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이슬람 최고의결기관 MUI, '배그' 유해성 조사 돌입
복수의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은 인도네시아 이슬람 최고의결기관인 울레마협의회(MUI)가 '배틀그라운드'의 유해성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MUI 서자바 지부 라마 샤페이(Rahmat Syafei) 회장이 온라인게임, 특히 '배틀그라운드'의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는 것.
라마 샤페이 회장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소셜 미디어에 대해서는 이미 파트와(fatwa, 이슬람 율법에 따른 명령)가 존재하지만 온라인게임에 대한 것(파트와)은 없다.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는 "온라인게임이나 다른 것들로 인해 직접적이고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면 서비스를 금지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강력한 조치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같은 MUI의 행보는 최근 뉴질랜드에서 발생한 테러 범죄에 '배틀그라운드'를 비롯한 슈팅게임이 영향을 미쳤다는 일각에서의 주장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MUI는 4월 중으로 관련 조사를 마치고 일명 '배틀그라운드 파트와'를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인니 정통부 관계자도 '배틀그라운드' 서비스 중단 가능성 시사
이슬람 고위 관계자의 발언 이후 인도네시아 정부에서도 '배틀그라운드' 서비스 중단 가능성을 언급해 현지에서 '배틀그라운드 파트와' 관련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보통신부 세무엘 아브라니 팡게라판(Semuel Abrijani Pangerapan) 국장은 CNN 인도네시아와의 인터뷰를 통해 "MUI가 '배틀그라운드'가 유해하다는 판단을 내린다면 검토한 뒤 요청에 따라 서비스 금지 조치를 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종교계의 서비스 중지 요청이 있다면 정부가 수용하겠다는 이야기다.
파트와는 이슬람 율법에 따른 결정이나 명령으로, 공신력 있는 이슬람 단체에서 정한 파트와는 일부 국가에서는 법에 준하는 효력을 지닌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슬람교 신자를 보유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에서도 파트와의 영향력이 상당하다. 때문에 MUI가 '배틀그라운드 파트와'를 통해 게임에 유해성이 있다고 인정할 경우 서비스 중단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법에 준하는 효력 갖는 파트와, 서비스 중단으로 이어질까?
다만 현지 전문가들은 이번 MUI의 '배틀그라운드' 관련 조사가 실제 서비스 중단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른 이슬람 국가에서는 종교적인 이유로 일부 게임의 서비스 중단 사례가 있었으나 극히 드물고, 인도네시아에서는 전례가 없는 일이기 때문.
또한 인도네시아는 이슬람 국가가 아닌, 헌법상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이기 때문에 특정 종교로 인해 온라인게임 서비스를 중단하는 일은 다른 종교를 믿는 이들에게 지지를 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에서 MUI가 '배틀그라운드' 서비스 중단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을 거라는 분석을 내놓는 이들도 있다.
◆펍지 '노 코멘트', 현지 게이머들은 해프닝 취급
다만 현지 게이머들은 이번 사안을 하나의 해프닝으로 보고 있다. MUI가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아 벌어진 일일 뿐이라는 것. 현지 게임 전문 매체들 또한 MUI의 관련 행보를 풍자하는 관련 기사를 쏟아내며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 않는 분위기다. 신흥 시장 동남아시아 주요 6개국 중 하나인 인도네시아서 '배틀그라운드'가 정상적인 서비스를 이어가며 인기를 유지할 수 있을지, MUI의 결정에 현지 관계자들과 게이머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배틀그라운드' 개발사 펍지주식회사는 '배틀그라운드 파트와' 관련 본지 문의에 대해 "공식적으로 밝힐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배틀그라운드'는 인도네시아서 모바일 버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3일 현재 구글 매출 2위, 애플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PC 버전도 e스포츠 대회가 진행되는 등 인기리에 서비스되고 있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