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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동남아 모바일 시장을 잡아라

[기자석] 동남아 모바일 시장을 잡아라
동남아시아 모바일게임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데일리게임 10주년 기획 기사 취재를 위해 동남아시아 주요 국가를 방문하고 있는데요. 최근 동남아 게임 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트렌드가 바로 모바일로의 전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상대적으로 뒤떨어진 인프라의 영향으로 모바일게임 보급이 늦었지만, 보급형 스마트폰의 성능 향상과 유무선 네트워크 개선이 맞물리면서 동남아 지역 모바일게임 점유율이 PC 게임을 위협할 정도가 됐습니다.

몇년 전만 해도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제대로 게임을 돌릴만한 스마트폰을 보유한 이들은 많지 않았습니다. 휴대전화 이용자 비율도 낮았고, 그마저도 전화 기능만 가능한 피처폰을 쓰는 이들이 많아 스마트폰용 모바일게임을 즐길 수 있는 이용자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산 보급형 스마트폰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모바일 디바이스 수준이 빠르게 향상되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20만 원에서 30만 원 사이의 가격대의 가성비 좋은 스마트폰이 많이 팔리고 있는데요. 삼성 갤럭시S9이나 애플 아이폰X와 비교하면 3분의 1에도 미치지 않는 가격이지만 성능은 크게 떨어지지 않아 인기가 높다고 합니다.

스마트폰 사양뿐만 아니라 무선 인터넷 서비스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동남아시아 국가에 LTE 서비스가 도입되면서 무선 인터넷 속도와 안정성이 동시에 향상됐고, 가격도 저렴해진 것이죠. 이동통신사에서 모바일게임 이용자들을 위해 저렴한 데이터 상품을 내놓거나, 특정 게임 이용자에게 데이터를 면제해주는 이벤트도 자주 진행해 무선 인터넷 이용 비용이 더 이상 모바일게임 이용자 확대를 막는 걸림돌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모바일게임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현지 퍼블리셔들도 모바일게임 판촉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신작들이 모바일에 집중된 영향도 있지만 동남아시아 게이머들이 모바일게임에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최근 동남아시아 최대 퍼블리셔 가레나가 태국 방콕에서 개최한 '가레나 월드 2018' 행사장에도 모바일게임 관련 부스에 더 많은 인파가 몰렸다는 후문입니다. 또한 동남아시아 여러 지역에서 모바일게임으로 치러지는 e스포츠 대회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PC 기반 게임들도 인기를 유지하고 있지만 시간이 더 흐르면 아예 모바일게임 천하가 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과거에는 문서 작업을 하기 위해 PC가 필요했습니다. 인터넷이나 게임을 하기 위해서도 PC가 꼭 필요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무선인터넷에 연결된 스마트폰만 있으면 PC에서 수행하던 대부분의 작업을 할 수 있는 시절이 왔습니다. 게임도 마찬가지죠.

동남아시아 모든 가정에 고사양 PC가 보급될 날은 빠른 시일 내에 오기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보급형 스마트폰을 대부분의 젊은이가 손에 쥘 날은 수년 안에 올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올라갈수록 동남아시아 모바일게임 시장도 더 빠르게 성장할 여지가 남아있다는 얘기입니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동남아 모바일게임 시장을 중국 게임들이 장악해나가고 있습니다. 동남아에서 인기가 높은 AOS와 서바이벌 방식의 FPS 모바일게임들을 중국 개발사들이 쏟아냈고, 이들 게임이 각국 오픈마켓 인기 순위 상단을 지키고 있는 것이죠. 온라인게임 시절 동남아를 호령하던 한국 업체들이 모바일게임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지 않는 동안 중국 업체들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당장은 큰 돈이 되지 않으면서 손이 많이 가는 시장일지 모르지만 동남아시아 모바일게임 시장은 엄청난 잠재력을 보유한 시장입니다. 미리 공들여 준비해야만 시장을 장악하고 꾸준히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시장이 더 커진 뒤 뒤늦게 대처하려 하면 아무것도 얻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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