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유행이 확대된 데에는 보는 게임의 재미를 높여준 게임 전문 BJ들의 활약이 있다. 이들이 선두에서 이용자들에게 보는 게임 문화 전파에 앞장선 것. 이렇게 수많은 이용자들이 BJ의 방송을 접하고 있지만 정작 매체에서는 이들에 대해 조명해 보는 일이 드물었다.
특히 어디서든 주목받는 최상위권 인기 BJ가 아니라면 이런 기회는 더욱 찾기 힘들다. 하여 데일리게임은 아프리카TV에서 활동 중인 BJ원탑의 협조를 받아 일일 BJ를 체험해봤다.
◆BJ에게 게임은 소재일 뿐… 실시간 소통이 가장 큰 매력
금일 BJ 체험에는 아프리카TV에서 '펜타스톰 for kakao'(이하 펜타스톰) 방송을 진행하는 BJ원탑이 체험과 인터뷰에 응해줬다. '펜타스톰' 오프라인 대회를 앞두고 연습에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내준 그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를 전한다.
방송 전 다룰 콘텐츠와 방송 진행 순서를 정하기 위해 잠시 회의를 진행했다. BJ원탑은 그동안 대회 연습을 위해 방송을 잠시 중단했다 오랜만에 다시 하는 것이어서 다소 긴장된다고 했지만 기자만큼은 아니었을 것이다.
BJ원탑은 평소에도 방송 전 간단한 콘텐츠 구성을 위해 아이디어 회의를 진행한다. 그는 AOS 장르의 게임은 RPG 장르보다는 콘텐츠 제약 및 구성이 손쉬워 좋다고 전하기도 했다.
금일의 방송 콘텐츠는 '펜타스톰' 초보인 기자의 체험을 돕는 캐리형 방송으로 정했다. 초반에 좋은 챔프 추천부터 룬 추천 등 게임을 접한 지 얼마 되지 않는 이용자를 위한 내용으로 꾸며보기로 했다.
◆게임 실력도 중요하지만 시청자가 우선
평소 늦은 저녁과 새벽 시간 위주로 방송하는 BJ원탑이었지만 대회 연습과 여러 제반 사항의 문제로 낮에 방송을 시작했다.
간만의 방송인데다가 시청자 수가 적은 낮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방송을 찾아준 애청자들과 아침까지 대회 연습을 했음에도 방송 서포트를 위해 몇 시간만에 일어난 방송 매니저겸 대회 팀원 제티 덕분에 방송은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방금 튜토리얼을 마치고 처음으로 PVP를 경험해보는 기자를 서포트하며 플레이했지만 게임 시작부터 스코어 차이가 나기 시작했고, 방송 채팅창도 패배를 직감한 듯 "정치 준비하셔야할 듯", "기자님 아니었으면 벌써 정치당하셨다"는 말로 채워졌다.
역전의 발판을 만들기 고군분투하는 BJ원탑. 초보자인 기자를 다독이며 게임을 리드해나갔다. 그 모습을 본 이용자들은 "아내 분이랑 같이 할 때도 그 정도로 칭찬하진 않았잖아요"라며 너무 과하게 보듬는 게 아니냐고 할 정도로 기자를 두둔했지만, 비즈니스적인 관계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게임 플레이 중간 중간 시청자의 채팅에 답해주던 BJ원탑은 "시청자가 게임을 이기는 힘이기도 하지만 독이기도 하다"며 "저도 사람이기에 시청자의 한마디에 멘탈이 흔들려 이길 게임을 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승부는 기울었고, 사담이나 나눕시다
게임 시작 21분경 5대4로 시작한 한 타임에도 BJ원탑이 사망하자마자 그대로 게임이 말리기 시작했다. 초보인 기자의 눈에도 밀리는 게 보이는 정도였으니, 이내 게임이 끝날 것이 뻔했다.
결국 게임은 패배로 끝났고, 게임 정산에서 총 영웅 피해량의 47%나 차지했을 정도니……. 절대로 기자탓이 아니라 BJ원탑의 캐리력이 부족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주 사용 룬과 전술을 공유했다. 한 게임을 더 할지 사담을 나눌지 상의하다 컨디션 조절을 위해 사담을 진행하기로 했다.
'펜타스톰'의 이용자가 많은 만큼 게임에 대한 질문이 많았는데, 기자 입장에서 알기 힘든 게임 콘텐츠적인 내용이 많아 답해드리지 못해 안타까웠다. AOS 장르 이용자답게 세계적으로 유명한 '리그오브레전드' 선수 페이커에 대한 질문도 많았는데, 이전 지스타에서 치러진 롤챔스 결승전 당시 무대 뒤에서 일어난 자그마한 에피소드를 전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이후 데일리e스포츠 남모 편집장님이 잘생겼냐는 질문이 주어진 순간, 기자는 정자세로 "외모에 대한 언급은 코멘트하지 못함을 죄송하게 생각합니다"라며 "운동을 즐기시기에 몸이 다 근육이다"라는 선까지만 말할 수밖에 없었다.
'펜타스톰'을 사랑하는 이용자들이 많았기에 게임의 전망에 대해 걱정하는 이용자들도 많았고, 기자 입장에서 '펜타스톰'이 더욱 흥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약속하며 방송을 종료했다.
방송이 끝난 후 BJ 원탑은 오랜만의 방송인데다 난생 처음으로 낮 시간에 진행했는데도 찾아와준 이용자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거듭했다. 취미로 시작한 게임 방송을 생업으로 삼은 데는 이용자들과 함께 소통하는 즐거움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