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일생에서나 결혼이란 매우 신중한 선택일 수밖에 없다. 배우자와의 만남부터 결혼 준비와 여러 과정들, 무엇 하나 쉽게 넘어갈 수 없는 인륜지대사다.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라는 결혼. 얼토당토 않은 이야기지만 미리 경험해볼 수는 없을까. 의외로 모바일게임 속에서 해답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지난 9월 26일 3대 마켓을 통해 출시된 모바일 MMORPG '신의연대기'에는 결혼을 하려는 유저들로 매일 장사진을 이룬다. 출시 보름이 지난 현재도 게임 속 결혼의 첫 단계인 '인연 플랫폼'에는 배우자를 찾는 글들로 스무 개 넘는 서버가 모두 북적거린다.
'인연플랫폼'은 마치 현실의 결혼 정보 회사와 같다. 자신의 게임 접속 시간대, 취미, 상대에게 어필할 수 있는 애정 선언 등을 등록한다. 특히 취미는 애니메이션, 음악, 음식, 영화, 게임, 스포츠 등 요즘 트렌드에 맞춘 목록으로 세분화돼 있다.
많은 유저들이 자신이 원하는 상대를 찾기 위해, 글을 올리고 다른 유저에게 결혼 신청을 하지만 쉽게 승낙이 되지는 않는다. 비록 게임 속 결혼이지만 매우 신중을 기하는 구애의 단계다.
'신의연대기'에서 결혼을 하기 위해서는 두 사람 모두 215레벨을 달성해야 한다. 두 사람은 우선 친구가 되어야 하고, 친밀도를 520까지 높여야 한다. 서로를 알아가며 교감하는 연애의 과정으로 해석된다.
조건을 만족시킨 두 사람은 '교유이신', '망현지교', '문경지우' 세가지 메뉴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세 단계는 결혼 납입금에 따라 보상의 차이가 있지만, 이는 두 사람을 쉽게 헤어지지 않도록 개발사가 정해둔 단단한 연결고리인 셈이다. 결혼 비용도 두사람이 공동으로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한쪽이 전부 낼 수도 있다.
두 사람이 모두 만족한 상태에서 비용을 내고 나면 '인연플랫폼' 상에 부부로 등록된다. 현실의 혼인신고와 흡사하다.
이제 두 사람은 결혼식 시간대를 결정한다. 가장 많은 유저들 초대할 수 있는 저녁 시간대는 항상 예약이 꽉 차 있다. 청첩장을 보내듯, 게임 속 친구들에게 초대장을 발송한다. 많은 친구를 초대할수록 두 사람에게 들어오는 보상이 커지기 때문에, 참석할 친구를 세심하게 고르는 것도 포인트다. 20명까지는 무료로 초대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은 비용을 내야한다.
하객들에게는 화려한 꽃으로 장식된 가든파티가 펼쳐진다. '신의연대기'에서 결혼식 초대를 받았을 때는 꽃이나 폭죽을 미리 준비해서 가는 게 예의라고 한다. 게임 속 결혼문화가 정착되고 있다.
신의연대기를 서비스하고 있는 위드허그 측 담당자는 "최근 모바일게임 중에 결혼 콘텐츠가 들어 있는 작품이 꽤 있지만, '신의연대기' 결혼 콘텐츠는 현실과 가장 흡사하게 구현돼 있다. 그 이유 때문인지 결혼의 과정을 즐기는 유저가 많다. MMORPG이기 때문에 매우 다양한 콘텐츠들이 준비돼 있는데도 '인연플랫폼'은 24시간 붐비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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