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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영주 만들기] 2화

최강 영주 만들기 표지
최강 영주 만들기 표지
[데일리게임]

2. 영주님의 성

정신을 차렸을 때 모든 것이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그것이 너무나도 견디기 힘들었다.

붉게 타오른 자신의 집에서 나온 검게 변해 버린 두 구의 시체를 본 순간 강해는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로 몸을 덜덜 떨어야만 했다.

“헉!”

악몽을 꾼 것인지 눈을 뜬 강해의 온몸은 땀에 절어 있었다.

“어? 뭐지?”

악몽이야 자주 그렇게 꾸었기에 이제는 대수롭지도 않았다.

하지만 무언가 이상함이 느껴졌다.

“연기? 이 냄새는?”

주변으로 자욱하게 연기가 나고 있었다.

그리고 무언가가 타는 냄새가 났다.

강해는 그 냄새와 연기가 나는 곳을 향해 비틀거리며 걸었다.

지금 이곳이 어디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불은 자신에게 끔찍한 기억을 안겨 주는 것이었다.

“난간?”

커다란 난간이었다.

그 난간에 도착을 하자 뜨거운 바람이 강해의 얼굴을 때렸다.

그리고 난간 아래로 불길이 치솟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화르륵!

불길에 사람들의 몸이 불타고 있었고 검게 시체가 되어 가고 있었다.

“으으! 으으으!”

강해는 두 눈 가득히 그 광경을 보며 자신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불길에 타죽을 때처럼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있었다.

부들! 부들!

오직 거대한 난간에 서서는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불길이 치솟아 오르는 지상을 내려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또…… 또다시 탄 것인가? 내 모든 것이?’

부모님이 남겨 주신 돈은 부모님이 아니었다.

오히려 부모님 대신으로 받은 것이라 더욱더 역겨웠다.

차라리 부모님이 돌아오실 수만 있다면 그깟 돈들 다 사라져도 좋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아무렇지도 않게 돈을 써 버린 것인지도 몰랐다.

거기에 다가 자신의 성이 점점 강해지고 튼튼해진다면 그런 돈 따위는 전혀 아깝지 않았다.

“하하! 하하하!”

하지만 이제는 모든 것이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고 강해는 자신 역시 끝났다고 여겼다.

결국 지켜 내려고 했지만 지키지 못한 것이었다.

“이대로 나도 불길에…….”

강해는 치솟아 오르는 불길을 바라보며 난간에서 몸을 던지려고 했다.

그러면 모든 것이 해결이 될 것만 같았다.

더 이상 괴로워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었다.

만약 자신을 막는 간절한 목소리가 없었다면 강해는 그렇게 마지막을 향해 뛰어내렸을 터였다.

“영주님! 영주님! 어디 계십니까!”

“영주님을 찾아라! 영주님을 찾으란 말이다!”

강해는 난간에서 떨어지기 직전에 왠지 모르게 자신을 찾는 듯한 목소리들을 들었다.

“영주님! 안 돼요!”

“……?”

강해는 난간의 입구에서 자신을 향해 손을 뻗는 아름다운 엘프 여인을 보았다.

‘꿈이라도 꾸고 있는 건가? 아니 꿈이겠지. 분명 게임에서 내 성이 불타 버린 것이 이런 꿈을 꾸게 만드는 것이겠지.’

너무나도 예쁜 얼굴에 귀가 길쭉한 것이 분명 엘프였다.

물론 절대 현실에 있을 수 없는 존재였다.

왠지 모르게 눈에 무척이나 익은 얼굴이었는데 문제는 엘프라는 것이 자신의 눈앞에 있을 리가 없다는 것이었다.

강해가 그렇게 멍하니 그 엘프를 바라보고 있을 때 순식간에 그녀가 그의 몸을 붙잡았다.

“영주님! 안 돼요! 제발! 이러지 마세요.”

두 눈 가득히 눈물을 흘리며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에 강해는 어리둥절했다.

그녀는 사랑스럽게도 눈가에 가득 눈물이 고인 채로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강해에게 사정했다.

그녀가 강해를 붙잡고 있는 사이 다른 이들이 들이닥쳤다.

“영주님!”

“강해 영주님!”

커다란 털북숭이 같은 거한 한 명과 날렵하게 생긴 미남자 한 명이 달려왔다.

그들 모두 사색이 되어서는 강해를 바라보고 있었다.

“…….”

강해는 그제야 뭔가 이상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꿈치고는 너무나도 리얼했기 때문이었다.

“크으윽! 저희가 조금만 빨리 도착을 했더라면…….”

“죄송합니다. 영주님! 영주님께서 이런 수모를 당하시게 하다니.”

“영주님! 제발! 포기하지 말아 주세요. 영주님이 없으시면 저희는…….”

강해는 정말이지 미치고 팔짝 뛸 지경이었다.

도무지 이해를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뭐지, 이건?’

분명 자신은 원룸에 누워서 킹덤 언더 워라는 스마트폰 웹게임을 하고 있던 중이었다.

그러다가 핸드폰을 집어던져 버리고서는 침대에 누워 잠이 들었었다.

