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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블루사이드 M&A '왜'?

"블루사이드가 돈이 어디 있어서?"

1일 블루사이드가 음향기기 제조업체 삼본정밀전자를 843억원에 인수했다는 소식을 들은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중국서 VR사업을 야심차게 하겠다는 블루사이드가 이어폰 제조기술이 필요했을 수는 있겠지만 인수대상이 예상 밖이기도 하고, 금액 자체도 상당히 높았기 때문이다. 블루사이드는 결과적으로 삼본을 업고 우회상장에 성공했다.

블루사이드. 2003년에 판타그램에서 분리됐고 2010년 역으로 판타그램을 인수하기도 한 회사.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기도 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인정할 정도로 기술력 하나만은 갖춘 회사였다. 이 회사가 '킹덤언더파이어2'를 선보인 것이 2010년, 지금으로부터 7년 전이다. NHN(현 NHN엔터테인먼트)와 퍼블리싱 계약을 맺었고 당시 온라인게임으로는 획기적으로 보일 만큼의 그래픽과 부대전투를 구현했다. 그리고 그것이 끝이었다. 7년 동안 '킹덤언더파이어2'는 빛을 보지 못했다.

VR 영역에서 간간히 이름을 올리던 블루사이드는 2일 '킹덤언더파이어2' 중국 서비스에 돌입한다. 그간 조용했던 이미지를 깨기라도 할 듯이 3월 들어 매일 보도자료를 통해 소식을 전하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중국 평이 좋고, 서비스도 순항 중이다. 오랜 시간 고생을 한 만큼 성과가 나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블루사이드가 800억 대 자금을 어디서 마련했을까. 김세정 대표가 언론 등을 통해 공개한 '킹덤언더파이어2' 개발비는 약 800억 원에 달한다. 개발자는 200여명. 이 회사가 중간중간 '킹덤언더파이어:크루세이더', 'N3' 등 콘솔 게임을 출시하긴 했지만 막대한 자금을 모을 정도로 대박을 친 것은 아니다.

공시 의무가 없는 회사이기에 자세한 자본 내역은 알 수 없지만, 2012년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해 말 기준 누적손실로 인한 미처리결손금이 이미 407억원을 넘어섰다. 지금까지 약 800억 넘게 적자가 쌓인 상태로 재무 건전성이 좋지 못할 터인데, 오히려 돈을 들여 인수를 했다?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그림이다.

물론 블루사이드에 돈을 투자한 단체나 인물이 있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블루사이드 장래성을 보고 수백억원대의 투자를 결정한 사람이 중국쪽이란 얘기도 나돈다. 투자전문그룹이란 소문도 있다. 진실이 무엇이든 회사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투자였고 실행에 옮겨지길 희망한다.

시세 차익을 노린 단기투자나 기업사냥의 형태가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VR과 중국시장 진출 등 호재를 앞둔 블루사이드를 삼본을 통해 우회상장 시키면서 주가를 끌어올린다. 이후 삼본의 자산을 매각하면서 서서히 주식을 매각하는, 그런 최악의 시나리오는 아니길 빈다.

이번 인수합병으로 이사회가 열린 것이고, 베일에 쌓인 투자자도 공개될 것이다. 신임 블루사이드 대표가 취임할 가능성도 있다. 여러모로 궁금증이 많은 이 회사, '킹덤언더파이어2' 흥행만큼이나 경영의 투명성도 확보해주길 기대해 본다.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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