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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영주 만들기] 4화

최강 영주 만들기 표지
최강 영주 만들기 표지
[데일리게임]

4. 상황 파악

100만의 인구수를 자랑하는 자신의 성에 자부심이 생길 법도 했지만 강해는 머리를 싸매고 누워 있어야만 했다.

“상식적으로 중세 시대의 성에 100만 명이 모여 있을 수가 있어? 아니 대한민국에서도 100만의 도시라면 화성시나 창원시 정도나 돼야 가능한 인구인데, 그 동네가 얼마나 크고 고층 아파트들이 즐비하냔 말이야.”

강해는 모르고 있었지만 고대 지중해 시대의 로마나 알렉산드리아의 인구가 100만에 가까웠을 정도로 대규모 중세 도시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고구려 시대의 국내성도 25만 이상의 규모를 자랑하고 있었고 조선시대 한양의 인구수도 30만을 자랑할 정도였다.

그 당시의 한양의 도시 크기와 지금의 서울의 도시 크기를 단순 비교할 수는 없었지만 한양과 주변 외각 지역까지 한다면 100만의 인구를 가질 수 있었다는 소리였다.

물론 100만의 도시라는 것은 현대 시대가 아니라면 지탱할 수 있는 규모를 벗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었다.

일단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식량의 확보가 되지 않는다면 오래지 않아 아사자들로 인해 아비규환의 장면들이 연출될 것이었다.

강해가 만약 현질을 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성장을 했다면 병력은 10만 내외에 인구수도 30만 정도의 도시를 가지게 되었을 터였다.

하지만 비정상적인 운영으로 인해 보정이 되다 보니 터무니없는 인구를 가지게 되었고 일개 영지의 규모가 아닌 거의 중세 국가급의 인구수를 가지게 된 것이었다.

보통 중세 시대의 인구 대비 병력은 10%를 넘기지 못하게 되어 있었다.

그 이상이면 절대 국가를 유지할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본다면 강해가 보유하고 있는 병력이라면 300만 정도의 인구를 가져야만 한다는 소리였다.

하지만 강해의 영지의 영역이 그 정도로 넓어질 수가 없었고 결국 100만 정도에서 멈추어 버리고 만 것이었다.

물론 현재의 영지의 총 영역에서 이 인구가 계속 유지된다면 일 년 안에 80% 이상의 아사자가 발생하게 될 터였다.

정말이지 끔찍한 일이었지만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지는 못하고 있는 강해였다.

물론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성 내의 인구가 너무 많아. 다른 성을 차지할 수 있을까?”

강해는 몇 가지 실험으로 자신이 게임 속에 들어와 있었지만 게임의 룰과는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정말 게임 속이 맞기는 맞는 건가?’

물론 실제로 강해는 게임 속에 들어와 있는 것은 아니었다.

강해와 영지의 사람들은 아직은 알지 못하고 있었지만 강해의 성은 아르메니아 대륙이라고 불리는 전혀 알 수 없는 세계로 차원이동을 해 있는 상황이었다.

그 아르메니아 대륙에도 인간과 같은 지적 생명체들이 존재했고 인간 이외의 다른 종족들과 몬스터들이 존재하는 세계였다.

“그러고 보니 이 근처에 약탈지 성 하나 있었지? 라이칸……. 아니 이런 일에는 헤로스가 적격이지. 헤로스를 불러와라!”

강해는 어느덧 영주의 역할에 점차 익숙해지고 있었다.

아니 실제로는 아직도 지금은 게임과 같다고 여기고 있었기에 명령과 지시를 내리는 것에 거리낌이 없었다.

물론 처음에는 엄청나게 놀라기는 했지만 인간이란 결국 자신의 위치에서 적응을 하기 마련이었다.

“신 헤로스! 영주님의 부름에 도착했습니다.”

화려한 활을 등에 메고 있는 미남자에 강해는 조금은 부럽다는 듯이 그 아름다운 얼굴을 쳐다보다가 한숨과 함께 명령을 내렸다.

“병력을 내어 줄 테니 여기서 제일 가까웠던 그 12레벨짜리 성을 점령해라. 영지민들을 이주시킬 것이니…….”

강해는 잠시 고민을 하다가 이내 잔인한 명령을 내렸다.

“그 성의 영지민들은 쫓아내 버려.”

자신의 성에 대한 애착이 강했던 만큼 타인의 성에 대해서는 무자비한 폭군이 강해였다.

