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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일하자! 라이엇

최근 라이엇게임즈의 행보가 눈에 띈다. 그동안 이용자들의 불만이 쏟아져 나왔던 부분에 대한 해결책을 하나씩 꺼내들고 있어서다.

2016년은 라이엇게임즈에게 있어서 그동안 가장 힘든 한 해가 아닐까 싶다. '헬퍼'를 비롯한 부정 프로그램 사용자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이 최고조에 달했고, 제대로 된 초기 대응을 하지 못하면서 비난의 화살이 빗발쳤다. 성난 불길은 롤드컵 동시 개최로 보이콧 여론이 일었을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급기야 커뮤니티에서는 '라이엇게임즈가 일을 안한다'는 말이 돌았다. 204주간 지켜왔던 PC방 점유율 1위를 '오버워치'에게 빼았겼을 때도 이용자들은 라이엇게임즈를 욕했다. 인과응보라는 말까지 나왔다.

라이엇게임즈가 부정 프로그램 관련해 일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제재한 계정만 24만개다.

그럼에도 이용자들이 체감할 수 없었던 것은 부정 프로그램 사용자로 의심되는 이용자를 신고해도 결과를 알 수 없다는 점 때문이었다. 신고를 해도 끊임없이 핵 사용자가 나오는데 과연 제대로 일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던 것이다.

일단 부정행위 프로그램 감지 솔루션 '데마시아' 발표 이후 이용자들의 관심을 모으는 데는 성공했다. 관건은 '데마시아'가 얼마나 훌륭히 제 역할을 수행하느냐다.

'데마시아'는 9월 7일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라이엇게임즈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결과를 '보여 줄' 필요가 있다. 이용자들과의 깨져버린 신뢰를 회복하는 최고의 약은 '데마시아'를 통해 얻은 결과물이다.

물론 억울하게 제재를 받는 이용자가 나와서도 안된다. 가령, 부정 프로그램을 사용할 의도가 없었는데 PC방에서 깔려있는 것을 모르고 'LoL'을 즐기다 '데마시아'에 감지됐을 때 어떻게 처리를 할지 등의 방안도 미리 논의가 돼 있어야 한다. 제재 수위는 기존과 동일하게 모든 계정에 대한 영구 제한, 추가 회원가입 제한이다.

9월 5일부터는 '한국어 욕설 제재 시스템'이 적용된다. 제재 시스템을 피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새로운 욕설이 탄생할지 우려가 되기도 하지만, 제재 속도 증가는 반갑다. 욕을 한 대상자와 신고자에게 2시간 이내로 결과가 전달된다니 말이다.

'LoL'을 하다보면 '무슨 무슨 이유로 신고하자'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된다. 욕을 하는 것, 오랫동안 자리를 비우는 것, 일부러 적의 승리를 돕는 플레이, 심지어 게임을 못하는 것도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신고 사유가 된다.

하지만 신고를 해도 도통 결과를 알 수가 없다. 나에게 부모님의 안부를 물어봐준 이용자가 제재를 받고 반성을 하고 있는지, 아니면 또 어디선가 다른 이용자에게 고통을 안겨주고 있는지 알 길이 없으니 답답했다.

'LoL은 신고해봤자 소용이 없다'는 인식이 깔리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신고 시스템이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역할은 하고 있었겠지만, 이용자들은 신뢰하지 않았다. '플레이어 경험'을 최우선시하는 라이엇게임즈가 오랫동안 놓치고 있었던 부분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다. 아직 소는 잃지 않았다. 많은 이용자들이 더 나아질 환경을 기대하고 있다. 일해라, 라이엇. 그러면 이용자들은 '일 잘한다! 라이엇'이라고 외칠테니.


강성길 기자 (gill@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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