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 요리의 가장 큰 장점은 익숙함 속의 새로움이다. 새로운 식재료와 요리법을 받아들이는 시도를 익숙한 요리에 기반해 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낮은 거부감으로 새로운 경험을 맛 볼 수 있다.
이 같은 장점은 엔씨소프트가 내놓고 있는 e스포츠 대중화에 대한 요리법과도 일치한다. 엔씨소프트는 자사 게임의 e스포츠 대회를 대중에게 알리는 방법으로 대중성 높은 문화 콘텐츠들과의 융합을 진행해왔다.
엔씨소프트는 e스포츠 축제 '피버 페스티벌'을 15일 성료했다. 엔씨소프트가 다년간 펼쳐온 e스포츠화를 위한 노력에 대한 열매인 만큼 행사가 치러지는 4일간 6만 명이라는 많은 이용자들이 해운대를 찾았다.
이 행사에서 엔씨소프트는 12일부터 15일까지 매일 수많은 유명 가수들을 초청해 공연을 진행했다. '신한카드 블소 토너먼트 2016 코리아 파이널'이라는 일반 대중에게 거부감을 줄수 있는 이름 대신 '피버 페스티벌'이라는 단순한 이름을 걸고 말이다.
큰 자금과 인력을 투자한 회사 입장에서 게임 이름과 회사 이름 모두를 뺀 이름을 걸고 국내 대표 피서지 한가운데에서 행사를 4일간이나 진행하는데는 많은 고심이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그만큼 이번 '피버 페스티벌'은 대중화에 중심을 둔 행사였다. 그리고 엔씨소프트의 e스포츠 대중화에 대한 '융합'에 대한 시도는 이번 뿐만이 아니었다.
과거 비무제부터 '임진록 이벤트전'으로 시작한 대중성 높은 요리와의 융합은 '국가 대항전'에도 이어졌고 특히 지난해에는 뮤지컬과 게임을 접속시킨 '묵화마녀 진서연'을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공연하는 등 다방면에서의 융합을 진행해왔다. 게임의 대중화는 물론 e스포츠를 주류 문화 콘텐츠 반열에 올려놓기 위해 다양한 재료와 요리한 것이다.
엔씨소프트가 만든 퓨전 요리는 대부분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가장 중요한 점은 e스포츠 경기가 이번으로 끝이 아니란 것이다. 이후로도 많은 경기가 예정돼 있으며 11월에는 '월드 챔피언십'이 치러질 계획이다. 요리로 비유하자면 올해 맛볼수 있는 코스 요리의 '메인 디쉬'인 셈이다.
엔씨소프트는 e스포츠의 중요성을 십분 이해하고 있고, 또 흥행을 위한 요소인 스타 선수 배출, 직관적인 관람 포인트, 선수단 운영 및 관리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있다. 야메가 아닌 자격증있는 요리사인 셈이다. 코스 요리를 맛보는 미식가처럼 엔씨소프트라는 요리사나 내놓을 다음 요리가 기대되는 이유다.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