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프트업 이주환 '데스티니 차일드' 총괄 PD가 게임의 자체 서비스와 3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가장 강조한 부분이 바로 이용자와의 소통이다. 퍼블리셔를 통해 서비스할 때와 달리 개발사 자체 서비스로 전환하면서 직접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진 만큼 이용자들이 가장 알고 싶어 하는 정보를 빠르게 전달하고, 피드백에도 보다 신경을 쓰겠다는 것.
이주환 PD는 "이관을 받고 나면 업데이트 캘린더 두 달 분량을 먼저 알려드릴 생각이다. 특히 다음 레이드나 월드 보스 속성을 최대한 빠르게 공개해 이용자들이 미리 대비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이용자 니즈에 대응해가며 다른 내용도 캘린더에 최대한 빠르게 채우겠다. 언제 어떤 이벤트가 시작된다는 내용도 미리 알려드릴 생각이다. 이용자가 원하는 부분을 캐치하고 빠르게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환 PD는 '데스티니 차일드' 직접 서비스 전환을 수험생들의 수능시험에 비교할 정도로 큰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그는 "많이 두근거린다. 그동안 라인게임즈와 함께 잘 해왔지만 이제 모든 것을 직접 하게 됐다. 기대도 되지만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다. 복합적인 감정이다. 현실감이 없다. 수능시험을 앞둔 수험생의 기분이다. 이게 실환가 싶기도 하고"라고 말했다.
시프트업은 '데스티니 차일드' 직접 서비스 전환과 동시에 서비스 3주년 기념일을 맞는다. 대대적인 이벤트가 뒤따르는 일은 어찌 보면 당연하기까지 하다. 이주환 PD는 이용자들을 직접 만나는 오프라인 이벤트에 대해서 귀뜸해줬다.
"3년만에 처음으로 이용자 여러분들과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자리를 11월 말에 준비하고 있습니다. 성우 초청 행사와 '데스티니 차일드' 굿즈 전시, 개발자와의 대화 등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할 예정입니다. 누구나 참여하실 수 있도록 오픈 이벤트로 준비 중이니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오프라인 이벤트가 전부는 아니다. 시프트업은 신규 및 복귀 이용자들이 '데스티니 차일드'을 처음 시작하거나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점핑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현재 사전예약이 진행 중이며 이벤트 신청자들은 10월30일부터 최상위 레벨인 60레벨, 6성, +6 한계 돌파 캐릭터를 받을 수 있다. 사전예약자 수에 따라 5성 A급 장비 소환권, 블러드 젬, 11연속 차일드 소환권 등 추가 보상까지 주어질 예상이라고 하니 '데스티니 차일드'를 새로 시작하려는 이용자들에게 절호의 기회가 될 것 같다.
'데스티니 차일드'는 출시 이후 3년 동안 많은 이용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주환 PD는 '데스티니 차일드' 플레이를 위해 일본 퍼블리셔 사무실을 찾은 중국인 이용자의 일화를 전하며 국내외 이용자들의 많은 관심을 실감했다고 전했다.
"일본 퍼블리셔 사무실에 중국인 이용자가 찾아온 적이 있습니다. 계정 접속에 문제가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객 센터에 문의했는데 소통에 문제가 있어 해결이 되지 않자 직접 사무실을 찾은 것이죠. 그런데 중국인 이용자는 일본어를 하지 못하고, 사무실 직원들은 중국어에 익숙지 않아 소통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합니다. 한 시간 이상 바디 랭귀지를 써간 끝에 해당 이용자의 접속 문제가 해결됐다고 하네요. 그 이용자는 '내게 정말 중요한 일이다'며 꼭 '데스티니 차일드'를 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고 해요. 그 이야기를 듣고 나서 더욱 책임감을 느끼고 업무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시프트업은 직접 서비스 전환 이후 해외 서비스에도 적지 않은 공을 들일 예정이다. 각 부서별 해외 담당자들이 주기적으로 회의를 진행해 해외 이용자들의 요청사항을 보다 빠르게 해결하겠다는 것. 이주환 PD는 "부서별 해외 담당자 회의를 통해 한 호흡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소통 채널을 최대한 단순화해 보다 빠르게 의사결정을 하고 피드백을 드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주환 PD는 '데스티니 차일드'가 하나의 IP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려면 게임이 오랜 기간 서비스돼야 하고, 그 기반을 닦기 위한 스토리 개편을 조만간 단행한다는 게획이다. 이주환 PD는 "기존의 '데스티니 차일드'는 주인공과 주인공을 둘러싼 3명의 서큐버스가 안정적인 균형을 이루고 있다. 그 구조가 깨지지 않아 이야기가 앞으로 굴러가기 어려운 문제가 있는데 이번에 그 틀을 깨려고 한다. 다음 편이 궁금하도록 이야기 전개에 신경을 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래 서비스하는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고 처음부터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냥 하던 거 하는 오래가 아니라 끊임 없이 진화시키는 오래가 필수입니다. 세계관을 깨려고 하는 것도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절박함과 필요성에 의해 나온 것이죠. 꾸준히 발전시키면 콘텐츠적으로 쌓아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데스티니 차일드'가 인정받는 IP가 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이주환 PD에게 "얼마나 오래 하고 싶냐"고 물었다. "'파이널판타지' 시리즈가 30년 가까이 됐으니 그 정도는 하고 싶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주환 PD는 "과거 소프트맥스에서 '창세기전' 시리즈 개발에 참여했다. 지금도 '창세기전'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기억하고 과거를 회상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 '데스티니 차일드'도 그렇게 되기를 희망한다. 게임은 무형의 콘텐츠지 않나. 내 손에 남는 것이 아니라 마음 속에 있는 것이다. 애정이나 믿음. 그러한 요소가 중요하다. '데스티니 차일드'가 그런 믿음을 줄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