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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개띠 해, 게임업계엔 무슨 일이 있었나

60년 만에 돌아오는 황금 개띠 해인 2018 무술년 설날이 다가오고 있다. 게임 업계에는 황금 개의 좋은 기운을 받아 다양한 게임이 출시되고 있다. 이들 신작 게임과 띠동갑을 이루는 12년 전, 24년 전, 36년 전 출시된 개띠 게임들 중 일부는 세월이 지나는 동안 잊혀지기도 했지만 고전게임으로 자리매김해 지금까지 기억되고 있는 작품도 있다.

'황금 개'의 해를 맞이한 게임업계 개띠 리더들의 면면도 주목된다. 1970년대 태어나 만 48세가 된 개발자들은 각 게임사의 임원이 돼 게임업계를 이끌어가고 있다. 또한 지난 개띠 해인 1982년, 1994년, 2006년에도 게임 업계에 의미 있는 일들이 벌어졌다. 다양한 콘솔 기기가 발매되며 업계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기도 하고 큰 악재로 시장 전체가 위축되기도 했다.

이에 데일리게임은 역대 개띠 해에 게임업계에 등장한 게임과 이슈를 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너구리'에서 '오블리비언'으로, 몰라보게 발전한 게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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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만 36세가 된 '동키콩'과 '너구리'는 1982년 출시된 작품이다. 한 시대를 풍미했다고 할 수 있는 이 게임들은 모두 아케이드 게임으로 오락실과 가정용 콘솔 게임을 위해 개발됐다. 유명 만화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뽀빠이'도 이 때 출시됐는데, 재미있는 사실은 '슈퍼마리오'의 기원이 되는 '동키콩'에 등장하는 '점프맨'의 기원이 바로 뽀빠이라는 것.

원래 '동키콩' 역할은 '뽀빠이'에 등장하는 브루터스였고 '점프맨'은 '뽀빠이' 역할로 등장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뽀빠이'의 저작권자인 킹피쳐가 반대해 지금의 '동키콩'과 '마리오', 피치 공주가 등장하는 게임 '동키콩'이 등장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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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해 등장한 '동키콩'의 정식 후속작 '동키콩Jr'도 '마리오'와 연관이 있다. 전작에서 '점핑맨'에게 당해 갇힌 '동키콩'을 아들인 '동키콩 주니어'가 구하는 내용. 그런데 '동키콩'을 붙잡은 이의 이름이 '마리오'라고 표기돼 있다. '마리오'가 게임 속에서 직접 언급되는 첫 게임이 된 것. 이래저래 '마리오'와 '동키콩'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12년 후인 1994년 게임기의 그래픽의 주류를 2D 평면에서 3D 입체 그래픽으로 전환시키는데 큰 공헌을 한 게임 '철권'이 등장한다. '철권'은 실시간 공격과 방어 등의 연산과 비약적인 그래픽 발전을 진행했기에 콘솔 하드웨어 성능 강화에도 큰 역할을 했다. 또한 출시 당시에는 주류였던 세가의 '버추어 파이터'의 후발주자 느낌이 강했지만 여러 차별화 요소를 통해 '버추어 파이터'를 넘어 대표 3D 격투 게임의 자리를 차지했다.

철권1
철권1

또한 코에이의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삼국지4'도 이 때 출시됐다. 삼국지 시리즈의 팬이라면 아직도 기억하는 이가 많을 이 작품은 다른 시리즈에 비해 굉장히 난이도가 낮았다는 특징이 있다. 여기에 군주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장수들을 아군으로 회유할 수 있어 군주는 유비인데 군대는 하후돈, 하후연이 맡고 있는 상황도 자주 발생했다.

국내에서는 한국 최초의 상용 머드 게임이 등장했다. 현재 엑스엘게임즈 대표인 송재경 대표가 소속된 드림웍스의 텍스트 머드 게임 '쥬라기 공원'이 PC통신을 통해 서비스됐다. 동명의 영화 '쥬라기 공원'을 테마로 방향을 채팅으로 선택해 이동하고 행동도 채팅으로 입력하는 방식의 게임으로 전국에 텍스트 머드 게임 열풍을 일으키는 주역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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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해외에서는 손꼽히는 RPG 명작 '엘더스크롤4: 오블리비언'이 등장해 RPG 장르와 각종 이용자 제작 모드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현재까지도 게임 커뮤니티가 활성화돼 있을 정도로 팬이 많은 이 작품은 본편의 뛰어난 자유도와 스토리, 연출, 환경 그래픽뿐만 아니라 개인 이용자가 생성해 게임에 적용하는 모드로도 이름 높다.