그리고 부모님이 불에 타 돌아가시던 꿈을 꾸었고, 이번에는 자신이 애지중지 키워 왔던 성이 불타는 꿈을 꾸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지금 점점 정신이 또렷하게 돌아오고 있었다.

꿈하고는 다른 마치 현실인 것 같은 느낌과 생생함이 느껴지는 것이었다.

강해는 손가락으로 자신의 뺨을 꼬집었다.

“아프다.”

꿈이 아니었다.

하지만 현실이면 안 되는 것이었다.

“영주님!”

자신의 앞에 낯이 무척이나 익지만 전혀 모르는 사람 세 명이서 중무장을 한 채로 엎드려 훌쩍이고 있었다.

강해는 세 사람을 훑어보고서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혹시 엘리세? 라이칸드…… 헤로스?”

“예! 강해 영주님! 하명하십시오!”

강해는 자신을 향해 강해 영주라고 하는 것에 강해가 뭔가 하는 생각을 잠시 동안 했다.

‘킹덤 언더 워의 캐릭터 명이…….’

눈에 무척이나 익은 저들은 자신의 영웅들이었다.

킹덤 언더 워는 영웅들을 고용해서 전쟁이나 각종 내정에 효율을 높일 수 있었다.

물론 영웅들에게는 등급들이 나눠져 있었고 당연하게도 강해는 지금 눈앞의 이들을 뽑기 위해 상당한 현질을 해야만 했다.

강해는 현기증이 나서 손으로 머리를 잡으며 비틀거렸다.

“영주님!”

물컹.

팔을 타고 느껴지는 부드러운 감촉에 강해는 자신을 붙잡은 존재를 바라보았다.

“…….”

무심히 바라보는 강해의 시선이었지만 엘리세는 표정을 굳히며 두려운 듯이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영주님의 신체에 허락도 없이 손을 대서.”

이내 물러나는 엘리세에 강해는 인상을 찡그렸다.

성에서 영주는 곧 법이었고 전부였다.

성의 모든 것은 영주의 소유였고 영주의 마음대로 처분이 가능했다.

그것은 영웅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러니 영주가 인상을 찡그리며 기분 나빠하면 그 아래의 영주민들은 어쩔 줄을 몰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물론 강해는 그런 것에 대한 생각이 있을 리가 없었다.

‘꿈이구나. 꿈이야. 정말 웃기는 꿈이네. 게임 좀 적당히 해야 하려나?’

강해는 몸을 돌려서는 우뚝 솟은 성의 중앙 난간을 통해 자신의 성을 바라보았다.

아직도 꺼지지 않는 불길에 열기와 탄내가 나고 있었다.

무심히 그렇게 불길을 보고 있다가 강해는 인상을 찌푸리며 외쳤다.

“인벤토리 오픈!”

강해의 눈앞에 오직 강해만이 볼 수 있는 아공간이 생겨났다.

그 안에는 엄청난 숫자와 종류의 캐시템들이 들어 있었다.

각종 패키지를 구입했던 터라 그에 포함이 되어 있던 게임 머니인 골드들이 쌓여 있었다.

그 캐시템들을 하나하나 바라보던 강해는 원하는 것을 발견했는지 선택을 하고서는 외쳤다.

“복구!”

성이 공격을 받아 불에 타고 내구도가 떨어지면 캐시템을 이용해서 복구를 한다.

그러면 내구도가 회복되며 불길은 사라지게 된다.

그냥 놔두면 불이 꺼지기도 하지만 내구도가 회복되지 못했고 그 내구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자원과 시간이 들어갔다.

그렇게 강해의 외침에 불길이 사라져 버렸다.

‘역시 꿈이구나.’

강해는 꿈이 분명하다면서 깨끗하게 변해 버린 성의 정경을 둘러보았다.

불길에 탄 구석이 이제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마치 새것 같은 성의 모습에 강해는 그러면 그렇지 하는 생각을 하며 꿈이 빨리 깨기만을 기다렸다.

대마법사.

킹덤 언더 워에서의 각 영주들은 영지민들에게 이계에서 자신들을 다스리기 위해 온 신이나 대마법사로 여겨지고 있었고 당연히 두려움과 함께 존경의 대상이었다.

“여……영주님!”

“역시 우리 영주님의 능력은 대단하시단 말이야. 이 엄청난 불길을 잡으시다니.”

강해는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두 눈에 존경이 가득한 세 사람을 볼 수 있었다.

강해는 고개를 돌려서는 난간의 밖 멀리 보이는 치료소를 바라보았다.

성은 복구가 되었지만 부상을 당한 병사들이 치료소로 속속 모여들고 있는 것이 보였다.

군대가 전투를 치르고 나면 부상자들이 생기게 되는데 그 부상자들이 치료소에 모여들게 된다.

물론 치료소에는 대기인원이 한정이 되어 있었고 그 대기 인원 이상의 부상자들이 생기면 그 즉시 사망자 처리가 되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치료소는 성 내에서도 무척이나 중요한 건물이었다.

강해는 그런 치료소에 부상자들이 북적이는 것을 확인한 것이었다.

적들의 공격에 생겨난 부상자들 일 터였다.

