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은 지난 4월6일부터 9일까지 나흘간 '타이탄폴온라인'의 2차 비공개테스트(이하 CBT)를 진행했다. 원작인 '타이탄폴1'은 2014년 리스폰엔터테인먼트의 작품으로 파일럿과 거대 로봇 타이탄이 등장하는 하이퍼 FPS로 다단점프와 벽면 달리기 등 '파쿠르 액션'을 앞세워 인기몰이에 성공한 바 있으며 세계 3대 게임전시회에서 상을 휩쓸기도 했다.
이렇게 대작 IP를 활용한 작품이라 그런지 넥슨의 개발이 조심스러워 보인다. 게임을 재설계하며 클라이언트와 용량 최적화, 게임 매칭 알고리즘 최적화 외의 콘텐츠 수정이 없었던 것. 게임 안정성은 지난 1차 CBT 당시 보다 향상됐지만 게임 모드를 비롯한 콘텐츠는 지난 1차 테스트 당시와 동일한 상태라 약간 아쉬운 마음으로 게임을 플레이했다.
◆최적화 OK! 편의성도 대폭 개선
2차 테스트 기간 동안 게임에 접속했더니 대폭 개선된 그래픽과 클라이언트 최적화가 바로 느껴졌다. 지난 1차 CBT 당시 '타이탄폴온라인'은 원작에 비해 그래픽이 다운그레이드된데다 클라이언트 최적화가 제대로 돼 있지 않아 이용자들의 불만이 높았기 때문.
그 중에서도 원작에서 호평 받았던 세밀한 사물 묘사와 이펙트 퀄리티가 크게낮아 많은 지적을 받았는데, 이번 2차 CBT에서는 상당히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몇 단계에 걸쳐 진행하도록 튜토리얼을 보강해 파일럿전과 타이탄전이 병행되는 게임 흐름을 이해하기 쉽도록 유도한 점도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원작을 접해보지 않았어도 '타이탄폴' 시리즈와 기존 온라인 FPS와의 차별점인 벽면 달리기, 타이탄 로데오 등의 콘텐츠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개성적인 타이탄 무기로 전략 다양화
각 모드에서는 일정 점수를 달성해 게이지를 채워 타이탄을 소환하거나 초반에 지급받는 형태로 타이탄에 탑승할 수 있어, 모드에 따른 무기 세팅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기본적으로 파일럿 설정 칸을 제공해 게임 시작시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소모전의 경우 파일럿 제거가 목표인데다 타이탄을 소환하지 못하고 게임이 끝나기도 하는만큼 대인전에 유리한 무기 세팅이 필요하고, 최후의 타이탄 등 처음부터 타이탄이 지급되는 모드에서는 대 타이탄 무기를 갖추는 것이 유리한 식이다.
타이탄 무기의 경우 타이탄별 특성에 따라 기본 능력치와 특수기술이 다르게 배치돼 무기에 따라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다. 기자는 밸런스가 좋고 입자벽 설치로 적의 공격을 막을 수도 있는 아틀라스로 전투 최첨단에서 40mm 캐논을 활용해 지속적인 공격을 가하는 전술을 주로 사용했다.
40mm 캐논을 활용해 지속적인 공격이 가능하기에 입자벽 뒤에서 적에 대한 견제사격을 꾸준히 할 수 있고 아군의 도움을 받기도 좋아 중추탱커로써 활용하면 팀이 자리잡고 적과의 교전을 펼칠 수 있어 딜 교환에서 이득을 취하기 좋았다. 이를 위해 다양한 무기 세팅을 시험했는데 궁합이 맞는 무기를 찾는 재미도 쏠쏠했다.
다만 파일럿 무기는 타이탄 무기에 비해 개성이 부족한 느낌을 받았다. 샷건, 저격, 기관단총, 소총 등 기본적인 무기에 몇 가지가 추가된 정도로 크게 개성있는 무기는 없었다. 파일럿별 특성이나 스킬이 없어 조합하는 재미가 적은 것도 아쉬웠다.
◆대 타이탄 전투, 재미 보장
타이탄끼리의 전투와 파일럿으로 은밀히 적 타이탄에 올라타 상대하는 전투는 굉장히 박진감 넘쳤다. 타이탄전도 자리만 잘 찾으면 숨을 수 있는 곳이 있어 일반 FPS처럼 지형 지물에 숨어 저격으로 상대에게 큰 피해를 입히는 것이 가능하다. 물론 빠르게 접근해 큰 피해를 가한 뒤 일격 이탈하는 방식의 플레이도 종종 등장했다.
전투 자체가 빠르게 진행돼, 리뷰를 위해 스크린샷을 찍을 여유조차 잘 생기지 않았다. 게임플레이를 통째로 녹화해 동영상에서 스크린샷을 찍어 리뷰에 담는 게 낫다고 생각될 정도였다.
게임 플레이 중 이용자들의 여러 전술이 눈에 띄었는데, 그 중에서도 타이탄끼리 대치 중에 타이탄에서 내려 자동모드인 타이탄으로 적의 시선을 끌고선 파일럿으로 은신해 접근하는 방식의 공격이 꽤나 마음에 들어 자주 활용했다. 후방에서 뛰어올라 상대 타이탄의 약점을 직접 공격할 수 있는 로데오 전법으로 타이탄을 빠르게 처치할 수 있고 아군의 서포트가 있다면 성공 가능성도 높아 실패 시 바로 게임 오버될 수 있는 리스크에도 매력적인 전술이다.
또한 체력이 낮은 타이탄에게 근접 공격을 가하면 다이나믹한 연출로 타이탄을 격파하는데, 조금 잔인하기도 하지만 회생 기회를 주지 않고 파일럿과 타이탄 모두를 처치할 수 있기에 이를 시도하는 이용자가 많았다.
◆일부 모드 피아 식별 어려워
초반부터 대형 타이탄에 탑승해 싸우는 최후의 타이탄 모드에서는 덜하지만 파일럿으로 전투에 돌입하는 소모전 모드에서는 피아식별이 상당히 힘들었다. 마우스 커서를 상대에게 가져가기 전에는 적인지 아군인지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정 거리 내에 위치한 적에 대해서만 캐릭터 상단에 위치한 아이디가 붉은색으로 표시된다.
다단 점프와 벽타기, 거대 로봇에 올라타 벌이는 공중 액션 등을 상정하고 만들어진 맵이기에 고저차가 높고 맵 자체도 넓게 구성돼 있는 맵에서 파일럿으로 적을 찾아 다니게 되면 저 앞에 보이는 인영이 아군인지 적인지 확인하기 위해 스코프를 올리다 주변의 적을 발견하지 못해 공격 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넥슨에서도 이를 인지하고 있는지 테스트 사후 설문조사에서 해당 항목을 조사하기도 한 만큼 다음 버전에서는 수정될 것이라고 믿는다.
◆안정화 성공, 이후 콘텐츠 강화 기대
이번 테스트에서는 지난 1차 CBT에 비해 게임 진입과 서버 안정성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홈페이지 이용자 게시판에서 이용자 의견을 찾아봐도 장기간 장애를 겪은 경우는 드물었다.
이후의 기대는 콘텐츠 강화로 이어진다. 전작의 다양한 콘텐츠 구현에 힘쓴 뒤에는 '온라인'만의 맛을 낼 수 있을지에 기대가 몰리고 있는 것.
대작 타이틀에 '온라인'을 붙여 온라인게임임을 강조한 만큼 넥슨이 자신만의 색을 입힐 수 있을지 기대된다.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