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AOS 게임 '베인글로리' 개발사 슈퍼이블 메가코프 윤태원 글로벌 퍼블리싱 총괄 이사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베인글로리' e스포츠가 걸어온 길에 대해 설명했다. 9월2일 아프리카 프릭업 스튜디오에서 열린 열린 '베인글로리' 정규 리그 '베인글로리8 동아시아 서머 챔피언십' 결선 현장을 찾은 그는 "처음 '베인글로리'로 모바일 e스포츠를 한다고 했을 때 되겠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지금은 그런 질문을 하는 사람은 없다"며 "연말까지 5대5 모드를 추가하고 자체 엔진 기술도 강화할 예정이며 e스포츠 투자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해 모바일 e스포츠 산업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윤태원 이사와의 일문일답.
Q 삼성 덱스에서 '베인글로리'를 즐길 수 있게 됐다.
A 삼성 스마트폰과 연결된 덱스를 '베인글로리'가 인식해서 마우스와 키보드를 지원한다. 삼성이 처음 요청했을 때 망설였는데 덱스 관계자가 찾아와서 70인치 덱스 구동 화면을 보여줬다. 대형 화면에서 '베인글로리'를 볼 때 감동이 대단하더라. 삼성이 선택할 정도로 '베인글로리'가 기술력 뛰어난 게임이라고 자부한다.
Q 대회에서도 덱스를 활용할 계획이 있나.
A 발표 이후 질문을 많이 받았지만 대회에서는 도입하지 않을 계획이다. e스포츠는 터치 스크린만 쓸 계획이다.
Q 최근 2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A 처음에 4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아서 게임을 개발하고 자체 엔진도 개발했다. 새롭게 유치한 투자금은 엔진 기술 발전과 '베인글로리'에 대한 투자 강화에 쓰일 예정이다. 기존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이 목표 금액 규모만큼 투자에 모두 참여했다. '베인글로리' 외에 추가적인 게임을 만들 계획도 있다. 엔진을 강화해 범용 게임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기도 하다.
Q 5대5 모드 추가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A '베인글로리'에 연말까지 5대5 모드를 도입하고 캐주얼한 다른 모드도 추가할 계획이다. 다만 대회에 5대5 방식을 도입하는 건 천천히 할 계획이다. 5대5와 3대3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일단 내년까지는 3대3으로 가면서 5대5는 시범적으로 대회에 도입할 생각이다.
Q '베인글로리8'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모양새다.
A 작년에 월드 챔피언십 첫 대회를 미국 LA에서 진행했고 올 연말 2회 대회는 싱가포르에서 진행한다. 싱가포르는 처음 '베인글로리'가 소프트 론칭된 곳으로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전세계적으로 6개 지역에서 리그를 진행하고 있고, 한국이 포함된 동아시아 리그도 그 중 하나다. 6개 리그를 꾸준히 발전시키고 지속성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한 번에 빵 터지는 것보다 조금씩 끈질기게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모바일 e스포츠가 가능하겠냐는 질문을 작년에 많이 받았지만 올해는 그런 질문이 없다. 트렌드를 한발 앞서 나가려고 한다.
Q e스포츠에 중점을 둔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A e스포츠를 애초에 별도 산업으로 접근했다. 이벤트 대회로 생각한 것이 절대 아니다. 2년만에 대륙 및 지역별 리그를 완성했고, 내년은 지역 리그와 월드 챔피언십만이 아닌, 아시아 지역의 별도 토너먼트를 추가한다던지 하는 새로운 시도를 준비하고 있다.
Q '베인글로리' e스포츠가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시행착오도 많았을 것 같다.
A 남들이 하지 않는 것들을 하다보면 실수도 많이 하게 된다. 시행착오도 있고. 다른 길을 찾는 것이니 어쩔 수 없다. 단기간에 빨리 되기는 어렵겠지만 조금씩 발전하고 있고, 보람도 느낀다.
Q 자체 기술로 개발한 엔진의 장점에 대해 설명한다면.
A 엔진을 자체 개발하고 그 엔진을 통해서 게임을 서비스하는 것도 e스포츠와 연관이 있다. 장기적인 대회가 되려면 프로 레벨의 선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기술적인 뒷받침이 돼야 한다.
초당 60프레임 이상은 돼야 고수들의 컨트롤이 민감하게 대응된다. 범용 엔진의 경우 지원하기 쉽지 않다. 이런 난점을 극복하기 위해 자체 엔진을 쓸 수밖에 없었다. 경쟁 게임을 보면 초당 30프레임 이상인 게임이 거의 없다. '베인글로리'는 최근 애플 아이패드 프로와 같은 고성능 디바이스에서는 120프레임까지 지원한다. 보다 낮은 사양의 안드로이드 폰에서도 60프레임은 지원한다.
Q '베인글로리' 지역별 수준에 대해 말해달라..
