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여기,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독특한 게임을 만드는 신생 개발사가 있다. 이 개발사가 만들고 있는 게임은 부품을 조합해 나만의 탱크를 조립하고, 이 탱크로 전투를 펼친다. 대포를 2개 설치할 수도 있고, 탱크가 아니라 거대한 로봇이나 비행선도 만들 수 있다. 루미디아소프트이 '슈퍼탱크대작전' 이야기다.
루미디아소프트 이장호 대표와 김영호 부사장은 '건즈'로 유명한 마이에트엔터테인먼트의 창립 멤버였다. 그리고 2015년 12월 루미디아소프트를 설립,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한 첫 프로젝트가 '슈퍼탱크대작전'이다.
이장호 대표와 김영호 부사장이 이 게임을 들고 투자자들을 만났을 때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가 "너무 생소하다. RPG는 없나"다. RPG를 만들어서 성공하는 것도 좋은 시도일 수 있지만, 게임이 RPG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 돈을 많이 벌면 좋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게 루미디아소프트의 철학이다.
김영호 부사장은 "다른 나라에 가서 '그 게임 내가 만들었어'라고 할 수 있고, 그 게임을 모두가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면 그게 성공이 아닌가"라며 "우리도 언젠가 RPG를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도 흔히 보던 스타일의 RPG는 아닐 것"이라며 웃음 지었다.
이장호 대표는 과거 모바일 게임을 몇개 만들어 출시한 적이 있다. 그러면서 겪은 가장 큰 어려움은 게임을 알리는 것이었다. 게임이 아무리 재미있으면 뭐하나, 이용자들이 모르면 말짱 꽝인데. 특히나 자금이 부족한 작은 개발사에게 홍보나 마케팅은 언감생심. 그래서 이장호 대표는 자생력을 가질 수 있는, 그런 게임을 만들자고 생각했다. 그게 샌드박스 게임 '슈퍼탱크대작전'이다.
이 게임은 이용자가 자신만의 탱크를 만드는 재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여기에 여러 부가 기능도 돋보인다. 자신이 제작한 탱크의 설계도를 페이스북에 공유하고, 다른 사람이 이걸 누르면 '슈퍼탱크대작전'으로 연결이 된다. 이용자들이 스스로 이 게임을 홍보할 수 있는 장치인 셈이다.
이장호 대표는 "동영상 녹화 기능도 들어있다. 녹화가 끝나면 자동으로 SNS에 공유할 수 있다"며 "출시를 앞두고 있는 지금은 각 장치들이 부드럽게 동작하는 쪽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발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참고할만한 게임도 거의 없었거니와 처음에는 이장호 대표와 김영호 부사장 두 명이서 개발을 시작했다. 메르스 사태 때는 업무도 거의 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프로토타입을 보여줬을 때 대부분 '너무 생소하다'는 피드백만 돌아왔다.
하지만 마지막 담금질 중인 '슈퍼탱크대작전'의 게임성은 기대 이상으로 빼어났다. 일단 블록 하나 하나가 물리 오브젝트다. 만약 비행선을 만들어도 추진력이 약하면 공중에 뜨지 않고, 또 무게 중심을 제대로 맞추지 않으면 뒤집히기도 한다. 격납고에서 조립을 하고, 테스트 해보고.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나만의 '장난감'을 만들어가는 재미가 상당히 쏠쏠하다.
처음에는 탱크를 조립하는 게 생각보다 어려웠다. 그래서 튜토리얼이 들어갔다. 또 맞게 조립이 됐을 때는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시·청각적인 장치도 추가됐다. 조립이 어렵다면 다른 이용자들이 만들어놓은 설계도를 받아서 곧바로 탱크를 만들 수도 있다. 또 이 설계도에 나만의 아이디어를 추가해 되팔 수도 있고.
과금 스트레스도 굉장히 낮다. 인앱 광고를 장착해 무과금 이용자들도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꼭 돈을 쓰고 싶다면 보급 상자를 사서 부품 업그레이드를 하거나, 특이한 부품을 사거나 하는 정도다.
이장호 대표는 "당연히 성공을 하면 좋겠지만 다운로드 얼마, 뭐 그런 것보다는 이용자들이 재미있게 플레이 해주고, 또 공유 시스템을 통해 게임이 멀리 퍼져나간다면 만족스러울 것 같다"며 "우리 전략대로 된다면 앞으로도 독특한 게임을 만들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탱크를 만들었으면 전 세계 다른 이용자들과 싸울 차례다. 자신의 등급과 비슷한 이용자들과 매칭이 되지만 비동기 방식이라 대부분 승리의 달콤함을 맛볼 수 있을 거라고.
2월 말 141개국에 출시되는 '슈퍼탱크대작전'은 스마일게이트가 퍼블리싱을 맡았다. 이장호 대표는 이 게임을 통해 좋은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웃고 즐기고. 또 이용자들에게서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개발에 반영해 게임이 더 풍성하게 되는 게 목표다.
이장호 대표와 김영호 부사장은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많은 자본이 들어간 게임들도 좋지만, '슈퍼탱크대작전' 같이 독특한 게임에도 관심 바란다"면서 "우리 게임을 하면 매일매일 SNS에 새로운 이야기를 포스팅 할 수 있는 좋은 재료가 될 수 있다. 많이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성길 기자 (gill@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