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하' 개발사인 모아이게임즈 이찬 대표는 지난 15일 지스타가 열리던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된 공동 인터뷰 현장에서 남을 의식하지 않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른 경쟁작들에 대해 신경을 쓰기보다 내부적인 부분에 주력했다는 것. 이찬 대표는 "독립 개발사로 출발해 2년 넘게 개발했다. 모바일게임 치고는 개발비도 많이 썼다고 들었다. 다른 게임과 비교해 뭐가 다른지보다 우리가 모바일게임에서 무엇을 어떻게 하고 싶은지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찬 대표는 "모바일게임이 자동 사냥에 치우쳤다는 지적이 많다. 그런 부분을 해소하려고 했다. 조작법에 대한 고민도 많았고 무기 스위칭 시스템을 넣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출시 시기도 다른 게임을 의식하지는 않고 있다. 넥슨 내부에서만 조율하고 있다"고 '마이웨이'를 강조했다.
여러 요소 중에서도 '트라하'의 가장 큰 특징은 인피니티 클래스다. 특정 직업을 골라서 게임에 임하는 것이 아니라, 장비 선택에 따라 역할이 달라지는 것. 이에 대해 이찬 대표는 "하나의 무기로 캐릭터를 성장시키다가 지루하면 다른 무기로 키우는 식의 플레이가 가능하다. 힐러 없는 파티로 던전에 들어갔는데 힐러가 필요한 상황이 오면 누군가가 무기를 지팡이로 바꿔 힐러 역할을 하는 식의 플레이를 기대하고 있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트라하'에는 다양한 비전투 콘텐츠도 존재한다. 이에 대해 이찬 대표는 "낚시나 채집, 채광, 탐험, 유적발굴 등 다양한 비전투 콘텐츠를 대부분 필드에서 즐길 수 있다. 6개 무기 중 3개를 선택해서 키우고, 비전투 직업 4개까지 총 7가지를 마스터하는 것이 게이머의 궁극적인 목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라하'는 개발 초기 단계부터 블록버스터 모바일 MMORPG로 기획됐다. 당시 모바일 기기 사양 대응, 해외 진출 등 부정적 의견도 많았지만 이찬 대표는 게임의 완성도만 보고 달려왔다. 그는 "처음에 모바일 MMORPG를 이렇게 규모 있게 만든다고 하면 그럴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규모 있게 만들지 않으면 2, 3년 후에는 경쟁력이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래픽적인 부분에서 '지른' 부분이 많다. 타협하지 않았다"고 개발 초기를 회상했다.
이찬 대표는 "폰 대응 문제에 대한 지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모바일 기기 사양이 정말 빠르게 올라왔다. 최상 옵션을 너무 낮게 잡은 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글로벌 출시 시점까지 여유가 있기 때문에 해외 모바일 기기 사양도 게임 구동에 무리 없을 정도로 충분히 올라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인기 온라인게임 IP를 활용한 신작 모바일게임 출시가 업계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메이저 업체들의 대형 IP 신작 홍수 속에서 오리지널 IP 신작이 관심을 끌기 어려울 수 있다. 이에 대해 이찬 대표는 "독립 개발사로 출발해서 IP를 받아오기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당시도 이미 IP 게임이 유행이었기 때문에 2-3년 후에는 다시 신작을 찾는 수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기존 IP 게임에 질리는 시기가 오지 않을까 한다"고 언급했다.
이찬 대표는 "오래 갈 수 있으면 한다. 살아남는다면 알려지고 글로벌 진출까지 갈 수 있지 않겠나. 어느 정도의 성과를 얻는다면 차기작을 계속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정도의 성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소박한 꿈에 대해 털어놨다.
이찬 대표가 밝힌 꿈은 크지 않지만 '트라하'는 결코 작게 볼 수 없는 대형 모바일 MMORPG다. 5km에 달하는 대규모 오픈필드와 고품질 그래픽, 다양한 콘텐츠를 탑재하고 있으며 인피니티 클래스라는 독특한 시스템으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스타를 통해 국내 게임 마니아들에게 좋은 첫인상을 남긴 '트라하'가 모바일게임 시장에 얼마나 큰 반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