A 작년 우승을 한국이 했다. 규모 자체만 보면 동아시아 지역 선수층은 얇다고 할 수 있다. 참가 팀 수가 적지만 동아시아 대회 팀들은 세계 대회에 나가도 4강에 나갈 수 있는 팀이다. 톱클래스는 모두 한국인데, 일본이 한국과 대등한 것도 다들 놀라고 있다.
동남아 리그가 제일 오래 진행됐고 가장 많은 팀이 참가하지만 세계 대회에서 상위권에 입상하지는 못했다. 다음주 자카르타에서 동남아시아 서머 챔피언십이 열리는데 동남아 지역 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들었다. 기대된다.
Q '베인글로리' 외에 다른 게임을 개발할 계획이 있다고 했다. 차기작에 대해 말한다면.
A 차기작은 아이디어들을 놓고 좁혀나가는 중이다.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팀이 경쟁하는 형태의 게임이 될 것만은 확실하다. 팀 기반 실시간 경쟁 게임이 될 것이다.
Q 게임 출시 단계부터 e스포츠에 투자하고 있다.
A e스포츠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는 것은 힘들고 그 과정에서 고난도 많겠지만 제대로 시스템을 구축하면 남들이 따라오지 못할 것이라고 본다. 일종의 장벽을 쌓는 일이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게 없지만 투자할 수 있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접근 자체가 당장 효과 보고 가는 건 아니다.
굉장히 성공한 게임을 바탕으로 이벤트는 가능하지만, 산업화에는 갈 길이 멀다. 우리도 5년은 더 걸릴 것이다. PC 기반 게임 업체들 중에서도 블리자드나 밸브, 라이엇 정도만 장기간 꾸준히 투자하는 회사라고 생각한다. 모바일도 같은 상황이 올 거라고 생각했다. VR은 상대적으로 더 먼 것 같아 e스포츠에 먼저 투자했다. 제대로 하면 남들이 못 따라올 것이다.
이런 생각이 거꾸로 들기도 한다. e스포츠는 한국이 먼저 방송했지만 산업화는 하지 못한 것 같다. MP3 플레이어도 애플보다 한국이 먼저 만들었는데 지금은 애플 아이폰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 e스포츠에서 나오는 거 같다. 한국 회사들은 왜 이런 것들을 하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Q 한국 시장의 한계때문일 수도 있겠다.
A 시장 규모 차이도 분명 있다. 한국의 치명적 약점이자 극복할 부분이기도 하다. e스포츠 경기를 100만 명이 본다면 미국이나 중국에서는 성공하기 쉽다. 투자자도 많다. 한국만 놓고 보면 성공해도 시장의 한계가 있다. e스포츠 비즈니스 모델이 증명된 뒤 빠르게 따라가는 것도 전략일 것이다. 선수들을 중국이나 미국으로 옮기는 것도 전략일 수 있고. 케빈 추가 한국 팀에 투자한 것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다. 한국에는 투자자가 없으니까. 미국에서는 작년부터 벤처 캐피탈이 e스포츠 팀에 투자를 많이 한다.
Q 최근 1년간 이뤄낸 성과에 대해 설명해달라.
A e스포츠를 놓고 본다면 작년에 미국과 유럽 중심으로 지역 리그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장기적으로 가기 맞지 않는 측면이 있어 지금의 '베인글로리8'으로 시스템을 바꿨다. 프랜차이즈화를 라이엇 블리자드보다 한 달 정도 먼저 시작했는데 16개 북미와 유럽 프랜차이즈가 구성돼 있다. 다른 지역도 프랜차이즈 기반 마련되고 있다. 지역별 리그 구축은 아직 투자 단계지만 기반 시스템을 만들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사업적으로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터닝 포인트가 오면 급속도로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차근차근 성장하는 단계다. 게임 시스템적인 완성도도 많이 높아졌다. 완성도를 좀 더 높이는 작업만 남았다. 5대5 모드는 큰 변화가 될 수 있다.
'베인글로리'가 모바일 e스포츠로 인정 받고 있는 유일한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해외 톱 프로 게임단 대부분은 '베인글로리' 팀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이나 아마존 같은 파트너들이 우리와 일하는 것 자체도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Q 향후 목표에 대해 말한다면.
A 일단 우리 콘텐츠를 키우기 위한 역량을 갖추는 것이다. 남보다 훌륭한 엔진과 운영 역량에 e스포츠까지. 세 가지가 결합하면 남들이 따라올 수 없는 파워를 갖출 거라고 생각한다. 장기적으로는 퍼블리셔가 모바일게임에서 없어질 거라고 생각한다.
회사 CEO인 크리스찬은 슈퍼셀 엔젤 투자자 출신이다. 아마존이 아니라 모바일 넥스트 블리자드가 되고 싶다고 했다. 자체 콘텐츠의 가치와 다른 회사가 만든 타이틀을 서비스하는 것은 수십배 차이가 난다. 때문에 앞으로도 슈퍼이블 메가코프는 자체 개발 타이틀 서비스에 주력할 계획이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A '베인글로리' 이용자와 선수들에게 모두 고맙다. 부족한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채워가려고 노력 중이다. 모두 같이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