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21일로 예정됐던 사전 예약을 진행하고 10월 중 국내 정식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었던 '듀랑고'는 사전 예약일 당일에 2018년 1월로 출시를 연기하겠다고 발표했고, 이후 3개월 동안 게임 안정성과 콘텐츠 추가에 힘을 기울였다.
이렇게 오랫동안 준비했고, 이용자들도 오래 기다려온 작품인 만큼 기대가 높을 수 밖에 없다. 이런 '듀랑고'의 성공을 점칠 수 있는 포인트 네 가지를 꼽아봤다.
◆새로운 세계관과 장르의 색다른 만남
"이미 세상에 n개가 있는 게임을 n+1개로 만드는게 아닌 0개 있는 게임을 1개로 만들고 싶었다. 세상에 없던 게임을 만들고 싶어 '야생의 땅: 듀랑고'의 개발을 계획했다"던 넥슨 왓스튜디오 이은성 프로듀서의 말처럼 '듀랑고'는 장르와 세계관 모두가 신선하다.
국내에서 흔하지 않은 공룡시대에 떨어진 현대인이라는 세계관에 오픈 MMORPG형 샌드박스라는 장르의 혼합은 높은 자유도를 약속한다. 콘텐츠의 양도 방대하지만 왓스튜디오 측이 말하는 '창발성'이라는 이용자의 창의력을 자극하는 포인트가 요소요소에 자리하고 있는 것. 사냥을 위한 도구부터 요리 방법, 커뮤니티, 부락 형성 등 다양한 곳에서 이용자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드러낼 수 있는 곳이 준비돼 있다.
또한 샌드박스 장르의 가장 큰 특징인 최종 콘텐츠, 최종 목표가 딱히 정해져 있지 않은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일반적인 MMORPG에서 최종 콘텐츠는 상위권 이용자들이 주로 즐기게 돼, 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스펙까지 성장하는 것이 1차 목표가 되지만 이미 이 콘텐츠에 도달한 이용자들에게는 그 이상의 목표가 없어져 게임에 대한 흥미를 잃어가게 된다.
반면 샌드박스형 게임에서는 여러 콘텐츠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최종 콘텐츠를 여러가지 방향으로 시도할 수 있고 그 과정 또한 획일적이지 않아 반복적인 플레이에 지치는 일을 최대한 줄인다.
물론 샌드박스 장르에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콘텐츠가 솔로 플레이를 즐기는 이용자에게는 반대로 독이 될 수도 있는 것. 스스로 해야하는 것들이 쌓여 솔로 플레이 자체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공룡 사냥만을 하고 싶은 이용자라도 사냥을 위한 무기 제작과 거점 건설, 굶주림을 예방할 요리 등 여러 과정이 필요하기에 이런 중간 단계가 귀찮은 과정으로 느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개발사인 왓스튜디오는 이를 시스템적으로 보조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지만 파티플레이 이용자와의 효율성에서 차이를 두어야 하는게 사실이기에 어느 정도 수준을 넘을 수는 없을 것으로 보여 이후 어떻게 이런 문제를 해결할 것인에도 관심이 쏠린다.
◆커뮤니티 강화로 이용자 스스로 콘텐츠 생성
'듀랑고' 간담회 전부터 공개돼 이용자들의 눈길을 끄는 요소 중 하나로 이용자가 자발적으로 만드는 커뮤니티이자 '듀랑고'의 세계를 알리는 독특한 페이지 '아카이브'가 있었다.
이은석 프로듀서의 전작인 '마비노기'와 '마비노기 영웅전' 또한 이 커뮤니티가 활성화돼 오랜 시간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게임인 만큼 커뮤니티의 중요성은 익히 알고 있을 것. 그래서 마련된 이 '아카이브' 또한 한층 특별하다.
개발사인 왓스튜디오는 '아카이브'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와 이용자들의 기록을 '보관(Archive)'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게임 내 벌어지는 다양한 상황을 알리고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여러 방향의 방법들을 소개한다는 것. 정보 뿐만 아니라 흥미거리, 재미있는 영상들도 공개된다. 간담회에서도 소개된 햄버거 국의 실제 조리 과정을 담은 이용자의 동영상이 공개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넥슨은 이에 특화된 담당자를 두어 SNS, 동영상 플랫폼, 개인방송채널, 인터넷 커뮤니티 등 다양한 플랫폼과 채널로 퍼져 있는 수 많은 콘텐츠 중 '듀랑고'와 관련된 재미있는 콘텐츠를 엄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또한 이용자들의 '창발성'을 자극하기 위해 게임 내 전체 지도의 변화와 다른 군락의 발전도, 시간대 별 지역 발전 상황을 데이터화해 공개하는 등의 다양한 소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게임 밖에서도 즐길 거리가 다수 제공된다면 게임 이용자들이 게임에 대한 애착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원서버로 전 세계 이용자들과 만난다
현재 '듀랑고'는 '브론토' 서버를 통해 지난 국내 CBT와 해외 테스트를 진행 중인데, CBT에서 자주 서버 문제가 발생했던 것을 해결하기 위해 6개월간 해외 테스트를 통해 얻은 피드백들을 다수 적용해 지속적으로 서버를 강화했다.
강화된 서버 퍼포먼스로 인해 일반적인 게임 서버의 10배 인원을 수용할 수 있게 됐다는 게 넥슨 측의 설명이다. 왓 스튜디오는 여러 머신을 네트워크로 연결한 분산 서버인 '브론토' 서버의 특장점을 살리기 위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관계형 DB 서버' 대신 'NoSQL DB 서버'를 채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넥슨이 서버 안정화를 위해 독자적인 기술 개발에 힘을 기울인 것은 '듀랑고'의 특징적인 시스템 때문이다. 바로 인원 수에 따라 섬이 새로 생기거나 줄어들며 이용자가 접할 수 있는 인원 수를 조절하기 위함으로, 이러한 특성상 안정적인 서버가 굉장히 중요해진다.
또한 지난 9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넥슨은 '듀랑고' 출시 초기 1-3개의 '브론토' 서버를 사용하고 최종적으로는 '글로벌 단일 서버'로 통합해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전세계 이용자들이 각 부족을 구성해 서로 반목하거나 친해지며 만들어내는 공룡시대의 스토리를 즐기고 있자면 지루할 틈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리얼리티를 위한 노력, 실제 소리 녹음·딥러닝
넥슨은 '듀랑고'의 리얼리티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학술 자료와 역사 서적을 참고하는 것을 넘어 개발에는 지질학, 고생물학 박사과정 출신의 게임 디자이너가 개발자로 참여하는 등 고증에 심혈을 기울였다.
여기에 더해 게임내 등장하는 소리 또한 사실감을 살렸다. 시대적 배경과 등장하는 동물들의 사실적인 소리를 게임에 담기 위해 호랑이, 코끼리, 기린 등의 실제 소리를 녹음하고 여러 소도구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하는 소리도 녹음해 게임 속에 담아냈다.
특히 딥러닝 기술이 더해진 인공지능 또한 론칭 후 업데이트를 통해 추가될 예정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딥러닝 기술 추가는 개발 총괄한 이은석 프로듀서가 지난해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이하 NDC)에서 발표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AI 기술을 통해 이용자에게 최고의 UX(사용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딥러닝을 통해 이용자 반응을 파악해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퀘스트와 수행 방법을 파악해 가이드나 AI로 제공하는 식으로 적용된다. 회사 측은 서비스 기간이 지날 수록 데이터가 쌓여 이용자가 좋아하는 것을 학습해 제공할 AI를 통해 이용자들이 더욱 원활한 게임 플레이가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