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애플의 환불정책을 악용한 사건이 빈번하게 늘면서 게임사들에게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 많게는 매출의 30%까지 환불이 이뤄진다. 구글과 애플이 사용자 데이터베이스를 주지 않아 개발사 입장에선 사용된 아이템을 회수할 수도 없고, 부당한 환불인지 확인할 수도 없다. 이러다 보니 수수료를 받고 환불을 대행해주는 전문업체들까지 생겨날 정도다.
문제는 더 있다. 모든 회사에게 이 규정이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는다. 결제가 많이 이뤄져 구글과 애플에게 수수료 수익을 많이 벌게 해주는 유명 게임이라면 두 회사가 적극 협조한다. ‘클래시로얄’, ‘리니지2:레볼루션’, ‘데스티니차일드’ 같은 게임은 개발사들이 직접 환불여부를 결정한다. 그 외는 ‘인력이 없다’는 이유로 무조건적인 환불을 해주니 중소업체들은 속이 탄다. 적어도 불량 소비자들을 걸러낼 수 있게 환불 관련 고객 데이터를 달라는 업체들의 요구에도 ‘묵묵부답’이다.
환불정책 악용은 탈법이다. 소비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있는 법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행위다. ‘나쁜 짓’이란 걸 알지만 페널티가 주어지지 않으니, 정상적으로 게임을 구매하는 사람만 손해 보는 느낌이 든다. 구글과 애플이 사실상 탈법을 조장하는 셈이다.
두 회사는 소비자들이 앱이나 게임 내 아이템을 구매할 때마다 30%의 수수료를 가져간다. 구글에게 국내 시장은 미국과 일본 다음으로 매출을 안겨준 시장이다. 그 만큼의 투자를 해야 함이 당연하다. ‘인력이 없어서…’라는 해명을 입점한 업체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 직접 악용 여부를 가릴 수 없다면 이를 게임사에 맡겨달라는 회사들의 요구는 당연한 것이다.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환불정책은 당연 있어야 한다. 실수나 타인이 결제했을 때, 변심에 의해 구매의사가 사라졌을 땐 환불을 해줘야 마땅하다. 단 조건은 물건값을 되돌려 주는 대신 물건도 고스란히 돌려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이 상식을 구글과 애플은 알 것이라 믿는다.
구글과 애플이 오픈마켓으로 모바일 생태계를 만들고 키웠지만 지금과 같은 일이 계속된다면 스스로 목을 죄는 일이 될지도 모른다. 유저들의 건전한 소비의식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법의 사각지대를 없애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