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스타크래프트'였기에 리마스터 리마스터 소식을 듣고 기대 반 걱정 반인 이용자들이 많은 상태로 기자도 그 중 하나다. 블리자드가 약속한 그래픽 개선, 한국어 지원, 인터페이스 수정 등의 개선 사항은 기대됐지만, '스타크래프트2'가 등장하며 완전히 다른 게임성에 놀랐던 경험이 있던 이용자들은 기존 버전과의 괴리감을 느낄까봐 내심 걱정했다.
여기에 블리자드가 공식 홈페이지에 유닛 GIF 이미지를 공개한 이후 퀄리티가 실망스럽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던 차에,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를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약 1시간여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원작과의 변경점을 자세히 살펴봤다.
◆드디어 와이드 화면 지원
시연 버전의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는 미완성 상태라 한글화 및 싱글 플레이는 지원하지 않았다. 다만 게임 모드 선택 화면과 배경 이미지는 기존의 것과 달랐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바로 기존 4대3 비율만을 제공하던 화면이 와이드 스크린 비율로 바뀐 것이었다. 화면 비율이 바뀌며 더 넓은 시야각으로 게임 화면을 볼 수 있었다.
현재 대부분의 모니터가 16대9의 비율을 제공하지만 '스타크래프트'는 4대3의 화면비율로 고정돼 있어 좌우 여백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런 불편을 해결함과 동시에 더 넓은 시야 제공으로 한결 시원한 화면을 즐길 수 있었다.
◆선명해진 유닛 해상도와 UI
이용자들이 가장 궁금해한 그래픽 개선도 굉장히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특히 건물과 유닛 선택 시 볼 수 있는 초상화가 가장 큰 변화가 느껴졌다. 기존 버전에서 '스타게이트'가 원통형인 것을 알아보기 힘들었지만 리마스터 버전에서는 충분히 가늠 가능했다.
또한 시즈모드로 이행하는 시즈탱크, 기묘한 움직임으로 사족보행하는 드라군 등의 모습이 더욱 역동적으로 연출됐다. 특히 꿈틀대며 움직이는 리버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여러 겹의 외피가 차례로 움직여 이동하는 모습이 굉장히 자연스러웠다.
다른 유닛의 경우 외형과 공격, 사망 시 이펙트가 변경된 유닛들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테란 그 중에서도 파이어뱃이 눈에 띄었는데, 기존에는 수류탄 정도의 폭약이 터지는 듯한 느낌이었다면 리마스터에서는 석유통이 폭발하는 듯한 큰 화염이 발생한다.
건물의 경우 프로토스와 저그가 가장 큰 변화를 겪었다. 직선과 곡선, 문양이 교차되는 프로토스는 선명도가 올라감에 따라 표면의 문양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선명해졌고 외곽선이 더욱 깔끔해졌다. 저그의 경우 그로테스크한 건물 생성 과정이 더욱 강조돼, 실제 숨쉬는 듯한 박동으로 출렁거리는 건물들을 선보였다.
그 외 UI도 대부분 수정됐다. 테두리의 외곽선이 굵어지고 안 쪽의 아이콘도 더욱 선명해져 더욱 깔끔한 느낌을 준다.
◆시스템상 변화는 최대한 적게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체험을 위해 동석한 블리자드 관계자는 이번 리마스터 버전에 대해 "기존 버전과의 위화감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인지 수정된 부분에서 놀라운 부분은 거의 없었다. 특히 AI 부분은 버그가 아닌 이상 손대지 않았다. 예를 들면 메모리 부족으로 발키리의 미사일이 발사되지 않는 버그나 이동 중인 드라군이 갑자기 멈추는 시스템 다운 현상 등은 수정하지만, 이미 게임의 한 요소로 인정받은 드라군의 우왕좌왕하는 움직임은 수정하지 않는 식이다.
대부분 편의성과 직관성을 개선하는 선에서 진행된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지난 1.18버전에 추가된 실시간 집계 APM과 게임 진행 시간 표기 시계는 그대로 등장한다.
달라진 점은 단축키를 자신이 임의대로 설정할 수 있게 된 것과 캠페인 진척도 및 단축키가 자동으로 배틀넷 클라우드에 저장되는 것 등이다.
오는 8월15일로 출시일이 정해진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는 19년간 인증받은 게임성과 요즘 이용자들의 높아진 안목까지 만족시켜 줄 수 있는 고 퀄리티 그래픽으로 무장했다. 기존 '스타크래프트'의 전성기를 경험하지 못했던 이용자라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새로 태어난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이 작품으로 블리자드가 다시 '스타크래프트'를 르네상스 시대로 이끌 수 있을지 기대된다.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