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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포켓몬고 매출은 누가 올려준 걸까

‘포켓몬고’ 열풍이다. 지난해 속초를 관광특구로 만든 이 게임은 예상대로 국내를 강타했다. ‘포켓스탑’ 몰린 장소나 유명 포켓몬이 등장하는 곳에는 핸드폰을 들고 있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익숙한 캐릭터와 증강현실이 결합된 포켓몬고의 게임방식은 일반인들까지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포세권’이란 신조어가 생기고 경찰까지 나서 사고를 막을 정도니 더 말해서 무엇하리.

포켓몬고는 출시 하루 만에 매출 2위를 달성했다. 상위 유저 1%가 매출을 좌우하는 RPG와 달리 고른 이용자층이 결제를 해 준 덕분으로 풀이된다. 고른 유저풀에서 매출이 나오는 것은 회사 입장에서도 도움이 되는 일이다.

그런데 이상적으로 보이는 이 매출구조도 뜯어보면 문제가 보인다. 포켓몬고 매출의 대부분은 ‘포켓볼(몬스터볼)’로부터 나온다. 알다시피 포켓몬을 잡기 위한 도구가 되는 이 볼은 포켓스탑을 통해 공짜로 얻을 수가 있다. 돈을 들여도 되지 않는 ‘착한’ 게임이지만 국내 전체를 놓고 보면 이것도 일부의 이야기가 된다.

포켓스탑은 큰 도로나 종교건물, 조형물 등으로 지정된다. 위치 기반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생긴 현상이다. 따라서 시골 보단 도심이, 도심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번화가에 포켓스탑이 많다. 쉽게 말해, 땅값이 비싼 곳이 포켓스탑이 많고 게임을 즐기기 쉽다. 포세권이란 단어도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맥을 같이 한다.

게임에 비용을 쓰든 안 쓰든 그건 개인의 자유다. 발품을 팔아 포켓스탑을 돌리고 공짜로 게임을 즐겨도 되고, 그것이 귀찮으면 아이템을 사서 게임을 해도 된다. 개인이 판단할 부분이다. 하지만 그 전제는 동일한 환경에서 개인이 결정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역에 따라 누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게임을 쉽게 하고, 누구는 결제를 해야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상황이라면 이는 공정치 않다. 소비자 선택권은 최소한이라도 보장받아야 한다.

포켓몬고 매출 2위는 소위 없는 사람들의 주머니를 털어 이룬 결과라면 상대적 빈곤만 부추기는 꼴이다. 상상 속 세계인 게임에서조차 시작부터 차이를 인정부터 해야한다면 결코 이 게임을 ‘착한’ 게임이라 말 할 수 없다.

포켓몬고 열풍이 얼마나 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증강현실이 추가된 새로운 방식에 호기심이 동한 일시적인 현상일수도 있다. 그것이 무엇이든 개발사인 나이언틱은 지역차를 줄이는 노력을 계속해야만 한다.

회사측은 다음달 업데이트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세대 포켓몬 추가 등 많은 콘텐츠가 추가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러한 것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포켓스톱에 대한 분포에 대해서도 신중을 기하기를 바란다. 시골출신 ‘지우’가 포켓볼이 없어서 포켓몬 트레이너가 못 된다면 씁쓸한 일 아닌가.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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