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번 팬 사인회 사건은 그 자체로 큰일은 아니다. 다만 몇 개월간 '데스티니 차일드' 이용자들의 불만이 지속적으로 차오르고 있었고 이윽고 찰랑찰랑해진 불만의 잔을 넘치게 한 마지막 한 방울이 팬미팅 사인회에서의 대화였을 뿐이다.
그 동안 '데스티니 차일드' 이용자들의 불만은 지속적으로 쌓여왔다. 우선 약 3주간 콘텐츠 업데이트가 없었다. 이용자들은 '그래도 17일에는 업데이트하겠지'하며 기다렸지만 17일 업데이트 공지는 유료 패키지의 추가만을 알렸다.
이에 더해 김형태 대표는 '칼 맞을 것 같아서 (사인회를) 안 했다'고 표현했다. 또한 '능력의 한계'로 콘텐츠를 한일 동시에 업데이트하지 못함을 안타까워하며 부지런히 다듬어 선보이겠다고 '다음'을 약속했다.
'칼'이라는 강한 표현을 쓸 정도로 이용자들의 높은 불만을 알고 있었다면 이전 운영에서 강조해왔던 것처럼 미리 양해를 구하거나 알리는 정도의 이용자와 소통하는 모습을 보일 순 없었을까. 개발 기간 내 마일스톤을 지킨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거의 한 달간 유료 패키지만 추가된 한국 서버 이용자들의 상실감을 이해하고 있다면 지난 패키치 추가 공지를 통해서라도 양해를 구했어야하지 않나 싶다.
이미 지나버린 한 달이니만큼 김 대표가 약속한 '다음'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만약 대표의 말이 잠깐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말일 뿐이고 개선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면, 김 대표의 걱정처럼 무언가에 맞진 않아도 이용자들로부터 싸늘한 시선에 두들겨 맞을 각오쯤은 해두는 게 좋겠다.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