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준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 학과 교수는 25일 판교 일대에서 열리고 있는 '2019년 넥슨개발자컨퍼런스(NDC)'에서 연사로 나서 "게임과몰입은 자기통제가 부족할수록 발생하기 쉬우며, 게임 자체의 문제가 아닌 심리사회적인 외부 영향에 큰 영향을 받는다"고 밝혔다.
정의준 교수는 '4년간의 여정: 청소년과 게임에 대한 2000가지 기록'이라는 주제로 게임과몰입 현상이 왜 한국을 비롯한 동양권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날까에 대한 4년간의 추적조사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정 교수는 청소년 게임과몰입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자기통제를 꼽았다. 자기통제력이 떨어지는 사람일수록 게임과몰입이 나타날 개연성이 높다는 것. 정 교수는 "게임 이용시간보다 자기통제가 게임과몰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기통제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 게임을 금지하더라도 다른 미디어에 과몰입할 수 있다는 이야기"라며 게임 그 자체의 문제로 과몰입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청소년의 자기통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모의 과잉간섭이나 학업 스트레스 등 사회적인 요소들이라고 정 교수는 덧붙였다. 정 교수는 "부모가 자기통제력이 강하고 자식을 지지하는 경우 아이의 자기통제력도 높아지고 게임과몰입 비율도 낮아진다. 반대로 부모가 자기통제 능력이 떨어지고 과잉간섭하며, 고독이나 우울 등의 심리 상태일 경우 자식의 자기통제가 떨어져 게임과몰입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5년 동안 추적조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과몰입 상태에서 1년 정도 경과하면 50-60%가 일반 상태도 돌아왔으나 과잉간섭 등의 요인이 발생한 경우 다시 과몰입 상태로 돌아가는 경향이 나타났다"며 부모의 지나친 간섭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청소년이 게임과몰입 상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정 교수는 게임과몰입을 질병으로 분류할 근거가 빈약하다는 입장 또한 밝혔다. 그는 "5년 동안 지속적으로 과몰입 상태를 유지한 비율은 1.4%에 불과했다. 해당 대상자들 또한 병적인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 게임과몰입이 질병이라면 5년 동안 과몰입 상태가 유지될 경우 폐인 수준이 돼야 하는데 그런 사례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아시아 지역의 대학입시 스트레스가 해당 지역 청소년들의 게임과몰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정 교수는 "아시아 지역의 문화적인 특성인 대학입시로 인해 아시아 청소년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자기통제력이 떨어져 해당 지역에서 게임과몰입 현상 발생 빈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친구나 교사, 부모의 지지 등 긍정적인 외부 요인은 청소년의 자기통제력을 높여 게임과몰입 방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요인의 영향을 많이 받는 청소년의 특수성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