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이상 유저치고 스타를 안 해 본 사람은 드물다. 게임을 안 해도 이름은 들어봤을 것이다. 이러한 인지도는 이 게임이 출시될 올 여름 여실히 나타날 것이다. 한번쯤은 어떻게 바뀌었는지 해보기 위해 PC방을 찾을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그래픽을 바꾸고 몇 가지 편의시설을 추가한 블리자드의 결정은 주효했다. 블리자드는 확실히 유저들이 원하는 바를 안다. 어쩌면 스타를 경험하지 못했던 어린 세대들도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기회일지도 모른다. 무한도전 '토토가'가 엄마, 아빠 뿐만 아니라 아이들까지도 팬으로 만든 것처럼 말이다.
블리자드가 자선단체가 아닌 만큼 스타 리마스터를 출시하면서 사업성을 배제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그 대상이 PC방이 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누구나 알듯이 스타는 PC방 산업을 키운 효자이고 지금도 인기 상품이다. 블리자드를 국내 팬들에게 알린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블리자드 입장에선 PC방에서 승승장구 하는 스타가 늘 아쉬웠을 것이다. 지금도 개발비를 투여해야 하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보다 인기 있고, 공들여 내놓은 후속작의 발목까지 잡아버린 것이 스타다. 블리자드에게 스타는 스스로 극복해야 하는 산이 돼 버렸다. 스타2 마케팅을 위해 스타 리그를 병합하고 합치는 과정에서 잡음이 생긴 것도 그래서다. 오히려 스타2에 독이 된 결정이었지만.
스타 리마스터에 PC방 업계가 긴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블리자드는 원작을 훼손시키는 것을 최소화 했지만 배틀넷 등에 편의시설은 보강했다. 기존 배틀넷에 스타 리마스터도 포함시킬 가능성이 크며 그럴 경우 PC방 과금은 필연적으로 뒤따를 것이다.
물론 PC방 업계의 반발을 예상해 싱글 플레이나 랜게임은 무료로 하고 배틀넷만 과금하는 방식으로 부담을 줄여주는 방식을 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 블리자드 입장이지, 지금까지 패키지 비용 외에 추가 부담이 없던 PC방 업주들은 사정이 다를 수 밖에 없다.
블리자드가 행사장에서 과금 문제에 대해 끝까지 함구한 것은 이러한 갈등을 잠재돼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PC방 업주들 입장에선 스타처럼 리마스터도 패키지로 구입해 추가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블리자드가 리마스터를 위한 별도 배틀넷 시스템을 구축해야만 한다. 가능성이 낮은 얘기다.
PC방 업계가 스타 리마스터로 다시금 재편이 된다면 그 반발은 어느 수준일까. '카트라이더' 유료화에 반발해 단체 행동에 나선 그때 만큼일까. 어쩌면 블리자드는 PC방 업계를 다시 뭉치게 하는 시한폭탄을 던져놓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유저들 입장에선 그저 즐거운 일이지만 말이다.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