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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년 기획 동남아를 가다: 태국편⑤] 방콕의 용산! 판팁 플라자 전자상가 탐방

이제는 동남아시아다. 세계의 변방으로만 여겨지던 동남아시아 지역은 적지 않은 인구를 보유하고 있으며, 경제 성장과 함께 소비 수준이 급속도로 높아져 국제 무역에서 주요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드 마찰로 인한 중국의 '한한령'으로 인해 중국 진출길이 사실상 막힌 상황에서 한국 업체들에게 동남아시아 게임 시장은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데일리게임과 데일리e스포츠 창간 10주년을 기념해 동남아시아 주요 국가를 직접 방문, 생생한 현지 게임과 e스포츠 산업의 현황과 미래에 대해 전망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할 예정이다. < 편집자주 >

방콕의 용산 전자상가 판팁 플라자 전경.
방콕의 용산 전자상가 판팁 플라자 전경.

서울에 용산이 있다면 방콕에는 판팁 플라자가 있습니다. 판팁 플라자는 PC 관련 부품부터 휴대폰, 카메라 등 각종 가전 제품 판매점이 밀집한 대형 상가로 관광객들뿐만 아니라 태국인들 사이에서도 유명한 곳인데요. 데일리게임은 방콕 판팁 플라자를 직접 방문해 현장의 생생한 사진을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합니다.

◆'컴퓨터의 모든 것' 방콕 판팁 플라자
판팁 플라자1층 로비에는 전자 제품이 아닌 의류를 비롯한 다양한 상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판팁 플라자1층 로비에는 전자 제품이 아닌 의류를 비롯한 다양한 상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판팁 플라자 건물 상단에 위치한 대형 태국어 간판 아래에는 영어로 '컴퓨터 시티(Computer City)라고 적혀 있습니다. 컴퓨터와 관련한 모든 것을 취급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는데요. 막상 판팁 플라자를 방문해보니 컴퓨터뿐만 아니라 다양한 품목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먼저 1층 플로어에는 이벤트 매장이 넓게 배치돼 고객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는데요. 이곳엔 의류와 잡화가 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전자상가 매장은 회랑형으로 구성된 2층 이상의 상층부에 존재합니다.

◆2층에 구비된 모바일 매장…中 제조사 매장이 대부분
판팁 플라자 2층에는 스마트폰 매장이 밀집해있다. 중국 제조사들은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보급형 스마트폰으로 태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있다.
판팁 플라자 2층에는 스마트폰 매장이 밀집해있다. 중국 제조사들은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보급형 스마트폰으로 태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있다.

판팁 플라자 2층에는 스마트폰 제조사와 이동통신사 매장이 밀집해 있습니다. 지난 시간에 소개해드렸던 태국 퍼블리셔 트루디지털플러스의 모기업인 트루와 AIS, dTAC 등 이동통신 3사는 저마다 경쟁적으로 부스를 꾸려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보다 저렴한 가격에 많은 양의 데이터나 통화량을 제공한다는 홍보 경쟁이 치열합니다.

삼성전자도 판팁 플라자에 매장을 두고 갤럭시S9 시리즈를 비롯한 스마트폰을 판매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판팁 플라자에 매장을 두고 갤럭시S9 시리즈를 비롯한 스마트폰을 판매하고 있다.

이통사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매장도 2층에 모여 있습니다. 중저가 제품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중국의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등은 20만 원 안팎의 가격 대비 성능을 강조한 전략 모델 판촉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보급형 제품들에도 옥타코어 프로세서와 3Gb 램, 32Gb 이상의 내장 메모리를 채택하고 있으며 풀HD 이상 해상도의 5-6인치 액정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어지간한 게임은 충분히 구동할 수 있는 정도이고 인터넷이나 영화 감상 등 다른 용도로는 넘치고도 남는 사양입니다. 한국처럼 통신사를 통해 장기 계약할 필요없이 공기계를 구입하는 방식이어서 구매절차도 간편합니다. 이러니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지역에 스마트폰 보급률이 올라갈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태국 최저가 PC 부품 판매로 유명한 JIB
JIB 매장 내부 모습. 넓은 공간에 다양한 상품이 구비돼 있다.
JIB 매장 내부 모습. 넓은 공간에 다양한 상품이 구비돼 있다.