시나리오, 인물, 퀘스트 뿐만 아니라 새로운 장비와 대대적인 그래픽 패치까지도 가능한 이 모드들은 몇 개의 파일을 설치하는 것만으로도 완전히 새로운 게임이 되기에 많은 이용자들이 제작, 이용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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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는 100억 원대 개발비용이 투입된 블록버스터 MMORPG들이 등장했다. IMC게임즈의 '그라나도에스파다', 넥슨의 '제라', 웹젠의 '썬'이 그 주인공이다. 당시 RPG 삼대장으로 불리며 큰 기대를 받은 이 게임들은 국내 및 해외시장에서 선전했다.

또한 컴투스의 '미니게임천국2'로 대표되는 피쳐폰용 게임이 큰 인기를 얻은 해이기도 하다. '미니게임천국2'는 단순한 미니게임을 여러 종류 갖추고 게임 플레이를 통해 얻은 재화를 다른 게임의 개방을 위해 사용하는 방식의 게임이다. 친구와 점수로 경쟁할 수도 있어 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아타리부터 바다이야기 사태까지, 개띠 해에 벌어진 이슈

아타리5200, 흥행에선 참패했다
아타리5200, 흥행에선 참패했다

1982년에는 가정용 콘솔 기기 보급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아타리5200 등 다양한 시도가 이어졌지만 1983년 3세대 기종인 닌텐도의 패미컴이 나오기 전까지 큰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콘솔 기기의 보급에 따라 가정용 콘솔용의 다양한 아케이드 게임들이 등장했고 게임 개발사는 콘솔 기기를 함께 만드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1994년에 들어서며 콘솔 기기는 비약적 진화를 하게 된다. 3DO, 네오지오 CD, 세가 새턴, 플레이스테이션, PC-FX가 차례로 발매되며 기기 성능과 디자인 모든 면에서 크게 성장했다. 이 5세대 콘솔 기기들은 게임 그래픽의 주류를 2D 평면에서 3D 입체 그래픽으로 전환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플레이스테이션1
플레이스테이션1

압도적인 하드웨어 성능으로 입체적인 3D 그래픽을 제공하는 이 5세대 콘솔 기기들은 이전 안정적인 2D 평면 그래픽 출력과 '마리오' 시리즈를 내세워 콘솔 게임 시장 강자로 군림하던 슈퍼패미컴을 금세 뛰어 넘었다.

2006년 한국에서는 사행성 게임기 '바다이야기'에 대한 문제가 확산돼 게임업계를 넘어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이 게임기는 현금 대신 상품권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경찰 단속도 피해가며 성업했고 수십 명의 자살자까지 발생했다.

바다이야기
바다이야기

수사 결과는 더욱 참담했다. 게임 허가 과정에서 도박 기능을 경찰에게 은폐하는 행태까지 드러나며 관계자들이 줄줄이 검찰에 송치됐다. 이 사건으로 인해 국내 아케이드 업계는 몇 년을 퇴보했고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대되는 큰 악영향을 끼쳐, 아직까지도 게임과 도박을 결부시켜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신입 개발자에서 회사의 중역이 된 개띠 개발자들

넥슨 정상원 부사장
넥슨 정상원 부사장

황금 개의 해 2018년 무술년을 맞아 국내 게임업계 인사 중 개띠 리더들의 면면이 주목되고 있다. 개의 해였던 1958년, 1970년, 1982년에 태어난 많은 이들이 게임업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정상원 넥슨코리아 부사장을 비롯해 김정준 넥슨지티 대표, 박용현 넷게임즈 대표, 김용훈 파티게임즈 대표, 백승훈 썸에이지 대표, 권이형 엠게임 대표 등이 1970년생이다.

넥슨을 대표하는 개발자인 1970년생 정상원 넥슨코리아 부사장은 '바람의 나라'를 개발한 뒤 2001~2004년 넥슨 대표로 지내다 독립해 띵소프트를 설립했다. 이후 2013년 넥슨이 띵소프트를 인수하면서 다시 넥슨에 합류하게 됐다.

