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가장 인기있는 장르는 RPG다. 하지만 슬링샷 RPG는 다소 생소하다. 새총을 쏘듯 캐릭터를 당긴 뒤 놓아서 공격한다는 콘셉트는 재미있지만 이상하게도 국내 시장에서는 흥행한 게임이 없다. 저 믹시의 '몬스터스트라이크' 조차 서비스를 접고 철수했을 정도니, 말 다했다.
하지만 이 게임은 뭔가 다르다. 그 동안 봐왔던 단순한 슬링샷 RPG와는 때깔부터 다르달까. 화려한 이펙트와 캐릭터별 뚜렷한 개성, 다이나믹한 전투. 바로 게임빌의 '나이트슬링거'다. 코쿤비트가 개발한 이 게임은 11월29일 글로벌 출시돼 전세계 게이머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그 동안 다양한 RPG를 플레이 해온 양한나 아나운서지만 슬링샷 RPG는 처음이다. 게임 초보티는 확실히 벗어난 양한나 아나운서, '나이트슬링거'는 어떨까?
양한나=오늘 겜남썸녀에서 만날 게임이 슬링샷 RPG '나이트슬링거'라고 하는데요. 그 동안 다양한 RPG를 해봤지만 슬링샷 방식의 게임은 처음인데요. 새총을 쏘는 것처럼 캐릭터를 당겨서 공격한다니, 생각만 해도 재미있을 것 같은데요. 비록 처음 접하는 형식의 게임이지만 걱정은 하지 않아요. 그 동안 여러 게임을 하면서 쌓인 내공이 있으니까요(웃음).
양한나 아나운서에게 '나이트슬링거'를 설명해주기 위해 나온 이는 코쿤비트 고동환 대표. 겜남썸녀에 개발사 대표가 직접 나온 것은 처음이다.
양한나=여기 오기 전에 '나이트슬링거'를 몇 번 해보고 왔는데 처음에 그 게임이 떠오르더라고요. '퍼즐버블'? 어렸을 때 오락실에서 되게 잘했었거든요. 100원 넣고 엄청 오래해서 제 뒤로 줄이 길게 있었던 기억이 나요.
고동환=저 때는 50원이었는데.
양한나=저는 50원은 넣어본 적이 없는데. 조금 차이가 있나봐요(웃음). 어쨌든 비슷한 느낌이 들어서 오늘 자신이 있어요. 또 일러스트가 약간 일본 애니메이션 같은 느낌도 나고 아기자기한 맛도 있고. 여성 이용자들도 쉽고 부담없이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
고동환=일본에서 테스트를 했는데 정작 그 쪽에서는 전체적인 느낌이 한국적이라고 하더라고요(웃음).
'나이트슬링거'는 지난달 전세계 구글 플레이, 애플 앱스토어에 출시됐다. 국내에서는 지금까지 슬링샷 RPG가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가까운 일본만 봐도 전혀 분위기가 다르다. '몬스터스트라이크' 하나로 믹시가 글로벌 퍼블리셔 매출 TOP5 안에 들 정도니까. 어쨌든 '나이트슬링거'는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만들어진 게임인 만큼 그 동안의 슬링샷 RPG와는 느낌부터 다르다.
양한나=초반 반응이 좋은 것 같더라고요. 목표치는 어느정도예요?
고동환=일단 처음에 목표했던 수치는 달성했는데 기대치는 또 다르잖아요. 계속 개발이 되고 있는 만큼 업데이트를 하면서 성과를 올릴 생각이예요.
양한나=제가 봤을 때는 잘 될 것 같아요. 일단 튕겨서 공격한다는 것 자체가 재미있더라고요.
고동환=게임을 개발하면서 제 어머니께 피드백을 받았어요(웃음).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고 싶었거든요.
양한나=지금도 '나이트슬링거'를 하시나요?
고동환=원래 고스톱만 하셨는데(웃음). 처음 캐릭터를 당겨서 놓고 하는 부분에 대한 피드백을 많이 받았죠. 어쨌은 점진적으로 이용자들이 쉽게 학습할 수 있는 구조는 만들어놨어요. 처음부터 '이거해라 저거해라' 그런 게 없어요. 필요한 상황이 오면 그 때마다 하나씩 알려주는 방식이죠.
양한나=저도 그 부분이 정말 좋았어요. 다 아는 내용인데 강제로 진행되는 튜터리얼, 으 싫어요.
고동환=직원 중에 살면서 게임이라고는 '애니팡' 밖에 안해본 여직원이 있는데 '나이트슬링거' 잘 하고 있어요.