스마트폰 매장을 뒤로 하고 층을 올라가면 본격적인 PC 관련 매장들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태국에서 가장 대표적인 PC 관련 제품 매장인 JIB와 바나나가 서로 마주보고 경쟁을 펼치고 있는데요. 판팁 플라자에서 규모가 가장 큰 두 매장에는 이것저것 문의하고 제품을 살펴보는 손님들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JIB는 태국 PC 대중화에 큰 기여를 한 업체라고 해요. 이번 태국 취재 과정에서 JIB가 마진이 제로에 가까운 저렴한 가격으로 PC 부품을 유통해 각 가정과 란게임(PC방)의 전반적인 사양이 올라갔을 정도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한국보다도 훨씬 저렴한 수준이라는 거였습니다. 이날 현장에서 구체적인 가격을 확인하기는 어려웠습니다만 가장 많은 고객이 몰리는 것으로 미뤄볼 때 JIB가 가장 저렴한 가격에 PC 관련 제품을 판매한다는 이야기가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까지 풍부한 판팁 플라자
중고 부품 상점도 적지 않다. 구매자를 기다리고 있는 중고 메인보드.
중고 부품 상점도 적지 않다. 구매자를 기다리고 있는 중고 메인보드.

판팁 플라자에는 그밖에도 중고 PC 부품 판매 및 수리 매장도 존재합니다. 카메라 관련 용품을 취급하는 매장이 모여있는 구역도 있으며, 최상층에는 프린터와 노트북 등을 위한 별도 구역까지 있습니다. 피규어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매장도 있었는데요. 수준급의 완성도와 다양한 제품에 많은 손님들이 지나던 발걸음을 멈추곤 합니다.

판팁 플라자 푸트코트의 모습. 현지 음식 위주로 판매되고 있다.
판팁 플라자 푸트코트의 모습. 현지 음식 위주로 판매되고 있다.

판팁 플라자 내부에는 층마다 먹거리를 판매하는 곳이 있어 출출한 손님들을 유혹합니다. 커피와 간단한 먹거리를 판매하는 카페는 기본, 현지식 식사를 판매하는 매장도 곳곳에 눈에 띕니다. 최상층에는 넓은 푸드코트까지 마련돼 있는데요. 60바트(한화 약 2000원) 안팎의 다양한 현지식 식사가 마련돼 있습니다. 배가 고파 매장 밖으로 나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습니다.

판팁 플라자 건너편에는 골목 시장이 있다.
판팁 플라자 건너편에는 골목 시장이 있다.

또한 판팁 플라자 건물 건너편 대로변 및 골목에는 시장이 넓게 형성돼 있습니다. 과일을 먹기 좋게 잘라 판매하는 상인부터 현지 간식이나 식사를 저렴하게 판매하는 상인이 적지 않습니다. 판팁 플라자 구경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들르기 좋은 코스라고 할 수 있겠네요.

◆온라인 판매 늘어나며 공실 발생한 판팁 플라자
고층에서 내려다본 전경. 과거에 비해 매장 수가 줄어든 것이 눈에 띈다.
고층에서 내려다본 전경. 과거에 비해 매장 수가 줄어든 것이 눈에 띈다.

JIB를 비롯한 태국 대형 PC 관련 제품 유통업체들은 온라인 판매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온라인 쇼핑이 늘어나면서 판팁 플라자와 같은 대형 오프라인 매장도 타격을 입었는지 건물 최상층부에는 빈 매장이 적잖이 눈에 띄었습니다. 1층 이벤트 매장의 경우도 예전에는 빈 공간이 없을 정도로 판매대가 많았는데 지금은 절반 정도는 빈 공간으로 남아있습니다.

한국의 용산 전자상가도 온라인 쇼핑 시대 이후 손님이 줄어든 탓에 공실률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태국 방콕의 용산이라고 할 수 있는 판팁 플라자도 같은 길을 걷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아직은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니 태국 방콕을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한 번 찾아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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