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서, 당시엔 유명했으나 시간에 묻혀 점차 사라져가는 에피소드들을 되돌아보는 '게임, 이런 것도 있다 뭐', 줄여서 '게.이.머'라는 코너를 마련해 지난 이야기들을 돌아보려 합니다.
'게.이.머'의 이번 시간에 다룰 이야기는 이미 서비스를 종료한 게임 '스파이크걸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게임은 안타깝게도 이미 서비스를 종료한 게임인데요. 게임 서비스 종료 후에야 뒤늦게 훈훈한 사연이 알려지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스파이크걸즈는 어떤 게임?
'스파이크걸즈'는 국내 개발사 모본이 개발하고 한빛소프트가 서비스를 맡은 스포츠 게임인데요. 독특하게도 '족구'를 하는 미소녀를 소재로 삼아 이목을 끌었습니다.
게임 내에는 미소녀 캐릭터만 존재하고 남성 캐릭터가 하나도 없었는데요. 정확히 남성 이용자를 타깃으로 한 것이죠. 매력적인 미소녀 캐릭터를 앞세운 덕에 비주류 스포츠인 족구를 소재로 삼은 대전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오픈 베타 서비스(이하 OBT) 진행 당시 준비한 서버 모두가 포화 상태가 되는 등 초반부터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OBT 이전에 긴 클로즈 베타 테스트(CBT) 기간을 거치며 게임성을 다듬은 것도 인기에 한 몫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9년 2월 5일 OBT를 시작한지 1년 7개월만인 2010년 10월 28일 서비스를 종료했습니다.
◆서비스 종료의 이유
'스파이크걸즈'는 미소녀+족구를 소재로한 만큼 비주류 스포츠 장르의 한계라는 평가가 많은데요. 사실 게임을 접해본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밸런스와 실력차로 인한 진입 장벽이 문제였다는 평이 많습니다.
이 게임은 얼핏 캐주얼 게임으로 보이지만 사실 이용자의 콘트롤 실력에 따라 경기의 양상 자체가 크게 달라지는 게임이었는데요. 같은 캐릭터로도 사용자에 따라 전혀 다른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습니다. 이 것도 어느 정도까지여야지 족구에서 퍼펙트 스코어를 낸다는 건 너무했죠.
게다가 오랜 OBT 기간 덕에 기존 고수 이용자 층이 너무 두텁기도 했습니다. 신규 이용자의 진입 장벽이 너무 높아져버린 것이죠. 또한 밸런스에서도 문제가 있었는데요. 각 캐릭터간에 배치된 특성 및 스킬로 인해 캐릭터간 밸런스가 크게 차이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여기에 부분 유료화가 적용되면서 많은 이용자들의 이탈을 불러왔고, 이런 상황에 서비스 종료 몇 개월 전에는 잦은 점검까지 진행돼 게임 플레이가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이에 서비스사가 1주년 대규모 업데이트로 분위기 반전을 꾀했으나 이미 마음이 떠난 이용자들을 돌려세울 순 없었죠. 이런 상황에 잦은 서점검까지 진행돼 게임 플레이가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전설의 짤 등장
게임은 여러모로 난항을 겪고 있었지만 당시 GM들은 최대한 이용자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게임 내에서 이용자들과 소통하고 농담을 하기도 했고, 게시판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보였죠.
하지만 이런 훈훈한 장면도 잠시 잦은 서버 다운으로 냉담해진 이용자들은 GM들에게 "가서 서버나 고치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라 그다지 좋은 반응을 얻기 힘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결국 서비스가 종료됐고 '스파이크걸즈'가 잊혀질 무렵 한 장의 스크린샷이 화제를 불러일으켰는데요. 바로 한 이용자의 사연과 함께 공개된 사진에는 GM들이 한 명의 이용자를 위해 게임을 함께 즐기는 모습의 스크린샷이었습니다.
스크린샷 밑의 글에는 서비스 종료 직전에 마지막으로 남은 한 명의 이용자를 위해 접속을 유지하며 게임 플레이도 함께 했다는 내용이 쓰여있었죠.
한 명의 이용자를 위해 세 명의 GM이 모여 함께 플레이하며 끝까지 서비스를 이어간 노력은 서비스 종료가 끝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사례로 이용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고, 이 것이 게임의 유종의 미라며 칭찬하는 이들도 많았습니다.
◆사실은 조금 다르지만 그래도 훈훈
해당 스크린샷에 얽힌 실제 이야기는 알려진 것과는 조금 다른데요. 서비스 종료 당일의 사진이 아니라 서비스 종료 발표 이후의 어느 날의 사진이라고 합니다.
사실 해당 이용자는 인터넷 오류로 인해 사람이 많은 채널에 가지 못했는데요. 사람이 없는 채널에서 혼자 컴퓨터와 대전하는 싱글 플레이만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 문제 때문에 개발사인 모본에서 직접 문제 해결을 위해 반 년간 함께 해결책을 찾았는데요. 결국 인터넷 제공업체를 바꿔야만 한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여기에 해당 이용자가 사용중인 인터넷 제공업체 직원 중 '스파이크걸즈' 이용자가 있어 해결 방법을 알아봤지만 역시 인터넷 교체밖에는 답이 없는 상황이었죠.
이 이용자는 이런 이유로 인해 혼자 플레이하려니 적적하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스파이크걸즈' 게시판에 올렸는데요.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이용자가 있는 채널에 운영자 3명이 접속해 서버가 종료될 때까지 함께 플레이했다고 합니다.
이후 해당 이용자 외에 종료일까지 남아있던 다른 이용자들도 들어와 함께 게임을 즐기기도 했다고 하니 알려진 사실과는 조금 다르지만 마찬가지로 훈훈한 사연이네요.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