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는 세계관부터 묵직하다. 3명의 캐릭터들은 타락한 신과 맞서 싸운다. 타락한 신에 반기를 든 이들은 각자의 이유로 신에 대항하기위해 악마와 손을 잡았다는 설정이다.
'크라이'의 사업 PM을 맡은 아이덴티티모바일 이훈 팀장은 "스토리를 진행하다보면 타락한 신을 모두 처단한 후에는 악마와도 사이가 틀어져 악마와도 대립하게 된다"며 "스토리 자체가 도덕적으로 흐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스토리부터 시스템, 전체적인 분위기까지 이 게임은 대중적이지 않다. 대신 액션 마니아들의 시선을 크게 잡아 끄는 요소와 과금에 대한 부담을 확 줄였다.
이런 차별성을 갖춘 '크라이'의 출시를 앞두고 서초동 아이덴티티모바일 본사 로팝게임즈 홍상의 대표와 아이덴티티모바일 이훈 팀장을 만나 '크라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2년의 개발 기간, 드디어 맺은 결실
'크라이'는 특이하게도 프로토타입을 보고 퍼블리싱을 계약한 것이 아니라 기획서만 보고 아이덴티티모바일 측과 계약을 맺었다. 그만큼 수 년간 게임 개발에 임해오며 '데카론' 등 대형 MMORPG를 개발해온 경험이 있는 로팝게임즈의 개발력을 믿을 수 있었다는 것.
뿐만 아니라 기획 단계부터 이미 다 짜여진 스토리도 이런 결정에 한 몫 했다는 게 아이덴티티모바일 측의 설명이다.
이훈 팀장은 "대표적으로 권선징악을 기반으로 하는 보통의 스토리와는 달리 신과 대립하기 위해 악마와 손을 잡는 구도를 특징적으로 봤다"며 "또 하나는 작품이 콘솔 게임 형태로 준비돼, 다양한 액션과 연계기가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고 전했다.
홍 대표는 탄탄한 기획서로 개발 초반부터 퍼블리셔와 함께 개발에 임한 만큼 더 긴밀한 협업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는 것을 강조했다. 처음부터 함께 했기 때문에 서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는 것.
총 개발기간 2년 중 후반 6개월간 게임을 다듬는 작업에만 6개월을 소모할 정도로 게임의 퀄리티에 크게 신경쓴 작품이기도 하다.
또한 출시전 부터 '마왕' 故 신해철의 유작으로 화제를 불어일으켰던 웅장한 록밴드 풍의 '크라이' OST도 게임과 잘 어우러져 이용자들의 몰입을 돕는다.
◆화끈한 액션은 '최고급'
'크라이'는 액션성을 강조한 게임인 만큼 캐릭터 액션에 모든 것을 걸었다.
이훈 팀장은 "국내 CBT와 필리핀, 미국 소프트론칭 당시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며 "특히 다크 판타지와 액션을 선호하는 미국에서 반응이 좋은 편이었다"고 말했다. 액션의 본고장 미국에서도 인정받은 셈이다.
일단 4타로 이루어진 기본공격에도 다양한 액션이 들어가있다. 네 번째 공격으로 적을 띄우면 이에 맞춘 스킬을 연계해 적을 모으거나 끌어당긴 뒤 특수 스킬 사용으로 더 큰 피해를 입히는 식이다.
홍 대표는 "콘솔 느낌이 나게 유도했다. 띄우고 찍고 당기고 연타 콤보가 들어가는 등 조합에 따라 데미지와 효율이 달라져 전략적인 재미를 준다"며 "대형 레이드 몬스터의 경우 아머게이지를 깎아내면 노출되는 약점을 공략해 그로기 상태로 만들 수 있고 이를 통해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액션들은 일반 몬스터에서도 강조된다. 핵앤슬래시적인 재미를 주는 요소인 만큼 떼로 몰려나오는 일반 몬스터지만 각각의 캐릭터 별 사망 애니메이션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고자 노력한 것이다.
◆장비빨 NO, 콘트롤빨 YES!
'크라이'는 130개 모험 스테이지와 50층 시련의탑, 길드전, 요일던전, 배틀아레나, 멀티레이드 등 다양한 콘텐츠를 갖추고 있다. 또한 출시 후 3개월 분량의 콘텐츠도 이미 개발해 둔 상태다. "할 거 없다는 소리가 가장 무서웠다"는 게 홍 대표의 소감이다.
또한 상용 서비스 시 무과금과 과금 이용자 간 지나친 차이를 배제하는데 주력했다. 게임 초반 캐시 아이템을 사용한 이용자들이 성장이 수월하고 빠른 것은 당연하지만 게임 후반에는 차이가 느껴지지 않도록 했다. 게임 난이도와 제작 시스템으로 이 같은 밸런싱을 유도했다는 게 이훈 팀장의 설명이다.
이훈 팀장은 "최상급 장비는 제작으로만 얻을 수 있어 꾸준히 게임을 즐겨야 좋은 장비를 모으는 것이 가능하다"며 "일반적인 게임들의 장비를 강화해 허들을 넘게 하는 방법 대신 '크라이'는 정확한 스킬 사용 타이밍과 회피 등 조작 통해 허들을 넘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제작 시스템도 심혈을 기울였다. 장비에 대한 등급 체계상 최상급 아이템은 제작으로만 얻을 수 있다. 제작 콘텐츠를 이용해 얻을 수 있는 재료를 각 스테이지별로 분배해 꾸준히 플레이한 이용자만이 최상급 아이템을 가질 수 있다.
물론 장비 뽑기가 있지만 이는 제작 아이템과 달리 세트 효과가 없기에 제작 아이템이 더욱 선호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껏 RPG 장르 게임에서의 과금 스트레스를 최대한 지양하고 즐길 수 있게 하고 싶었다는 게 홍 대표의 말이다.
'크라이'는 오는 22일 구글플레이 정식 론칭을 앞두고 있다. 지난 18일 원스토어 사전 론칭을 통해 출시 하루만에 인기 게임 3위, 매출 10위권을 기록하는 등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는 만큼 구글플레이 론칭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훈 PM은 "'크라이' 사전등록에 참여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크라이' OST에 대해 걱정도 많던데, 고인께 누가 되지 않도록 노력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홍 대표는 "오래 준비한 만큼 오래갈 수 있는 게임이 됐으면 좋겠다"며 "이용자와 호흡하면서 목소리에 귀 기울여 최선을 다하겠다. 재미있게 플레이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