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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제 카이더스 6화

용제 카이더스 6화
[데일리게임]


‘누군가 은자림에 있는 은거기인들을 제압하여 하나의 세력으로 형성했다는 소린가?’

태민은 한 가지 의문을 품게 되었고 그 의문을 가지고 이런저런 추리를 하는데 아린의 전음이 들려왔다.

-오라버니, 어떻게 하실 거예요? 림주라는 이가 초대한 것 같은데 응하실 거예요?

-저게 초대하는 거야? 초대하는 것치고 말이 참 듣기 꺼림칙하네.

-응하실 거예요, 말 거예요?

-어떻게 하기를 바라냐? 솔직히 나는 모르겠다. 이걸 응해야 하는 건지 마는 건지…….

-제가 보기에는 응하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이번 계획에서 한 가지 변수가 있는데 그게 은자림이었거든요. 차라리 이 초대에 응해서 은자림의 림주라는 자와 담판을 지으세요.

-너 그거 말고 뭔가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 같은데… 불어라, 무슨 꿍꿍이를 꾸미고 있냐?

-에, 꿍꿍이라뇨? 저는 아무런 꿍꿍이도 없어요.

-거짓말 하지 말고 불어라. 지금 ‘네 눈이 나 숨기는 거 있어요.’ 라고 말하고 있다. 뭐냐, 얼른 말해봐라.

-…….

아린은 쉽사리 말을 하지 못했고 태민은 그런 그녀를 빨리 말하라는 눈빛으로 재촉했다.

-얼른 말해라. 묵비권을 행사한다고 해서 내가 ‘아, 말하기 싫구나.’ 라고 넘어갈 놈이 아니라는 걸 너도 알 거다. 얼른 말해라.

태민은 말을 마침과 동시에 천천히 살기를 피우기 시작했다. 그것을 느꼈는지 아린은 순간적으로 움찔거렸고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다시금 전음을 보냈다.

-알았어요, 알았어! 알았으니까 이 무식한 살기 좀 치워요! 약혼녀를 죽일 생각이에요!

그 말에 태민은 살기를 멈추고 아린을 쳐다보았다. 살기가 사라지자 아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며칠 전에 선응을 통해서 편지가 하나 왔어요. 그 편지로 궁주님께서 명령을 내리셨어요. 명령은 ‘은자림의 실체를 파악하라.’였어요. 불입지를 저에게 들어가라고 하다니 뭔가 이상하더라고요.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지극히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번에 오라버니께서 하시는 봉문 작업이 끝나면 궁주님은 바로 은자림을 치실 생각인 것 같아요. 마도의 무림일통에 은자림이 엄청난 걸림돌이 되신다고 판단하셨나 봐요.

-그러니까 그 말인 즉 아무리 비선을 이용해도 은자림에 대해서 파악할 수가 없으니까, 이렇게 초대가 온 김에 들어가고 내가 은자림의 림주라는 작자를 상대하는 동안 너는 여기저기를 둘러보겠다 이거야?

-예, 그런 거죠.

-그렇군. 그런데 하나만 묻자. 은자림이 은거한 고수들이 있는 곳이잖아. 거기에 가면 내가 지금까지 싸운 이들보다 강한 사람이 있냐?

-모르긴 몰라도 오라버니께서 지금까지 싸운 이들보다 훨씬 강한 사람이 널리고 널렸을 거예요. 최소 두 배 정도?

그 말에 태민이 흥미롭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와 동시에 은자림에 있는 사람들 중 자신의 본 실력을 나오게 해줄 수 있는 이가 있을 것이다 하는 기대감도 함께 가졌다.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본래 제 성격대로라면 볼일이 있는 사람에게 오라고 하지만 은자림에는 연로하신 분들이 주로 계셔서 이곳으로 오시라고 할 수 없으니 가겠습니다.”

태민은 정중하게 말하는 척 하면서 화명운의 속을 긁었다. 아까 자신의 말을 무시한 것에 대한 작은 복수였다.

화명운은 짜증난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그 표정도 잠시 뿐. 이내 따라오라는 말만 하고 앞장서서 가기 시작했고 둘은 군소리 없이 그의 뒤를 따라갔다.

한참 기대 중인 태민과 달리 아린은 뭔가 불안했다. 명령을 위해서 가는 거라고는 하지만 이렇게 은자림에서 누군가를 찾아오는 경우는 전무했다. 게다가 화명운이 말한 걸 생각하면 은자림에서 좋은 감정을 가지고 태민을 부른 것은 아닌 것 같았다.

‘대체 은자림에서 무슨 이유로 오라버니를 부른 걸까? 그리고 은자림의 림주라니 정말 누군가가 은자림의 모든 고수들을 제압하고 은자림의 지도자로 선발이 된 건가?’

* * *

“여기가 은자림이다.”

화명운의 말에 태민과 아린은 당황한 표정으로 그가 가리킨 곳과 서로를 번갈아가며 보았다. 둘은 은자림의 림(林)자 때문에 숲에 터전을 잡고 살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생각과 달리 숲이 아니라 자그마한 하나의 마을이 형성되어 있었다.