아니 사실 킹덤 언더 워와 같은 게임이라는 것이 인간의 정복욕을 극도로 불러일으키기에 그런 잔인한 결정을 수시로 하게 만들었다.

어차피 자신은 오직 명령만을 내릴 뿐 성의 영지민들이나 군사들이 어떻게 되는지 두 눈으로 확인을 하는 것이 아니었다.

직접 잔인하고 참혹한 상황을 목격한다면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었으나 지금으로서는 자신의 안위와 성에 대한 걱정이 더 클 수밖에 없었다.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게임이라면 불가능하겠지.’

강해는 잘 알지는 못하지만 지금의 자신의 성으로는 100만의 인구를 절대 감당해 낼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다른 게임은 다른 영주의 성도 차지할 수 있던데 말이야.’

킹덤 언더 워와는 달리 다른 웹 게임들의 경우는 상대의 영지를 자신의 영지로 먹을 수도 있는 방식도 있었다.

혹시나 그것이 가능할까 하는 생각에서 시도해 보려는 것이었다.

그렇게 지시를 내린 강해는 오래지 않아 멀뚱히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헤로스를 볼 수 있었다.

“왜 안 가?”

자신이 가라고 하면 갈 것이지 안 가고 있는 헤로스에 의아해하던 강해는 곧바로 충격적인 말을 들어야만 했다.

“그 성 없어졌습니다만.”

12레벨 규모의 성이라면 강해 자신의 성만큼은 아니지만 대략 5~6만 정도의 병력을 쌓아놓을 수 있을 정도의 성이었다.

당연히 인구 한 20만 정도는 떼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거기에다가 바로 옆이라고는 하지만 게임 설정 상 7km 정도 되니 배후 도시로 삼기에도 좋았다.

“뭐? 없어져? 내가 너무 많이 약탈해서 성의 뿌리 기둥까지 다 털어먹은 거야?”

강해는 정말로 놀라서는 충격 먹은 표정으로 헤로스를 쳐다보았다.

사실 수시로 계속 약탈을 감행했으니 어쩌면 그럴 수도 있을 터였지만 가져와 봐야 식량과 목재 그리고 철광석만 가지고 왔을 뿐이었다.

“아닙니다. 성 자체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주변에 있던 성들도 다 사라졌습니다.”

수백 번도 넘게 약탈을 해 왔던 주변 50km 내의 모든 성들이 사라져 있었다.

나중에는 서울에서 대구까지의 거리에 가까운 250km 거리까지 약탈을 감행했었으니 헤로스의 입장에서는 눈 감고도 찾아갈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런 성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는 것이었다.

“거기에다가 지형지물이 모두 바뀌어져 있었습니다.”

“뭐? 지형도 바뀌어?”

사실 강해만 충격을 받은 것이 아니라 영지의 영지민들과 영웅들 모두가 갑작스러운 변화에 충격을 받고 있었다.

자신들의 몸과 정신이 무언가 변화가 있다는 것은 어렴풋이 느끼고 있기도 했지만 자신들이 알고 있던 것과 달라진 주변 세상에서 강해와 같은 충격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자신들의 영주인 강해에게 그런 모습을 보일 수는 없었다.

어찌된 일인지 강해에 대한 절대 충성은 변하지 않은 것 같았다.

“그러니까 성들도 다 사라져 있고 지형도 바뀌어 있다는 말이야?”

“그렇습니다.”

강해는 이미 주변 정찰을 한 모양인 헤로스의 설명에 어찌 된 일인지 고민을 했다.

‘설마 나 도시 이동을 사용한 건가?’

도시 이동이라는 아이템을 사용하게 되면 월드 맵의 특정 지역으로 해당 영지를 옮길 수 있었다.

강해가 전쟁 보호라는 아이템을 사용하고 난 뒤에 심각하게 고민을 했던 것이 도시 이동이었다.

“사용한 기억은 없었는데 무의식중에 사용을 한 건가?”

설령 사용을 했다고 하더라도 사실은 상관은 없었다.

“혹시 몬스터들도 없어?”

강해는 혹시나 싶은 생각에 물었다.

“아닙니다. 몬스터들은 돌아다니더군요.”

몬스터가 돌아다닌다는 말에 역시나라는 생각을 하며 킹덤 언더 워의 세계가 확실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럼 좀 멀리 있다고 해도 다른 성들도 있겠지. 그럼 그 성들을…….”