'나이트슬링거'는 터치 앤 드래그 방식으로 직관적이고 간단한 컨트롤을 구현해 게임을 처음 접하는 이용자들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개발됐다. 일단 겜남썸녀에서의 기준은 양한나 아나운서가 '쉽다'라고 하면 정말 쉬운 거다. 그럼 본격적으로 게임을 시작해볼까?
고동환=가볍게 모험 모드부터 가보시죠. 보시면 속성이 있는데 불, 어둠.. 어려우시죠?
양한나=저 그런 것 다 아는 여자예요. 속성은 몇 가지나 있죠?
고동환=총 5가지가 있어요. 이 스테이지 보스 속성이 불이니까..
양한나=그럼 물 속성 캐릭터를 가져가면 되겠네요.
고동환=깜짝이야. 이런 것 하나도 모르게 생기셨는데.
양한나 아나운서가 겜남썸녀를 맡은지도 2년이 되간다. 그 동안 숱한 게임을 해봤는데 속성 정도야. '나이트슬링거'는 불, 물, 나무, 빛, 어둠 속성이 있다. 불, 나무, 물이 가위바위보 형식의 상성이고 빛과 어둠은 서로 더 많은 대미지를 입힌다.
양한나=다양한 직업도 있더라고요.
고동환=검사, 창사, 전사, 궁수, 포수, 마법사 6가지가 있어요.
양한나=보니까 캐릭터마다 공격하는 방식이 다르더라고요.
고동환=게임을 보면 대부분 성장을 하면 좋아지는 게 마법사잖아요. 그래서 전 마법사를 선호해요.
양한나=마법사가 활약하려면 덱이 몸도 필요할 것 같은데요?
고동환=맞아요. '나이트슬링거'는 캐릭터별 체력이 아니라 전체의 체력을 공유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체력이 높은 전사가 꼭 필요하죠.
양한나=이런 튕겨서 공격하는 게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들은 처음 적응하는 데 애를 먹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고동환=초심자를 위해 만들어 놓은 게 궁수와 창사예요. 궁수는 이동은 하지 않고 제자리에서 원거리 공격을 하니까 조준만 잘하면 됩니다. 또 창사는 적들을 막 뚫고 다니거든요.
직업 설명이 끝나고 진영 선택에 들어갔다. '나이트슬링거'는 전투에 돌입하기 전 자유롭게 덱 변경이 가능하고, 또 내 캐릭터들의 시작 위치도 드래그 방식으로 조정할 수 있다. 각 캐릭터마다 역할이 다르고 또 특성이 뚜렷한 만큼 어떻게 배치를 하느냐도 굉장히 중요하다.
양한나=전투가 시작됐어요! 처음에 캐릭터가 화면 가득 뜨던데 그건 뭐죠?
고동환=리더 스킬 연출이예요.
양한나=쿨타임이 돌아오는 친구들부터 공격을 하는 거죠?
고동환=캐릭터 위에 느낌표가 뜨면 그 친구로 공격을 할 수가 있어요. 또 저기 보면 폭탄이 보이죠? 이건 먼저 제거하는 게 좋아요. 부딪히면 아프거든요.
양한나=그럼 궁수나 포수로 폭탄 먼저 제거하고 돌격형 캐릭터로 돌진하면 되겠군요?
고동환=하나를 알려주니 둘을 아네요(웃음).
의기양양해진 양한나 아나운서, 미리 연습 좀 해온다고 하더니 생각보다 잘하는 모습이다. 아, 어렸을 때 '퍼즐버블'을 잘했다고 했던가. 확인할 길은 없지만 그렇다고하니 뭐.
양한나=이거 약간 4구 같은데요?
고동환=예? 4구를 치세요?
양한나=고등학교 때 당구부였거든요(웃음).
고동환=저는 무용..
양한나=네? 정말요!?
고동환=농담입니다(웃음).
농담이 오가고 웃음도 오가고. 그래, 이래야 '겜남썸녀'지.
양한나=이거 하면 할수록 재미있는데요?
고동환=보통 여성 이용자들은 퍼즐 게임을 많이 하잖아요? '나이트슬링거는' 퍼즐 요소도 있고, 다양한 재미를 믹싱한 게임이죠.
양한나=그런데 저 이 판 못 깨겠는데요?
고동환=마법사가 부딪힐 때마다 마법진을 만드는데, 최대한 많이 만드는 게 좋아요. 그래서 여러 번 칠 수 있는 각도를 계산하는 게 좋죠.
양한나=으앙. 이거 안될 것 같아요. 다시 세팅을 해야할 것 같은데요? 이거 원래 클리어할 수 있는 거죠?
