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네이버(당시 NHN), 다음은 구글이 스마트폰에 안드로이드를 탑재하는 과정에서 불공정 거래를 했다며 공정위에 구글을 제소했지만, 2년 간의 조사를 마친 공정위는 2013년 무혐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
국내 모바일 기업들은 이제껏 대놓고 이야기하진 못했지만 역시 3년 전부터 아쉬웠다는 입장이다. 이번 EU의 결론으로 인해 3년 전 공정위의 결정이 더욱 아쉽게 됐다는 것.
업계 관계자들은 무혐의 처분 이후 구글의 한국 모바일 시장 주도권이 더욱 강화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보호받아야할 국내 모바일 앱과 콘텐츠 기업들이 구글과 정면으로 경쟁하느냐 버거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실제로 구글은 2011년 즈음 다음을 제치고 모바일 검색 순위 2위에 올라섰다.
업계는 검색 지배율을 높인 구글이 이를 바탕으로 게임 플랫폼으로서의 점유율도 덩달아 강화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2012년 7월 카카오톡에서 게임하기 플랫폼 등의 대항마를 내놓기 전까지 여러 플랫폼들이 등장했지만 별 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던 이유가 되기도 했다는 것.
공정위는 EU에서 위반 판결을 내린 만큼 해당 사건을 모니터링해 모니터링 결과와 시장 상황을 종합해 공식적으로 재조사에 착수할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해외 판결 사례에 빠른 대처를 한 셈이지만 역시 아쉬운 일면이다. 첫 판결부터 제대로 된 모니터링을 실시했더라면 구글이 EU 집행위 조사 과정에서 한국 공정위의 판단을 근거로 무혐의 주장을 펼치는 사례는 없었을 것이다.
공정위는 1년여 조사 끝에 오라클의 소프트웨어 '끼워팔기' 의혹에 대해서도 지난 13일 무혐의 결정을 했다. 이 조사 역시 구글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전 세계적으로 처음 이뤄진 조사였다.
두 가지 사건 모두 세계적인 이슈임에도 국내에서 가장 먼저 조사가 실시된 사례다. 판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선례인 만큼 보다 신중을 기했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EU의 판결에 따라 네이버, 카카오 등 주요 인터넷 기업을 중심으로 공정위 측에 구글의 독점에 대한 재판단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공정위가 무협의 처분을 내린 동일한 사안을 EU에서는 혐의가 있다고 판단한 만큼 우리도 EU의 판단 근거를 잘 검토하고, 3년 전 조사에서 미흡한 점이 있다면 다시 조사에 임해야 할 것이다. 이를 넘어 이후의 사례에서도 보다 면밀한 검토에 기반한 명확한 판단을 내려 이 같은 경우가 다신 없도록 노력을 경추해야할 것이다.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