아린은 그 마을을 바라보며 어이가 없다는 투로 말했다.

“이거 좀 많이 당황스럽네요.”

“나야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당황스럽다지만 너는 왜 당황스럽냐? 설마 비선에서 이것도 확인 못한 거야?”

“전대 선주께서 절대로 은자림에는 손대지 말라고 하셨대요. 게다가 비선 내에서 은자림에 관한 정보는 은거한 고수들이 모여 있는 곳, 금지라는 것 말고는 하나도 없어요. 지금 비선의 전체를 돌려서 은자림에 관한 정보를 모으긴 하는데 잘 안 모이더라고요. 모여도 그냥 ‘누가 은자림으로 은거했다.’ 이게 주를 이루고요.”

“전대 선주가 누군지는 몰라도 무슨 이유에서 은자림에 손을 대지 말라고 했는지 궁금하군. 아버지는 그 이유를 모르시고?”

“궁주님도 모르시는 눈치인 것 같아요. 아무래도 오라버니의 할아버님이신 전대 궁주님께서 명령을 내리셨다고 추측만 돼요. 솔직히 비선으로 들어오는 정보는 정말 필요 없는 정보여도 다 보관이 되거든요. 그 이유는 그런 자잘한 정보에서 실마리가 나올지 몰라서예요. 아무튼 그 때문에 비선의 정보를 파기하려면 선주의 독단으로는 불가능해요.”

“그럼 궁 뒤 골방에 들어가 계신 양반이 사주했을 확률이 높다 이거군.”

아린은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고 태민은 곰곰이 생각하는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이상했다.

왜 자신의 할아버지는 은자림에 대한 정보만을 파기하라고 한 것일까?

자신이 아는 할아버지는 절대로 의미 없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

“뭘 그렇게 멀뚱히 서 있는 거야! 얼른 와!”

화명운의 외침에 태민은 생각에서 깨어났고 짜증난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의 뒤를 따라 마을로 향했다.

그렇게 마을로 들어온 그들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아린은 경탄을 금치 못했고, 그에 반해 태민은 시큰둥한 모습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태민은 무림에 누가 있는지 별로 신경을 안 썼다. 신경을 써도 자신이 상대해야 할 사람에 한해서였다.

하지만 아린은 마궁의 정보단체인 비선의 선주이기에 전대 고수부터 현대 고수까지 모두 꿰고 있었다.

“어머! 저 사람은 소수마후?! 저 사람은 분명 전대 두 명의 검왕 중 정검왕?! 허억! 저 사람은 광혈마! 게다가 정무련의 전대 련주에 전사련 전대 련주까지!”

아린의 입에서는 전대 고수의 명단이 줄줄 흘러나왔다. 그에 태민은 그게 그렇게 놀라운 건가라는 생각을 했지만 이내 그 생각을 떨쳐버렸다. 그는 그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지금 중요한 것은 자신을 보자고 한 은자림의 림주였다.

대체 왜 자신을 보자고 한 것일까?

무림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는 고수라서? 그렇게 따지면 자신이 무림에 나오기 전부터 이미 많은 고수들이 이름을 떨치고 있었다. 그럼 그들도 일일이 다 불러야 하는 것인데 그런 적은 없는 것 같다.

‘아무래도 좋은 감정으로 나를 부른 것 같지는 않은데… 어쩐지 상당히 큰일이 닥칠 것 같은 기분이 드는군. 조심해야겠어.’

태민은 잔뜩 경계를 하기 시작했다. 림주가 자신을 처리하기 위해 불렀을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솔직히 가진 능력이 상당하기는 하다. 하지만 여기에 있는 이들이 일제히 덤비면 제대로 반항조차 하지 못하고 당할지도 모른다.

“정말 대단하네요. 전대에 이름을 날린 고수란 고수는 여기에 다 있는 것 같아요. 이거 제 걱정일지도 모르겠지만 이곳에 있는 사람들이 서로 힘을 합쳐서 무공을 만들면 진짜 절세무공이 하나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오라버니는 별로 관심이 없으셔서 모르시겠지만 제가 본 사람들 모두 무에 미친 무광자(武狂者)들이거든요.”

아린은 말이 끝나기 무섭게 몸을 움찔거렸다. 그리고 상당히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무광자라는 말에 반응하여 살기를 내보낸 것이다.

은자림에 은거한 무인들의 상당수는 과거에 무광자로 분류되던 무인으로 자신의 이름이나 별호로 불리면 불렸지 무광자라는 말을 엄청 싫어한다. 아린은 그것을 모르는 상황이었기에 살기를 받게 된 것이다.

태민 역시 살기를 느끼고 고개를 돌려 그 살기를 뿌리는 사람을 쳐다보았다.

한 노인이 매서운 눈으로 아린을 노려보고 있었다.

이에 태민은 아린을 끌어안으며 그를 노려보았다. 살기를 내뿜고 싶었지만 그렇게 되면 아린이 중간에서 더 힘들게 될지도 몰라 꾹 참았다.

태민과 그 남자가 서로 기 싸움을 하는데 화명운이 그 노인에게 말했다.

루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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