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서는 넷마블의 상장 후 시가총액을 최대 약 10조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시총 6조4000억 원대인 엔씨소프트를 뛰어넘는 최고가로 업계 전반에 걸친 기대감과 주목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넷마블을 포함한 게임사들의 상장 러시를 통해 최근 저평가되고 있는 게임사들의 가치가 재평가될 수 있는 기회로 분석하기도 한다.
하지만 전가의 보도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일의 일면에는 단점도 존재한다. 이 경우의 문제는 단일 타이틀의 성공으로 상장에 나섰거나 탄탄한 장기 수입원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상장에 나선 게임사다.
이들 게임 제작사가 상장에 성공할 경우에는 게임 산업 발전과 규모 확장이라는 결과를 낳을 수 있지만 단일 타이틀에 의존한 매출 구조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차기작들이 흥행에 실패할 경우 겪게 될 리스크가 굉장히 크다. 시장 투자자들에게 게임 산업 투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게임산업의 질적 저하와 부정적인 이미지 고착화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는 것이다. 과거 상장을 추진한 일부 게임 제작사들의 대표가 막대한 매각 대금을 챙기고 업계를 떠난 전례가 있어 이같은 부정적 이미지 고착화는 더욱 쉽다.
실제로 조이맥스 전찬웅 전 대표는 회사 상장 채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에 자기 지분 25% 가량을 매각했다. 전 전 대표의 지분 매각 한 달전, 매각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공시했던 조이맥스는 금세 말을 바꾸며 시장과 업계 전반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2008년 코스닥시장에 우회 상장한 게임하이의 경우도 있다. 김건일 전 게임하이 회장은 경영권을 넥슨에 넘기는 조건으로 소유 지분을 732억 원에 매각했다. 여기에 매각 이후 김건일 전 회장이 194억 원을 배임했다는 혐의가 포착돼 게임하이는 상장 폐지 실질심사 검토 대상까지 몰리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겪은 주주들의 피해와 게임사 상장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특히 이달 상장을 앞둔 미투온의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일반투자자 대상의 공모주 청약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거둔 것. 미투온은 1.1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32억 원의 자금을 모집하는 데 그쳤다.
청약증거금도 32억8365만 원으로 크게 낮았고 앞서 진행된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 의무 보유 확약 물량을 내건 기관투자가들이 전혀 없었다. 게임사 상장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얼마나 낮은지에 대한 반증이다.
물론 게임사들이 상장을 통해 보다 수월히 자금을 확보하고 이를 게임 개발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면 재무 건전성을 통한 산업 전체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전의 경우처럼 매각 차익을 노리거나 회사 가치 상승만을 위한 상장이라면 이미 부정적인 색안경을 끼고 게임 산업을 지켜보고 있는 시장으로부터 낙인이 찍힐 것임은 자명해 보인다.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