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바바 같은 일을 게임에게 중독센터가 하고 있다. 그 밑에 채용해 주십사 간청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국가 단위로 이름 덧씌우기를 진행 중이다. '게임'이 이름을 빼앗기고 받을 이름은 중독 원인이다.
최정석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은 지난 16일 인터넷 게임 중독이 '뇌파 기능'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의학적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인터넷 게임 중독 환자는 알코올 중독 환자나 일반인과 다르게 '베타파'가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이 베타파가 줄어들면 주의력 감퇴 등이 나타난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그런데 이 주장은 지난 2002년 일본의 모리 아키오가 주장한 '게임뇌의 공포'와 동일하다. 일본의 모리 아키오 교수는 '게임뇌의 공포'라는 책에서 게임을 즐길 때 사람의 뇌파가 치매 상태인 사람과 비슷하게 변하고 인간성을 담당하는 전두엽 기능을 저하시키는 현상을 발견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베타파 감소 주장이 14년전에 일본에서 '게임뇌의 공포'라는 이름의 저서로 나왔던 것과, 현재 일본에서 학설로 조차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일단 제쳐두자. 두 문단만으로 논파 가능한 주장에 큰 의미를 두는건 지난한 일이다.
문제는 이 연구팀의 리더인 최정석 교수는 서울 의대 부교수를 겸임 중으로 현재 서울대 보라매병원에서 4대 중독 센터장을 맡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연구팀의 연구 비용 지원은 미래창조과학부에서 담당하고 있다. 이 두 가지 사실만으로 정부 부처와 4대 중독센터의 주도로 '게임' 이름 빼았기가 시작됐다는 걸 알 수 있다.
게임을 도와줄 하쿠는 그 존재가 불분명하다. 여느 때와 같이 스스로 이 위기를 헤쳐나와야 한다. 우선 위기의 원인과 원흉을 제대로 인식한 뒤에 말이다.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