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게임전문미디어협회(KGMA, 회장 이택수)는 22일 '늘어나는 중국게임 수입, 어떻게 봐야하나'를 주제로 신년 토론회를 개최했다.

한국게임전문미디어협회와 한국게임학회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매경닷컴, 매경비즈가 후원한 이번 토론회에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한콘진) 이태희 유통지원팀장, 이엔피게임즈 이승재 대표, 한국게임학회 위정현 학회장(중앙대학교 교수), 매경게임진 이창희 국장 등 4인이 발제 및 토론자로 나섰다.

먼저 토론회 1부에서는 한콘진 이태희 팀장이 '중국게임 수입의 현황과 전망'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어 이승재 대표가 '게임 산업계가 생각하는 중국게임 수입', 위정현 학회장이 '늘어나는 중국게임 수입의 문제점 및 대응 방향', 이창희 국장이 '미디어가 바라보는 중국게임 수입'을 주제로 각각 업계와 학회, 미디어의 시각에서 관련 내용을 다뤘다.

2부에서는 4인의 토론자가 열띤 토론을 벌였다. 위정현 학회장은 "중국이 한국산 게임 판호 발급을 중단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 차원에서 항의조차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인 뒤 "정부 차원 대응이 어렵다면 민간 차원에서 비관세 장벽 등을 활용해 중국산 게임에 대한 제재를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콘진 이태희 팀장은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한국산 게임 판호 발급을 하지 않겠다고 한 적이 없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항의를 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을 것이다.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한국과 다른 중국 정부의 정치적인 특수성도 감안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앤피게임즈 이승재 대표는 "중국 게임을 수입해서 서비스하는 과정에서 여러 노하우를 배워 국내 개발사에 전수하는 등 순기능이 없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한국 서비스사 없이 직접 서비스하는 중국 업체들과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장치는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중국 직접 서비스 업체들의 과장 및 허위 광고와 먹튀 사례 등을 사례로 들며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국내 게임업계의 경쟁력 강화가 더욱 시급하다는 공감대도 형성됐다. 위정현 학회장은 "사람이 면역력이 좋으면 바이러스가 들어와도 큰 문제가 아니다. 면역이 약할 때 감기에 걸리면 바로 폐렴이 된다"며 "국내 게임산업이 대기업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중소개발사로 들어가든 자금이 줄어들어 생태계가 무너진 상황에서 중국게임이 들어와 중소 업체가 더욱 어려워진 악순환 구조"라고 지적했다.

토론자들은 중국 업체들의 기획력이나 개발력이 이미 국내 업체들을 추월한 상황이어서 이같은 구조가 이어진다면 중국산 게임의 국내 진출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공감대를 이뤘다. 메이저 업체들의 IP 게임 일변도 정책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이승재 대표는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 업체 스스로 자생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며 "대기업 또한 관련 노하우를 중소 업체에 전수하는 등 국내 게임산업 생태계를 위한 일을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신흥 시장 개척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콘진원 이태희 팀장은 "포스트 차이나 시장 개척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동남아시아뿐만 아니라 아프리카라도 나가고 싶은 지역이 있으시다면 현지 사정에 해박한 전문가를 모시고 강연 행사를 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동남아시아 지역의 경우 신흥시장으로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과 매력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엇갈리기도 했다.

토론을 통해 민간 차원에서 자율규제 위반 업체에 대한 제재를 비관세 장벽으로 활용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위정현 학회장은 "자율규제 확률 공개를 제대로 하지 않는 중국 업체들이 한국 업체의 두 배가 넘는다. 게임물관리위원회와 연계해 이들 업체들의 심의를 취소하는 등의 방법으로 국내 게임 서비스를 중단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희 팀장은 "콘진은 규제 기관이 아닌 진흥 기관이지만 지난해 심의자율기구가 발족된 것으로 안다. 앞으로 관련 활동을 기대하겠다"는 의견을 냈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