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다른 성능 좋은 캐릭터는 객관적으로 보려 해도 과도해보인다. 아무리 남의 떡이 커보인다지만 'XX 하향 좀' 하는 말을 입에 달고 게임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이용자들이 항상 불만을 가지곤 하는 게임 밸런스는 과연 어떤 과정을 거쳐 잡게 될까?
이에 데일리게임은 AOS, 모바일 게임에서 캐릭터 및 게임 밸런싱을 진행하는 과정을 각 담당자를 통해 들어봤다.
*글 싣는 순서
[기획 특집] 게임 밸런스 어떻게 잡을까? ① LoL 편
[기획 특집] 게임 밸런스 어떻게 잡을까? ② 천명 편
[기획 특집] 게임 밸런스 어떻게 잡을까? ③ 블소 편
◆MMORPG 밸런스의 핵심은 '경제'
밸런스를 위한 패치를 수행할 때 가장 고려해야 할 점이 많은 게임 장르는 바로 MMORPG일 것이다. 기본적으로 다른 장르의 게임에 비해 방대한 콘텐츠와 자유도가 가장 큰 특징인 만큼 밸런스 패치가 굉장히 조심스러운 편이다. 그렇기에 MMORPG '블레이드&소울'의 밸런스를 담당하고 있는 박상현 소울 캠프 리드 시스템 디자이너에게 밸런싱 과정에 대해 들어봤다.
박상현 리드 시스템 디자이너는 '블레이드&소울'(이하 블소)의 시스템 디자인 전반을 총괄하고 있는 총괄 팀장으로 현재 '블소'의 밸런싱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인물이다.
여럿이 즐기는 MMORPG인 만큼 직업간 밸런싱만큼이나 경제 밸런스가 굉장히 중요하다. 박상현 리드 디자이너도 이를 중히 여겨 밸런싱 시 크게 유의한다고 전했다.
박상현 리드 디자이너는 "'블소'는 다른 MMORPG와 달리 전투하는 재미가 크게 알려진 게임이지만 플레이 과정에서 수많은 게임 내 물품, 재화가 생산, 소비되고, 또 거래되는 일종의 '경제 게임'이기도 하다"라며 "이는 기본적인 MMORPG와 동일한 점이며 따라서 경제 밸런스도 매우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 밸런스는 게임에서 생산되는 물품과 골드 등의 재화의 가치가 급격히 변화하지 않고 완만히 감가될 수 있도록 생산량과 소비량을 조절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게임 내 물품 시세 등에는 절대 관여하지 않는 게 불문율이다. 하지만 기획 의도와 다르게 물가가 이동할 경우, 원인을 찾아 해결 방안을 찾게 된다.
◆PVE, PVP는 별개의 밸런싱
우선 '블소'의 직업 전투 밸런스는 PVE와 PVP가 별개로 이루어진다.
PVE 전투의 경우 직업 별 역할에 따라 전투 효율을 설정하고 각 직업이 운용하는 무공(스킬)의 최적 연계(콤보)를 디자인하는 방향으로 밸런싱이 진행된다. 스킬 각각의 효용이 높낮이도 중요하지만 연계를 통한 시너지, 활용 난이도 등도 밸런스 과정에서 고려 사항으로 작용하는 것.
특히 네트워크 지연 등을 고려한 표준 플레이어 환경에서의 전투 효율을 시뮬레이션하고 구현하는데 중점을 둔다. 이론 상 전투 효율과의 격차를 반복 조정하며 밸런싱을 진행하게 된다.
테스트 서버에 업데이트해 로그(log) 데이터를 수집하고 일차적으로 피드백을 얻고 이후 라이브 서버 업데이트 후 이용자들의 플레이 로그 데이터를 추출해 데이터화 한다. 이를 통해 디자인 의도가 명확히 반영되었는지를 검토하고 필요하면 라이브 업데이트를 통해 전투 밸런스를 수정하기도 한다.
PVP는 승률을 분석해 각 스킬에 기능을 분배한다. PVP 전투에서 활용되는 기능들을 직업 별로 적절히 배분하면서 직업 디자인을 시작하게 된다. 이후 주요 상황에서 각 직업별 스킬이 우열이 비슷한 수준이 되도록 디자인하는 것이 포인트다.
PVP 밸런싱도 PVE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테스트 서버와 라이브 서버 업데이트 후 직업 간 PVP 승률을 분석하는 데이터화를 거쳐 PVP 전투 기능을 재분배해 수정하게 된다.
◆가장 신뢰하는 데이터는 '로그'
'블소' 시스템 디자인 팀이 밸런싱 작업 시 가장 신뢰하는 자료는 테스트 서버와 라이브 서버에 해당 내용을 업데이트한 뒤 얻을 수 있는 이용자들의 플레이 로그 데이터다.
밸런싱 패치에 돌입하는 계기 자체도 로그 분석 결과 실제 게임에서 일어나는 현상이 의도와 다를 때와 이용자의 인식이 기획 의도와 다를 때의 두 종류일 만큼 로그 데이터에 대한 신뢰가 굉장히 높다.
로그 데이터 자체가 사실을 그대로 수치화해 보여주는 것이므로 신뢰성도 높고 인간의 직관성 보다는 보다 객관적인 데이터라는 판단이다. 특히 개개인의 관념에 치우친 방향으로 패치가 진행될 가능성을 낮춰주기에 대체적으로 로그 데이터에 대한 개발진의 신뢰성이 높은 편이다.
밸런싱 작업이 결정되고 나면 이용자의 인식과 기획 의도를 최대한 합치하기 위해 패치를 진행하게 된다. 물론 최적의 합의점을 찾는데 중점을 두지만 기획 의도와 이용자가 받는 느낌이 항상 같을 순 없어 시행착오도 많이 겪게 된다.
박상현 리드 디자이너는 "이용자들의 전투 밸런스에 대한 '인식'(Perception)이 의도된 밸런스와 다를 경우 양 쪽이 합치되거나 문제가 완화될 수 있는 방향성을 찾아 추가 조정 작업을 수행한다"고 밸런싱 방향성에 대해 설명했다.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