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중에서도 '레이븐', '테라M', '리니지2 레볼루션', '음양사 for kakao' 등의 시네마틱 영상을 제작하며 게임 시네마틱 영상 업계에 입지를 다지고 있는 전문 업체가 있다. CGI, VFX 영상 담당 업체인 로커스가 그 주인공이다.
TV 광고로 업계에 뛰어든 로커스는 연간 약 350편 이상의 광고영상 제작과 자체 IP 영화 및 '런닝맨' 애니메이션 등을 만들며 국내 정상급 포스트 프로덕션으로 올라섰다. 이후 다양한 영상 제작을 진행하다, 게임 시네마틱 영상에 큰 매력을 느끼고 이에 집중해왔다.
그런만큼 로커스는 게임 시네마틱 영상에 대한 깊은 애착을 가지고 있다. 로커스 이지윤 영상제작본부장은 "게임 전체 세계관과 게임에 몰입하기 위한 수단으로 게임 시네마틱이 비중이 크다"며 "게임이 깊이 있는 콘텐츠로 자리 잡으려면 게임 시네마틱에 대한 완성도도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내 이용자들에게는 아직 낯선 게임 시네마틱 분야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로커스 이지윤 영상제작본부장과 정재헌 PM 팀장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회사 소개를 간단하게 부탁한다.
이지윤=2009년 설립돼 영상을 제작하는 회사로 크게 IP와 서비스를 나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성수동 애니메이션 센터에서 자체 IP로 애니를 제작하고 있다. 그리고 TV 시리즈 '런닝맨'의 IP 라이센스 애니메이션과 부토의 캐릭터 비지니스를 진행하고있다.
신사동 센터에서는 TV 광고부터 시작해 모든 영상을 제작 중이다. 설립 초기에는 TV 광고에서 퀄리티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해 이를 중심으로 진행했고 영화 '변호인'부터 엑스포 같은 이벤트 등의 멀티미디어를 제작해왔다.
게임사들이 시네마틱 영상에 집중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지?
이지윤=개발사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퀄리티와 전문팀이 만들어내는 퀄리티는 확연히 다르다. 시네마틱은 게임의 내용과 시나리오를 가지고 단편영화를 만드는 거라고 보면 된다. 지금은 이용자들이 눈이 높기에 최고의 퀄리티가 요구된다. 게임사에서 만드는 건 언리얼 엔진에 기반해 만들기에 만들 수 있는 퀄리티가 한정돼 있다. 이 이상의 퀄리티를 원한다면 전문 업체에 맡겨야한다. 언리얼 엔진 엔진보다는 영화 퀄리티의 제작 완성도가 높다.
단순히 인력면에서도 로커스는 모델러만 30명을 갖추고 있으며 스페셜 이펙터 등의 영상미를 입히는 역할은 R&D 팀만 30명이 넘는다 게임사가 자체적으로 갖춘 것보다 훨씬 높은 퀄리티를 낼 수 있다.
게임 리소스를 받아서 제작하는지?
이지윤=언리얼엔진 소스는 기본적으로 받는다. 받아서 추가 모델링을 통해 퀄리티를 향상시킨다. 데이터 리깅부터 다시 잡아야 된다. 그럼에도 소스를 받는 이유는 게임사의 의도와 어떻게 표현하고자 하는지를 보는데 있다. 영상 속에서 클로즈업되는 악세사리 등은 따로 디자인해서 완성도를 높이기도 한다.
영상 제작 과정에서 확 바꾸기도 하는지?
정재헌='테라M' 영상 개발 당시 에피소드가 있었다. 캐릭터 중에 엘린을 조금 더 예쁘게 만들었는데 개발사 측에서 무조건 귀엽게 해야된다고 해서 다 완성된 상태에서 조금 더 귀여움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완전 바꿨다. 개발사 측에서 생각하는 부분이 틀리다보니 상충되는 부분이 없잖아 있다.
N사의 신규 프로젝트 영상이 굉장히 잘 뽑혔는데, 작업 요청 당시 '뭔가 거대한 것을 보여달라'는 것 외에 요청이 없었다. 게임도 볼 수 없는 상황이라 고생을 좀 했는데 영상이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사정이 있는지 영상이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다. 잘 만들었는데 아쉬웠다.
