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플로어와 시프트업은 지난 13일 일러스트 공모전 '데스티니차일드 일러스트레이션 콘테스트'(DCIC)의 수상작을 발표했다. 총 상금 1억 원 규모의 이 공모전은 총 1843명이 참가했고 그 중 108건의 수상작이 선정됐다.
그런데 특별상을 받은 한 일러스트가 코리안(Korean)과 필리피노(Filipino)의 합성어 '코피노'를 주제로 한 것이 알려져 논란에 휩싸였다. 코피노는 한국 남성과 필리핀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를 일컫는 말이다.
문제가 된 작품은 '피노 델 미트파이'라는 일러스트로 캐릭터 설정부터 충격적이다. 공모전에 응모한 일러스트레이터는 해당 캐릭터에 대해 "코피노 출신 차일드 '피노 델 미트파이'는 필리핀의 빈민가에서 태어나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 수입으로 연명하는 피노"라며, 자신과 엄마를 버린 아빠를 찾아 죽이기 위해 전 재산을 털어 선교사를 가장한 브로커를 통해 밀입국을 계획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브로커는 인신매매범죄집단의 일원이라 밀항선 내에서 장기를 적출당한 뒤 토막 난 시신으로 한국영해에 버려졌고 피노의 한 많은 살 조각은 해류에 떠밀려 인천의 어느 부두 근처에 당도하고 그곳에서 피노는 악마와 계약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피해자가 존재하고 있고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코피노를 소재로 일러스트를 그렸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해당 일러스트를 굳이 집어내 '특별상'을 시상한 업체와 심사평을 남긴 김형태 대표에게도 비난의 화살이 돌아가고 있다.
논란이 거세지자 '데스티니차일드' 개발사 측은 15일 새벽 해당 작품의 특별상 수상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데스티니차일드' 일러스트레이션 공모전 담당자는 "'피노 델 미트파이'의 특별상 수상이 취소됐다"며 "작화적으로 공모전의 취지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돼 수상작에 올랐으나, 소재 자체 외에도 숨겨진 메타포나 설정이 이용자 여러분 모두가 감상하기에는 부적절하다고 판단돼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이어 "다음에는 더욱 신중한 심사를 하겠다. 물의를 일으킨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소식을 접한 이용자들은 "가해 국가에서 피해자를 성적 대상화하려는 구역질나는 짓", "이걸 인정하면 위안부 캐릭터가 나오더라도 아무 말도 하지 못할 것", "작화만을 기준으로 했더라도 은유와 메타포면에서 배제해야했다"는 등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