고동환=쉽지는 않은 스테이지예요. 팀 세팅이 그래서 중요하죠. 덱 구성이 여러가지가 필요한 게임입니다.
양한나=원래 처음 맛보기로 해보는 스테이지는 다 클리어했었는데.
고동환=너무 어려운 판을 골라줬네요. 좀 쉬운 걸로 가볼까요?
양한나=아니요! 이걸로 똑같이! 덱 구성만 다르게 해서 다시 도전할 거예요.
승부욕이 발동한 양한나 아나운서, 심기일전! 팀을 새롭게 편성한 뒤 재도전에 나섰다.
양한나=제가 슬링샷 RPG라는 이름을 처음 들어봐서 좀 찾아봤거든요. 그런데 옛날 슬링샷 게임들을 보면 뭔가 단조로운 느낌이었는데 '나이트슬링거'는 조금 다른 것 같아요.
고동환=그렇죠. 대부분 탑뷰에 캐릭터가 그냥 튕기는 정도였는데 '나이트슬링거'는 3D 연출이 들어가서 좀 더 다이나믹한 느낌이 들죠. 연출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양한나=느어!? 보스 공격 한 번에 다 죽었어요. 잉.
고동환=제가 한 번 해볼까요? 전 당구 150 칩니다.
양한나 아나운서가 못하는 건가? 그래서 고동환 대표가 직접 태블릿을 잡았다. '개발사 대표는 다르겠지'라는 양한나 아나운서의 눈빛이 고동환 대표를 향한다.
양한나=캐릭터 스킬은 한 판에 몇 번이나 쓸 수 있어요?
고동환=적을 공격하거나 아군끼리 부딪히면 게이지가 차는데 한 판당 한 두 번 정도 쓸 수 있어요.
양한나=적 전체 공격 캐릭터가 인기가 많을 것 같은데요?
고동환=꼭 그렇지도 않은 게 보스가 세니까 단일 대상 공격력이 강한 캐릭터도 선호도가 높아요. 어라? 죽었다.
양한나=뭐야~ 잘 하신다면서. 어째 제가 더 잘한 것 같은데요? 보스 체력이 내가 할 때보다 훨씬 많이 남았어(웃음).
고동환=이건 원래 못 깨는 판이었습니다. 자, 다음 스텝으로 넘어가시죠(웃음).
자신감 넘치던 고동환 대표의 얼굴에는 쑥쓰러운 웃음만 가득. 마침 게임이 튕기는 바람에 다시 접속, 메인 일러스트가 화면에 떴다. 알고보니 고동환 대표의 작품.
고동환=이거 제가 그린 겁니다. 원화가 출신이라.
양한나=우와, 진짜 잘 그리셨다. 그리고 성우도 역대급인 것 같아요. 캐릭터 분위기랑 딱 어울리는 그런 느낌?
고동환=캐릭터가 늘어갈 때마다 음성 녹음도 계속 할 예정입니다.
양한나=저도 할 수 있어요! 아무 거나 괜찮아요(웃음).
양한나 아나운서의 성우 욕심은 끝이 없고.. 언젠가는 진짜 게임 내에서 양한나 아나운서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고동환=한국어, 대만, 일본어, 영어까지 4개국어로 출시가 됐어요. 물론 각 지역 성우를 기용해서 음성에도 많이 신경 썼죠.
양한나=일본어 기대되는데요?
언어를 바꾸고 음성 다운로드만 했을 뿐인데 전혀 다른 느낌이 난다. 일본 성우들의 열연에 '나이트슬링거'가 일본 게임처럼 느껴질 정도.
고동환=일본 성우는 굉장히 많이 섭외했어요.
양한나=다 개성있고 특이해요. 돈 많이 쓰셨겠다(웃음). 일본에서도 잘 됐으면 좋겠다. 우리나라 게임 중 일본에서는 성공한 게임이 거의 없잖아요.
'나이트슬링거'는 직접 전투를 통해 느끼는 손맛, 캐릭터를 수집하고 성장시키는 RPG 특유의 재미 외에도 다양한 콘텐츠로 무장하고 있다.
고동환='나이트슬링거'는 메인 화면이 두 개로 나눠져 있어요. 관리와 전투인데요. 관리 쪽에 서재에 들어가면 시간에 따라 보상을 받아요. 가끔씩 둘러보면 됩니다. 또 탐험은 캐릭터들을 보내는 거예요.
양한나=저도 탐험 알아요! 일정 시간이 지나면 아이템 같은 걸 가져오는 거죠?
고동환=게임 많이 해보셨다더니, 잘 아시네요(웃음).