이지윤=예쁘게 만들래서 예쁘게 만들었더니 너무 예쁘다고 좀 낮추라는 경우가 있었다. 이럴 때 게임사도 힘들어한다. 인게임보다 더 예쁘게 나왔는데 예쁜걸 버리는게 힘들기 때문이다.
'리니지2 레볼루션'의 경우 캐릭터 메이크업까지 만들었었다. 노 메이크업부터 풀메이크업까지 단계별로 다 만들었더니 화장을 약하게 해달라고 하더라, 게임사마다 특색이 있겠지만 너무 시네마틱으로 과하게 연출되는 것을 싫어하는 곳들이 있는 반면 좀 오버하더라도 추가하고자 하는 등 다양했다.
작업 중 가장 오래 걸리는 것은?
이지윤=게임 설정과 다른 부분을 조율하는 과정이 걸린다. 이 과정이 한달에서 두달 정도 걸린다. 내부 게임 시네마틱 감독이 있어 게임과 영상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감독이 세계관을 이해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영상 제작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이지윤=영상 제작 중 스킬 이펙트를 만들 때 였다. 아직 게임이 개발이 안된 상황이었지만 영상 공개를 위해서 먼저 제작을 진행해야 했다. 그래서 개발사에 역으로 레퍼런스를 찾아 주고 개발사 측이 우리 의견을 받아 개발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다 중간에 이런 느낌은 빼는게 좋겠다는 의견이 오기도 해 상호간 아이디어를 교환해 함께 게임을 개발하는 듯한 일이 있었다.
개발사가 게임에 대한 애착이 심해 디테일한 부분에 신경을 쓰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자기 게임을 사랑하는 분들이다. 내부적으로는 이런 작업 할 때 직원들이 더 재미있어 하며 일을 한다. 자신의 작품을 만든다고 생각하고 게임도 좋아하니 그렇다. 보여주고 싶은데 못 보여주는 것들이 많아 아쉽기도 하다.
정재헌=영상을 제작사로 블리자드처럼 대작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다. 개발사가 욕심이 많고 애착이 심할 경우에는 디테일하게 표현하고 싶은 부분과 리얼하게 표현하고 싶은 부분에서 더 욕심을 내도 된다고 말해 주기도 한다. 비용이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더 퀄리티를 높여 달라고 하는거다. 이러면 정말 좋은 작품이 나온다.
'테라M'의 경우 제작 기간이 얼마나 걸렸는지?
이지윤=기획까지 합쳐 4개월 정도 걸렸다. '엘린'의 동작 때문에 좀 힘들었다. 애니메이터들이 연기를 하고 이 중 하나를 고른다. 모션 캡쳐와 연기를 병행했다. 마지막 장면에서 '정말 토끼처럼 뛰게 해주세요'라는 주문에 충실했다.
게임 시네마틱이 게임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지윤=콘텐츠를 제작하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체의 세계관과 게임에 몰입하기 위한 수단으로 게임 시네마틱이 큰 비중이 있다고 본다. 게임이 깊이 있는 콘텐츠로 자리 잡으려면 게임 시네마틱에 대한 완성도도 중요하다고 본다.
게임 시네마틱 제작을 처음 시작할 때, 회사에서는 우리도 마스터 피스를 만들자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를 위해선 게임 시네마틱을 선택했다. 내부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 창작하고 우리 것을 만든다는 느낌을 주기에 열정이 나오고 이를 통해 좋은 작품을 만들고 기술력도 상승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중요한 비즈니스라고 본다.
끝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지윤=시네마틱 영상을 한 편의 영화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2분 짜리 단편 영화처럼 만들고 있는 만큼 작품성있는 시네마틱이 많다. 게임 한편 한편의 세계관을 잘 나타낸 것들이 많고 게임 속에 깊은 내용도 많다. 독립된 하나의 장르로 만들면 좋을 것 같다.
아트의 한 장르로 생각하고 있다. 백남준 전시관에서 게임 전시회를 하기도 했다고 들었다. 게임 내의 콘텐츠들이 예술적 가치가 높은 것들이 많고 수많은 인재들이 개발에 참가하고 있기도 하다.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게임 플레이 이상으로 문화적인 전시나 퍼포먼스를 하는데 일조할 수 있다고 본다. 게임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지 않을까 싶다.
정재헌=국내 게임사들이 지속적으로 좋은 게임을 만들어서, 더 멋진 시네마틱을 만들 수 있는 여건이 계속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