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이머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창세기전 시리즈. 오래된 시리즈인 만큼 골수팬들도 많은 자타공인 유명 IP다. 하지만 그 최신작이자 최초의 온라인게임인 '창세기전4'가 론칭 1년만에 서비스 종료 수순을 밟고 있고, 회사는 넥스트플로어에게 IP에 대한 전권과 타 업체와의 계약 의무, 권리 모두를 넘겼다.
그런데 하나 남은게 있다. '창세기전4' 발표 이전부터 이용자들이 줄기차게 출시를 성원해 왔던 '포리프'의 미니게임 '주사위의 잔영'이다. 소프트맥스의 경영권을 인수한 ESA 측은 '주사위의 잔영'만은 IP가 아닌 퍼블리싱권을 양도했다. 다른 업체의 손으로라도 개발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주주총회 자리에서 기습적으로 공개된 '주사위의 잔영'은 이후 추가 공개된 것도 게임 화면 하나 없는 3D 연출 동영상 뿐이었다. 그것만으로도 많은 이용자들은 나오기라도 해달라고 성원했다.
과거 10주년 기념 이용자 간담회에서 소프트맥스는 '주사위의 잔영2'의 개발 계획을 발표한 뒤, 브라우저 서비스에서 웹 서비스로 '포리프'를 이전함과 동시에 미니게임인 '주사위의 잔영'의 서비스를 종료했다.
그 뒤 몇 년이 지나도록 서비스는 방치됐음에도 이를 기다려온 이용자들이 오늘도 카페를 찾고 있다. 이들의 이런 염원은 소프트맥스의 이름이 ESA로 바뀌었을 때도 '창세기전4'가 서비스를 종료했을 때도 변함 없었다.
이전 소프트맥스는 비공식적으로 '주사위의 잔영'에 관련된 데이터를 전부 폐기처분했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일이 사실이건 아니건 간에 소프트맥스가 비영리 게임이라도 '주사위의 잔영'을 기반으로한 게임을 만든다는 것이 알려지면 저작권을 행사에 팬메이드 형식의 게임 개발까지도 막아온 것은 사실이다. 저작권에 깐깐하기로 소문난 닌텐도급의 대처다.
다른 것이 있다면 닌텐도는 이용자들이 바라건 바라지 않건 간에 팬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고 또 그를 알리고 있지만 ESA는 그렇지 않다는 것 정도다.
공식 카페에 매일 출시를 기다린다는 글을 남기는 이용자는 오늘 밤에도 카페를 찾아 게임 출시를 기원하고 있다. 팬들의 사랑으로 존속해온 개발사라면 십년여라는 긴 시간 동안 관심을 잃지 않고 기다려준 이용자들을 위해 지금 어떤 상황인지 소식이라도 알려주는게 도리가 아닐까 싶다.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