강해는 아무 생각 없이 다른 성들을 침략하자고 말을 하려고 했다가 입을 다물었다.

‘잘못하면 반격 당한다.’

전에 있던 위치에서의 주변 성들이야 강해의 지나친 괴롭힘으로 인해 다들 유저들이 접은 상태였다.

하지만 새로운 지역에서의 유저들이 접었는지 아니면 계속 플레이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고 그런 유저들 중에 연맹에 가입이 되어 있다면 상당히 골치 아픈 상황이 올 수도 있었다.

또다시 무수하게 많은 붉은 선들과 만나게 될지도 몰랐다.

‘잠시만 그리고 이곳에서 현질 할 수 있나? 지금 골드가 얼마나 남아 있는 거지?’

강해는 자신이 게임 속에 들어와 있는 상태에서 통장에 있던 돈으로 골드와 아이템들을 살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그럼 일단 주변 정찰부터 해 봐. 은신 스킬 가지고 있지? 안 들키게 주변 성들 찾아서 상황 파악 좀 하고 혹시라도 연맹에 가입되어 있으면 해당 연맹도 조금 조사해 보고.”

“알겠습니다. 영주님.”

강해는 월드맵이 보이지 않는 것에 답답함을 느껴야만 했다.

월드맵이 보였다면 점 더 편하게 주변에 대한 상황 파악을 할 수 있었을 터였다.

‘어쩔 수 없는 거지.’

그나마 캐시 아이템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만 해도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며 강해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했다.

‘현실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겠지만 그 전에 이 게임 속에서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다.’

도시 이동을 했다면 자신을 공격했던 연맹으로부터의 공격을 받을 위험은 없을 터였다.

하지만 주변의 강력한 연맹이 자신을 공격하게 될지 알 수는 없다는 것도 문제였다.

킹덤 언더 워의 127번 서버에서 성의 발전도나 전투력 및 영주 레벨에서 랭킹 1위였기에 개별 영주의 공격을 두려워 할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잘못하면 정말로 죽을 수도 있는 것이었다.

“엘리세! 엘리세!”

강해는 처음 자신의 자살을 막았던 엘프 여인인 엘리세를 찾으려고 했다.

“하아! 일단 영주성 지리부터 외워야겠네.”

게임 때와는 달리 영웅에게 명령을 내리기 위해서는 직접 만나야 했다.

물론 불러오면 될 일이었지만 어디를 가려고 해도 과도하게 넓은 영주성 때문에 길을 잃기 일쑤였다.

‘자기 집에서 길을 잃는다니 이 얼마나 웃긴 일이야.’

영주성이라는 것이 영주가 사는 곳이기는 하지만 수많은 관련 기관들과 수많은 사람들도 같이 살아가니 하나의 작은 도시나 다를 바가 없었다.

거기에 더해 강해는 킹덤 언더 워에서처럼 영지 내의 모든 일을 전부 해 왔었기에 지금 상당히 암담함을 느끼고 있었다.

“식량 수확부터 도시 공사 연구 개발까지 전부 내가 직접 누르고 완료하고 병력 생산하고 전투 지시 내리고…….”

영웅이 존재한다고는 해도 그 영웅들은 각자가 보유한 특수 스킬과 능력치로 진행에 약간의 이점이 되는 것이었지 자신들 스스로가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강해는 그들이 하나의 인격체로서 자신들 스스로 무언가를 결정하고 진행할 것이라고 지금으로서는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만약 킹덤 언더 워에서의 자신의 영웅들이 아닌 전혀 모르는 존재들이었다면 강해의 생각은 달라졌을지도 몰랐다.

아니 그랬다면 지금처럼 반말로 명령을 내리지도 않았을지도 몰랐다.

오히려 영웅들의 눈치를 보며 덜덜 떨었을지도 몰랐다.

힐끔!

강해는 탄탄한 근육에 위압감이 드는 갑옷과 날카로운 무기를 들고 자신을 호위하는 근위병들을 바라보았다.

모르긴 몰라도 자신 정도는 한 칼에 몸을 반 토막 내 버릴 수 있을 터였다.

‘꼭 적이 외부에만 있는 것은 아닐지도 모르겠어.’

일단은 정확한 상황 파악이 급선무임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강해는 조금 더 상황 파악이 먼저라며 영주성의 지도를 들고서는 영주성 모험을 다니고 있었다.

박천웅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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