넥슨지티 김정준 대표
넥슨지티 김정준 대표

모바일게임 '액스'의 흥행 이후 큰 주목을 받은 넥슨지티의 김정준 대표 역시 개띠다. 김 대표는 지난해 4분기 '액스'로 반등을 이뤘지만 넥슨지티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해 어깨가 무겁다. 김 대표는 '타이탄폴 온라인'을 통해 넥슨지티의 DNA인 FPS 명가를 재건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넷게임즈 박용현 대표
넷게임즈 박용현 대표

넥슨이 서비스를 맡은 '히트', '오버히트'의 개발사 넷게임즈의 박용현 대표도 1970년생이다. 그는 미공개 신작 MMORPG 출시를 목표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히트'로 게임대상을 거머쥔 바 있는 박 대표는 이번 작품도 게임대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용훈 파티게임즈 각자대표는 구 다음게임 대표와 카카오게임즈 이사를 거쳐 올 초 파티게임즈로 적을 옮겼다. 그는 최근 게임 외에 아이템중계 사업, 가상화폐 등 신사업에 도전하는 회사를 이끌 책임을 지고 있다.

썸에이지 백승훈 대표
썸에이지 백승훈 대표

역시 1970년생인 백승훈 썸에이지 대표는 넥슨지티의 '서든어택' 개발을 총괄한 인물로 2013년 독립해 썸에이지를 설립했다. 이후 선보인 첫 타이틀 '영웅 for kakao'가 흥행해 2016년 코스닥 입성까지 이뤘지만 회사는 상장 첫 해 적자전환해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썸에이지는 슈퍼맨·배트맨·원더우먼 등 DC코믹스 IP를 활용한 게임 모바일 RPG 'DC 언체인드'와 우주 전략시뮬레이션게임 '인터플래닛'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두 게임 모두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한 만큼 글로벌 원빌드로 서비스될 예정이다.

권이형 대표는 2006년부터 엠게임의 대표직을 이어오고 있다. '열혈강호 온라인'의 IP(지식재산권)를 바탕으로 게임 사업을 전개하는 엠게임은 최근 가상현실(VR), 가상화폐 등의 여러 신사업 분야를 공략하고 있다.

◆2018년, 더욱 건강해질 게임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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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게임업계는 지난해부터 불어온 전 세계적인 닌텐도 스위치 열풍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슈퍼마리오 오딧세이',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로 성공적인 인기몰이를 한 닌텐도는 올 4월 골판지를 이용한 확장 게임 키트 '라보' 등을 출시해 흥행을 이어갈 예정이다.

아울러 미국과 유럽 등 해외 각국에서 진행 중인 확률형 랜덤 아이템 관련 규제안 발의도 가속화될 예정이다. EA의 '스타워즈 배틀프론트2'가 게임 이용 공정성에 영향을 미치는 확률형 아이템을 도입하면서 불거진 이 논의는 점차 공론화되고 있다. 미국 하와이 주 의회는 이미 관련 규제 법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고, 유럽도 해당 안건에 대한 논의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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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업계는 올해 초부터 들썩이고 있다. 모바일게임 신작 '야생의 땅: 듀랑고'와 '그랜드체이스 for kakao', '열혈강호M' 등의 신작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고, 한동안 뜸했던 PC온라인게임 신작 출시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넥슨의 '천애명월도' 이후로 넥슨의 '피파온라인4', 블루홀의 '에어' 등 다양한 PC온라인게임이 등장할 예정이다. 장르와 플랫폼의 다양화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사회문제로 불거져 논란이 됐던 열악한 국내의 게임 개발 환경에 대한 개선도 진행되고 있다. 가장 큰 지적을 받았던 넷마블게임즈는 코어 타임 근무시간인 5시간만 준수되면 나머지 근무 시간은 직원이 조율할 수 있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해 직원들에게 저녁이 있는 삶을 돌려주고 있다. 다른 업체들의 경우에도 '크런치 모드'를 축소 운영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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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국내에서도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한 논의와 제도 개선책도 꾸준히 제시되고 있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과 국민의당 이동섭 의원 바른정당 김세연 의원, 자유한국당 이종배 의원 등 여야 국회의원들이 모여 대한민국게임포럼을 출범시켜, 국회, 정부, 업계,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를 마련했고 이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

이 포럼은 올해에도 활동을 이어갈 예정으로 올해는 보다 건강한 게임업계를 만들 수 있는 게임 정책이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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