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의 활약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 장애인 노르딕 스키 간판 신의현은 11일 크로스컨트리 스키 남자 15km 좌식 종목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한국에 대회 첫 메달을 안겼습니다. '빙판 위의 메시'라는 별명을 지닌 정승환이 이끄는 남자 아이스하키 팀은 조별 예선 한일전에서 4대1 완승을 거둔 뒤 체코와의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극적인 3대2 승리를 거두고 준결승 진출에 성공, 메달 획득에 대한 기대를 높였습니다. 장애인 컬링 팀도 이번 대회에서 선전을 이어가며 '영미 신드룸'을 이어가려 하고 있습니다.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선수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평창동계장애인올림픽에 대한 관심은 부족해 보입니다. 지상파 3사의 장애인올림픽 중계 편성 시간이 18시간 이내에 그쳐 3사를 합쳐도 일본의 공영 방송 NHK의 편성 시간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많은 응원단이 현장을 찾아 장애를 극복하고 수준급의 기량을 펼치는 선수들에게 열띤 응원과 함성을 보내고 있지만 TV 중계가 부족하다 보니 대중의 관심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첫 메달을 획득한 신의현과 '빙판 위의 메시' 정승환 모두 인터뷰를 통해 대회 중계 시간 부족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을 정도입니다.
평창동계장애인올림픽을 게임업계가 함께 응원하면 어떨까요. 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많은 게임업체들이 직간접 응원 이벤트를 진행했는데요. 이번 장애인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을 응원하는 이벤트를 진행하는 업체들은 찾아보기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평창동계장애인올림픽에 참가한 대표팀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하며 응원 이벤트를 진행한다면 TV 중계가 없어 대회에 관심을 갖지 못한 이용자들을 환기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평창동계장애인올림픽은 게임업계나 e스포츠 업계가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했어야 하는 무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장애인올림픽과 연계해 VR 기술이 접목된 체감형 게임을 재활 프로그램에 활용하는 모습을 공개하거나, e스포츠 대회를 열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게임을 통해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모습을 선보였다면 전 세계에 게임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었을 것입니다.
e스포츠의 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은 전 세계 e스포츠 업계의 숙원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스포츠계에서의 반발로 쉽지 않고, 중국에서의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인해 주도권 또한 해외로 넘어간 상황입니다. 이런 시점에 안방에서 열린 동계올림픽과 장애인올림픽을 잘 활용했다면 한국이 주도하는 e스포츠의 스포츠화를 이루는 시발점이 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까지 남습니다.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같은 입장에서 즐기고 실력을 겨룰 수 있다는 점은 다른 스포츠나 레저와 비교해 게임이 지닌 확실한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장애인올림픽과 게임업계는 서로 접점을 만들고 시너지 효과를 낼 여지가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향후에 다시 이런 이벤트가 열린다면, 그때는 게임업계가 보다 주도적으로 나서서 게임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제고하고 행사도 보다 풍성하게 만들 수 있게 하기를 기대합니다. 이번 평창동계장애인올림픽을 업계 차원에서 적극 홍보하는 것을 시작으로 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