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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데브캣 김동건 PD "과거 게임 기억하는 일 중요"

[이슈] 데브캣 김동건 PD "과거 게임 기억하는 일 중요"
'마비노기' 개발자로 잘 알려진 김동건 넥슨 데브캣 스튜디오 총괄 프로듀서가 과거에 대해 강조했다. 게임업계의 미래를 위해 과거 일들을 기억하고 현재와 미래로 이어가야 한다는 것.

김동건 PD는 24일 판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19년 넥슨개발자컨퍼런스 기조강연을 통해 "과거에 만들어진 국산 게임들은 너무 빨리 유실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과거 게임들이 점으로 존재하다 사라진다. 점과 점 사이에 선을 긋고 연결해서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래를 위해 과거를 이야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동건 PD는 "다음 세대의 게임 개발을 위한 토양이 될 수 있도록 더 많은 국내 게임의 개발 히스토리가 공개되기를 바란다"며, "많은 사람들이 국내 게임들의 과거 이야기를 꺼내고 돌아볼 때 게임의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동건 PD는 '마비노기' 개발을 마무리한 뒤 작성한 개발완수보고서를 설명하며 과거 경험을 다른 이들과 공유하는 일이 산업 발전에 큰 밑거름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사에서 시키지 않았지만 A4 용지 수백 페이지 분량의 '마비노기 개발완수보고서'를 작성했다. 초기 기획부터 출시 이후까지 '마비노기' 개발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 있다. 프로젝트 완료의 의미이기도 하고, 다른 이들과 노하우 공유 등에 활용하기 좋다. 여러분들도 회사에서 시키지 않더라도 개발완수보고서를 한 번 작성해보시라"고 말했다.

'할머니가 들려주신 마비노기 개발 전설'을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선 김동건 PD는 '마비노기' 개발 과정에서 있었던 아찔했던 순간들에 대한 경험도 가감없이 털어놨다. 김 PD는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지 않았던 상황에서 게임을 서비스하기 시작해 이용자 DB 저장에 5분이 걸렸던 일과 턴제에서 벗어나려고 의도했으나 정작 이용자들이 '마비노기'를 턴제 게임으로 받아들였던 과거, 8비트 PC에서 베이직 명령어를 활용해 사운드를 만들었던 일까지 진솔하게 이야기했다.

김동건 PD는 "DB 저장에 5분 걸리는데 5분 안에 서버가 다운이라도 되면 큰일 나는 상황이었다. DB에 대한 개념을 배우면서 게임을 만드느라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 턴제에서 벗어나려고 했는데 '턴제 게임'으로 분류되는 아이러니도 있었는데, 전투 타격감이나 컷씬 연출 등 고집스럽게 넣은 부분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슈] 데브캣 김동건 PD "과거 게임 기억하는 일 중요"

김동건 PD는 '마비노기'를 아끼고 성원해준 이용자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테스트 서버를 열기로 했을 때였는데 문제가 생겨 제때 열지 못했다. 자정이 다 돼서야 서버를 열었는데 게임 안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용자들이 접속해줬고, 질책 대신 '게임 분위기가 좋다'며 응원해줬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 정말 감사하다"고 밝혔다.

김동건 PD는 '내성적인 나도 마비노기에서 친구를 만났다'는 이용자들에게서 적지 않은 감동을 받았다고 회고했는데, 이는 기획 초기부터 전적으로 의도된 부분이다. 그는 "다정함이라는 것은 누구나 원하지만 쉽게 경험하기 어려운 부분인데, '마비노기' 이용자들이 그런 부분을 느낄 수 있도록 많은 부분에서 신경을 썼다. 내 생일을 기억해주고 빵을 건네주는 '나오'도 그런 측면에서 기획됐다. 이용자들이 캐릭터와 일체감을 느낄 수 있도록 캐릭터 동작이나 자세에도 많은 신경을 기울였다"며 '마비노기'가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설명했다.

김동건 PD에게 '마비노기'는 과거의 게임이 됐지만, 그는 '마비노비 모바일'을 통해 과거와 연결된 현재, 현재와 이어질 미래를 그리고 있다. 그는 '마비노기'와 '마비노비 모바일'의 시작 화면을 차례로 참관객들에게 보여주며 "'마비노기' 광장이 이렇게 달라졌다. '마비노기 모바일'를 통해 단순 복각판이 아닌 새로운 것들을 보여주고 싶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온 '마비노기'가 현재를 지나 미래로 연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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