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포스아레나'는 '몬스터길들이기', '마블퓨처파이트'로 유명한 넷마블몬스터가 개발했습니다. 그래서 '스타워즈' IP로 어떤 RPG가 탄생할까 기대를 했었는데, 지스타 2016에서 이 게임을 보고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클래시로얄' 같은 실시간 대전 게임이었거든요.
평소 가장 즐겨하는 게임이 '클래시로얄'인 만큼 '스타워즈: 포스아레나'도 어렵지 않게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플레이를 하면서 캐주얼한 '클래시로얄'과는 다른, '스타워즈: 포스아레나'만이 갖고 있는 깊이가 느껴졌는데요. 이 게임은 어떤 재미를 갖고 있을까요?
◆다소 무거운 조작감, 꽤나 높은 난이도
그래픽? 좋습니다. 사운드? 귀가 호강합니다. '스타워즈: 포스아레나' 출시 간담회에서 넷마블몬스터 김건 대표가 눈을 감고 사운드만 들어도 '아, 이거 스타워즈구나' 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고 했는데, 그 말이 사실입니다. 다스 베이더의 숨소리도 디테일하게 녹여냈다니까요.
일단 그래픽과 사운드에는 합격점을 주고, 조작감 얘기를 하고 싶네요. 이 게임은 끊임없이 영웅을 조작해야 합니다. 영웅을 어떻게 컨트롤 하느냐에 따라 지고 있는 판도 뒤집을 수 있어요. 하지만 반대로 영웅 컨트롤을 잘 못하면 '승리'라는 문구를 영영 보지 못할지도 몰라요.
그래서인지 '스타워즈: 포스아레나'는 난이도가 조금 높은 편입니다. 레인에 유닛만 놓는 '클래시로얄'과는 확실히 느낌이 다르지요. 영웅 조작하랴, 유닛 놓으랴, 스킬 쓰랴, 초보자에겐 정신이 없습니다.
거기에 미니맵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각 진영마다 포탑 사거리 바깥에서 공격이 가능한 유닛이 있는데, 미니맵을 보지 않고 한 쪽 레인에만 신경쓰다보면 어느새 터져버린 내 포탑을 보게 될 거예요.
영웅은 한 번 터치하면 걸어서 이동, 두 번 빠르게 탭하면 달려서 이동하는데 HP 밑에 조그마한 게이지가 떨어지면 달릴 수가 없습니다. 달리지 못하면? 답답합니다. 이 게임을 처음 플레이 해본 기자의 지인은 '캐릭터가 너무 느려터져서 답답하다'는 첫 평을 내놨습니다.
물론 기자의 경우는 영웅으로 온 맵을 돌아다니면서 게릴라전을 펼치거나, 깔짝대며 상대를 약올리거나, 치고 빠지기 전술을 쓰거나 하면서 재미를 느꼈습니다만, 끊임없이 영웅을 컨트롤 해줘야 한다는 부분은 확실히 호불호가 갈릴 것 같네요.
◆고유 카드, 참신하지만 아쉬워
'스타워즈: 포스아레나'의 카드 등급은 일반, 희귀, 영웅, 고유, 전설까지 총 5가지가 있습니다. 잠깐, 약간 생소한 등급이 눈에 띄는데요? 영웅과 전설 사이에 '고유' 등급이 있네요. 고유는 '클래시로얄'에 없는 등급이기도 합니다.
이 고유 등급 카드는 특정 전설 카드가 있어야만 사용 가능합니다. 무슨 말이냐면, 영화 '로그원'에서 보이지 않는 눈으로도 화끈한 액션을 보여준 견자단 형님(치루트) 고유 카드를 뽑았어도, 베이즈 말버스 리더 카드가 없으면 말짱 꽝이란 소리죠.
처음부터 말했듯이 '스타워즈' 영화를 하나도 보지 않았습니다. 최근 개봉한 '로그원'을 빼고 말이지요. 그래서 치루트와 베이즈를 보면 왜 이들이 서로 묶여있는지 알 수 있지요. 만약 원작 시리즈를 모두 본 사람에게는 게임 내에 구현된 이러한 부분 또한 흥미롭게 다가올 것 같네요.
다만 고유 카드를 사용하려면 특정 전설, 그러니까 꼭 맞는 리더 카드가 필요하다는 점은 썩 좋아보이지 않네요. 처음 이 게임을 시작한 기자는 고유 카드만 6장을 뽑았는데, 맞는 리더가 없어 하나도 쓰지 못했습니다. 깊은 빡침이 느껴지지 않나요?
또 이런 장르의 게임은 실력도 실력이지만, 결국 누가 더 많이 강화를 했는지가 승부를 가르는 중요한 열쇠가 됩니다. '스타워즈: 포스아레나'에서 카드 충당은 뽑기와 교환으로 이뤄지는데, 모두 랜덤 방식입니다. 결제를 하고, 카드 팩을 깠는데 내가 리더를 갖고 있지 않은 고유 카드만 계속 나온다? 스마트폰을 던지고 싶을지도 모르겠네요.
◆'스타워즈' 몰라도 괜찮아
앞서 '클래시로얄'을 즐겨 플레이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제 한 3000판 가량 밖에 되진 않지만요. 어쨌든 '클래시로얄'은 '클래시오브클랜' IP로 만들어진 게임입니다. 하지만 기자는 '클래시오브클랜'은 1도 플레이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클래시로얄'을 재미있게 즐기고 있지요.
'스타워즈: 포스아레나'도 마찬가지입니다. 스타워즈의 '스'자도 몰랐던 기자가 굉장히 몰입해서 플레이하고 있는 걸 보면서 김건 대표가 했던 말이 문득 떠오르네요. 스타워즈를 잘 모르거나, 나는 다크 사이드가 좋아, 뭐 그런 생각으로 게임을 처음 시작해도 누구나 빠르게 적응하고 쉽게 즐길 수 있도록 개발했다는 말이요.
일단 서비스 초기인 만큼 유닛 카드가 많지는 않아요. 각 진영별로 40장씩이 준비돼 있는데 전설급인 영웅들과 고유 카드를 제외하면 14장 밖에 남지 않습니다. 이 중 7장만 써서 덱을 구성해야하니, 상위권 이용자들의 덱을 보면 다 거기서 거기지요. 새로운 카드를 푸는 시점을 좀 앞당길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네요.
어쨌든 '스타워즈: 포스아레나'는 스타워즈 팬은 물론 그냥 게임을 좋아하는 이용자 모두 만족시킬만한 수작입니다. 앞으로 밸런스만 잘 맞춰가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인데요. 이용자들은 체감상 반란군 진영이 더 강하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합니다.
은하제국으로 큐를 돌려보면 바로 잡히지만 반란군은 매칭에 꽤나 시간이 걸립니다. 더 많은 이용자들이 반란군을 선택하고 있다는 뜻인데요. 원작에서 반란군 팬이 더 많아서인지, 아니면 정말 더 강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요. 어쨌든 실시간 대전 게임인 '스타워즈: 포스아레나'는 밸런싱 작업만 잘해도 글로벌 흥행작으로 올라설 것 같은 느낌이네요.
그럼, 이용자 여러분도 포스와 함께 하시길.
강성길 기자 (gill@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