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2016은 현재 게임 시장의 트렌드를 가늠할 수 있는 자리였다. 세계적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VR 콘텐츠들이 지스타 현장을 수놓았는가 하면, 유명 IP 확보에 힘쓴 업체들이 그 결과물을 선보였다. 매년 나오는 '지스타 위기론'이 무색할 만큼 올해 지스타는 성황을 이뤘다.
다만 아쉬웠던 점도 몇몇 눈에 띄었는데, 한 가지를 꼽자면 관람객들에 대한 배려다. 관람객 입장에서 지스타는 인내의 연속이다. 입장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고, 입장해서도 게임을 하나 시연하려 하면 또 대기를 해야한다. 그런데 벡스코 현장에는 쉴 공간이 마땅찮다. B2C관 안에 마련된 휴식 공간은 카페테리아 한 개가 전부다.
올해 넥슨과 넷마블은 계단식 시연존을 마련했다. 특히 넥슨의 경우 이 계단식 시연존을 통해 한 번에 600명 정도의 관람객이 한 번에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한정된 공간에서 최대한의 효율을 내려다보니 의자는 배치하지 못했다. 관람객들은 모바일, 온라인 게임 모두 서서 플레이했다.
넥슨의 35종 출품작 중 시연작은 모바일 13종, 온라인 6종이다. 게임마다 지스타 빌드에 맞춰 시연 시간이 다른데 짧게는 10분, 길게는 40분이 소요된다. 넷마블이 출품한 3종의 게임들도 5분에서 30분을 시연할 수 있었다.
계단식 시연존은 그 동안 지스타의 숙제였던 모바일 게임 전시 환경에 대한 해답으로 평가된다. 한꺼번에 최대한 많은 관람객들에게 시연 기회를 제공하면서 대기 시간도 크게 줄었다. 그러나 쉴 공간이 부족한 지스타에서는 관람객들의 피로가 가중될 수 밖에 없다.
지난 8월 독일에서 열린 게임스컴 현장을 방문했을 때 엄청난 규모에 놀라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눈에 띄었던 것은 관람객들을 위한 편의시설이었다. 행사장과 행사장 사이마다 푸드트럭이나 음료 판매대가 배치돼 있어 허기나 갈증을 느끼는 관람객들이 바로 이용할 수 있었다. 벡스코의 경우 지하에 식당가가 있긴 하지만 엄청난 인파가 몰리는 탓에 어김없이 줄을 서야한다.
매년 그렇지만 올해도 야외 부스 쪽에 있는 보도블럭 턱에 앉아 쉬는 관람객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왜 여기 앉아있으냐고 물어보니, 벡스코 내부에는 앉아서 쉴만한 장소가 마땅찮아서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지스타가 매년 양적, 질적 성장을 하고 있지만 이 성장의 토대가 되는 관람객들을 위한 편의시설 확충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강성길 기자 (gill@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