강해는 다시 한 번 인벤토리를 열어서는 캐시템에 손을 가져다 댔다.

“즉시 치료.”

치료소에 입원을 한 부상자들은 병영에서 병력 생산을 하는 것에 10분의 1의 자원을 소모해서 치료를 하게 된다.

치료 시간 또한 생산 시간에 10분의 1의 시간이 걸리지만 문제는 너무나도 많은 부상자들의 경우는 엄청난 자원과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현질러들에게 있어서는 골드를 이용해 산 캐시템을 사용해서 즉시 치료를 할 수 있기에 다른 이들보다 빠른 병력 회복을 할 수 있었다.

물론 상당한 돈이 소요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역시나 이번에도 치료소의 부상자들의 치료가 즉시 이루어져 버렸다.

“여…… 역시.”

“영주니임!”

강해는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등줄기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리는 느낌이었다.

‘꿈이 안 깨네.’

강해는 이번에는 뭘 해 볼까 하는 생각을 하며 영주성의 난간 위에서 자신의 성을 둘러보았다.

그러자 한창 공사 중인 듯한 도서관이 보였다.

성의 각종 기술 연구를 위한 도서관 건물은 상위의 병사들을 생산해 내거나 다른 고위 건물들을 세우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건물이었다.

그런 건물이 지금 공사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즉시 완공!”

상당한 시간이 걸릴 공사였지만 현질의 힘은 대단했다.

거대한 건물의 공사가 빛과 함께 완공이 되어 버렸다.

“오오!”

“아아! 영주니임!”

정말이지 현기증 날 정도로 뒤에서 감탄사들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강해는 이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이 근엄한 표정으로 난간 밖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꿈이 빨리 깨기만을 바라면서 가만히 영주성의 중앙 난간에서 바람을 맡고 있을 때 강해는 검은 물결들이 영주성으로 점점 다가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사람?”

강해는 그 검은 물결들이 사람들임을 알 수 있었다.

엄청나게 많은 숫자의 사람들이 점차 영주성의 중앙 광장으로 모여들었다.

소름이 돋는 광경이었지만 강해는 그들이 영주성을 습격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오래지 않아 알 수 있었다.

설령 습격한다고 해도 이것이 꿈이라면 아무런 상관도 없을 터였다.

그들은 강해의 성의 영지민들이었다.

그들 모두 자신들의 영주를 보기 위해 모여든 것이었다.

지금껏 영주는 자신들을 지켜주고 있었고 풍족하게 해 주었다.

끝없는 발전과 함께 비록 다른 성을 불태우고 약탈을 했을지언정 자신들에게는 아낌없이 베풀었던 최고의 영주였다. 비록 전쟁에서 패배를 했지만 놀라운 마법으로 성을 복구시키고 부상자들을 치료했으며 다시 부흥을 위해 건물을 높게 올렸다.

그런 그들이 강해를 올려다보고 있는 것이었다.

강해는 그런 영주민들을 바라보며 처음에는 어쩔 줄 몰라 하다가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알 수 있었다.

“손을 들어 주세요. 영주님의 무사함을 확인하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

신하의 조언에 강해는 손을 들어 올렸다.

강해 스스로도 이제 지금 무슨 짓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들려온 환성 소리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와아아아아아!”

“영주님! 만세!”

“영주님! 만세!”

수많은 이들의 환성 소리는 온몸에 소름이 돋게 하기에 충분했다.

강해는 깨라는 꿈은 안 깨고 소름이 돋는 몸에 부르르 떨고서는 안절부절못하다가 더는 참을 수 없는지 성의 내부로 들어가 버렸다.

강해가 그렇게 영주성 내부로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영지민들의 환호는 멈출 줄을 몰랐다.

“따라오지 마. 아무도.”

“예! 알겠습니다. 영주님!”

세 명이 자신을 따라오는 것에 강해는 따라오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고 그런 지시에 순순히 따르는 신하들이었다.

강해는 어디 혼자 쉴 곳을 찾고자 했지만 자신이 만든 성은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고 있었기에 어디로 가야 할지 알지 못했다.

“제길!”

그렇게 강해는 자신의 성에서 길을 잃어야만 했다.

벌컥!

“여……영주님!”

그나마 다행이라면 강해의 얼굴을 모르는 이는 아무도 없었고 영주성의 모든 것은 강해의 것이기에 아무 문이나 열고 들어가서는 의자로 보이는 곳에 앉아 있어도 누구 하나 뭐라고 하는 이가 없다는 사실이었다.

“나가.”

뭔가 일을 하고 있던 듯했지만 강해가 의자를 끌어와 앉아서는 나가라고 지시를 내리자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는 사람들이었다.

“…….”

그렇게 강해는 혼자 머리를 쥐어뜯으며 빨리 꿈에서 깨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부질없는 소망이었다.

“도대체 여긴 뭐냐고!”

강해의 비명소리가 울렸지만 누구 하나 속 시원하게 알려주는 이는 없었다.

그렇게 강해, 아니 강해 영주는 자신의 성과 함께 이계로 차원이동을 하게 되었다.

박천웅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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