그램 상으로 대결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라며 "구글이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 뿐만 아니라 로봇에 대한 개발도 진행하고 있어 언젠가는 완성형 로봇과 인간이 e스포츠로 맞붙는 날이 올 수도 있을것 같아 더욱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만약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이 접목된 로보틱스의 대결로 진행될 경우 인간과의 스타크래프트 대결은 1~2년 안에 이뤄지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