양한나=캐릭터 최대 레벨이 99라던데, 다 키우면 그 뒤는 어떻게 해요?
고동환=성장이 끝나도 각성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계속 육성을 할 수가 있어요. 또 룬도 박을 수 있고.. 룬은 아세요?
양한나=어머, 저 RPG 많이 해본 여자라니까요(웃음)? 룬은 어디서 얻을 수 있죠?
고동환=마력의 탑이예요. 마력의 탑은 30층까지 있는데 층마다 입장 제한도 있고 버프도 있어요. 특정 직업의 공격력을 올려준다던지. 뭐 그런 부분에 맞춰서 들어가면 그렇게 어렵진 않을 거예요. 여기서 룬 작업을 하는 거죠.
양한나=아까 게릴라 던전 얘기를 했던 것 같은데 제가 게임에 집중하느라 못들었던 것 같아요.
고동환=게릴라 던전은 하루에 두 번 열리는데 딱 한 시간씩만 오픈돼요. 여기서 경험치를 엄청나게 얻을 수 있죠.
양한나=던전이 열리는 시간에 알람을 맞춰놔야겠네요(웃음).
'나이트슬링거'는 마력의 탑을 비롯해 매일마다 속성별 진화 재료를 얻는 속성 던전이나 다른 이용자와 비동기방식으로 싸우는 점령전, 특정 캐릭터를 모으면 버프를 받을 수 있는 앨범 등 갖출 건 다 갖추고 있는 게임이다. 그리고 이제 이 게임의 꽃인 결투장을 즐겨볼 차례.
양한나=아까 PVP는 비동기방식이라고 하지 않으셨어요?
고동환=그건 점령전이고, 실시간으로 대결을 할 수 있는 결투장이 따로 있어요. 랜덤 매칭을 통해서 다른 이용자와 실력을 겨룰 수 있죠.
양한나=결투장을 보니까 특정 코스트 이하, 5성만 입장처럼 콘셉트가 있는데 아직 2개 밖에 열리지 않았어요.
고동환=나머지는 이용자 니즈를 보고 추가할 생각이예요. 1성 캐릭터들로만으로 싸운다던가 몸이 약한 캐릭터로만 싸운다던가 하는 것들이 준비되고 있어요.
마지막 대결을 앞두고 팀 세팅에 한창인 두 사람. 원래라면 양한나 아나운서가 좀 더 좋은 캐릭터를 잡는 핸디캡 매치가 이뤄져야겠지만, 뭐 본인이 4구를 잘친다고 했으니 비슷한 조건으로 가기로 했다.
고동환=일부러 져주고 그래야 하는 건 아니죠?
양한나=져줘도 괜찮은데.. 요즘 겜남썸녀에 나오는 게스트들이 왜 저를 못이겨서 안달이죠(웃음).
고동환=저 정말 열심히 할 겁니다(웃음). 시작됐네요. 저부터 공격!
고동환 대표의 매서운 공격이 이어지고 양한나 아나운서의 차례. 그런데 지나치게 신중하다.
양한나=어!? 저 공격 안했는데 왜 턴이 넘어가요!
고동환=제한 시간이 15초입니다. 그 안에 공격을 하셔야죠.
양한나=15초? 너무 짧아요. 고민을 하고 전략을 짜야하는데..
게이머 입장에서 15초는 굉장히 길다. 15초를 어떻게 기다려.. 바로 옆에 상대가 있으니 망정이지, 모르는 사람과 대결했으면 상대방 답답해 죽었을 듯.
고동환=그래도 점점 실력이 나아지는 것 같은데요?
양한나=시간! 시간 세줘요!
고동환=5, 4, 3..
양한나=지금 누굴 공격하는 게 나아요?
고동환=저랑 대결하는데 지금 저한테 물어보시는 거예요?
정말 이기고 싶은가보다. 하긴, 최근 겜남썸녀 게스트와의 대결에서 연패를 거듭하고 있으니 승부욕 강한 양한나 아나운서의 자존심도 구겨졌겠지. 하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정한 법.
양한나=아 오늘 정말 힘들다. 그래도 지금 비등비등 해요!
고동환=곧 끝날 것 같은데요?
양한나=조금만 살살해 주세요 사장님~
고동환=되게 올드해 보인다(웃음).
양한나 아나운서의 사장님 애교는 먹히지 않았다. 깔끔하게 게임을 끝내고 미소 짓는 고동환 대표. 그런 고동환 대표를 야속하게 쳐다보는 양한나 아나운서의 눈에서 영화 '해바라기'의 김래원이 보인다. 꼭.. 그래야만 속이 후련했냐!
글, 사진=강성길 기자 (gill@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