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스마일게이트, 네오위즈게임즈 등은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스타트업들이 게임업계에 도전하고, 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형님'이 끌어주는 느낌이다. 하지만 게임 개발자의 꿈을 갖고 있는 어린 친구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없었다. 그래서 '넷마블게임아카데미'가 유독 눈에 띈다.
'넷마블게임아카데미'는 게임 쪽 진로를 희망하는 중고생을 대상으로 9개월 간 게임의 구성요소나 원리를 교육하는 과정으로 진행됐다. 또 학생들은 혼자 혹은 팀을 꾸려 직접 게임을 만들어보기도 했다. 그리고 넷마블이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서 진행한 전시회를 게임아카데미 학생들의 작품이 수놓았다.
솔직히 '게이머' 입장에서 보면 전시회에 놓여진 게임들 중 '즐길만한' 게임은 거의 없다. 그래픽은 둘째치고 조작감이 좋지 않아 원하는 곳으로 캐릭터를 보내기도 힘들 정도다. 중학생, 많아 봐야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만든 게임들에서 '게임성'을 찾는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긴 하겠다.
하지만 이 게임들은 게임시장에 넘쳐나는 일반적인 게임들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 있다. 신과 인간과 악마의 싸움을 종결하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는 식상한 이야기가 아니다. 가상현실 속에 갇힌 주인공이 현실로 돌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나, 비참한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어 꿈 속으로 도피한다는 내용 등 참신한 배경의 게임들이 주를 이뤘다. 이 전시회에는 13일 간 3000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자라나는 어린 친구들에게 게임은 문화다. '스타크래프트'가 그랬고, '리그오브레전드'가 그랬고, 또 최근에는 '오버워치'나 '포켓몬고'가 그렇다. 최근 청소년들에게 장래 희망을 물어보면 크리에이터가 1순위에 꼽힌단다. '초통령'으로 불리는 '양띵'이나 '1인 기업'으로까지 불리는 '대도서관' 등 게임 관련 방송으로 명성을 얻은 이들의 영향이 컸다.
하지만 게임 개발자 혹은 게임업계 쪽으로 진로를 희망하는 어린 친구들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더군다나 그들이 취업과 관련된 전문적인 정보를 접할 기회도 적다. 넷마블게임아카데미가 게임인을 꿈꾸는 어린 친구들에게 오아시스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학생들을 교육하는 이들이 넷마블 개발자가 아니라는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이 아카데미가 단순히 넷마블이 계획하고 후원하고 진행해서 '넷마블게임아카데미'가 아니라, 넷마블 개발자들이 직접 어린 친구들을 이끌어주기 때문에 '넷마블게임아카데미'라고 불리면 더 좋지 않을까.
넷마블은 올 상반기 중 게임아카데미 2기 참가 학생을 모집한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점차 규모도 늘려갈 계획이란다. 넷마블게임아카데미가 뿌린 씨앗이 국내 게임산업을 든든하게 받치는 재목들로 자라나길 바라본다.
강성길 기자 (gill@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