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출시 초반이긴 하지만 '원신'은 여러 국가에서 높은 매출 순위를 기록 중이며, 높은 평점을 받으며 게임성 면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원신'에 어떤 매력이 있기에 출시와 동시에 화제작으로 떠올랐는지 함께 살펴보자.
◆방대한 스케일의 오픈월드 멀티 플랫폼 대작
'원신'은 출시 전부터 닌텐도 스위치 명작 타이틀 '젤다의전설: 야생의 숨결'과 비교됐다. 광활한 스케일의 오픈월드를 배경으로 주인공이 떠나는 모험을 다룬 방대한 스토리와 다양한 콘텐츠를 갖춘 '원신'이기에 이런 비교가 가능했다고 할 수 있다.
기자는 모바일 버전을 플레이했다. 구글 플레이에서 게임을 다운로드받으려 하니 무려 6Gb에 달하는 클라이언트가 기자를 반겼다. 설치 후에도 게임 진행 과정에서 로딩 시간이 다른 게임에 비해 더 긴 느낌을 주기도 했다. 콘솔(PS4)과 PC에서 구동되는 게임을 모바일에서도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견딜 수 있을 정도이고, 무엇보다 광활한 티바트 대륙에서 자유로운 모험을 떠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대목이기도 하다.
게임 초반부는 최근 출시된 대작 모바일게임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몰입감 높은 스토리 전개가 이어진다. 주인공인 쌍둥이 남매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데, 누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스토리가 달라진다.
◆콘솔 마니아라면 익숙한 조작법…오토 유저는 불편할 수도?
퀘스트를 받고 이를 완료하면 보상으로 경험치와 아이템, 재화를 받는 식의 초반 진행은 여타 모바일게임과 다를 바 없다. 다만 퀘스트 진행 및 장소 이동을 원 버튼 클릭으로 완료할 수 있는 여타 타이틀과 달리 '원신'에서는 이용자가 직접 길을 찾아 이동해야 한다.
게임 화면 좌우에 위치한 터치 패널을 활용해 이동과 공격 등을 진행해야 하는데, 아이템 장착 등으로 캐릭터를 강하게 키운 뒤 자동사냥에 의존해 게임을 진행하던 이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을 수 있겠지만, 게임 본연의 재미를 즐기기를 원하는 이들이라면 오히려 반길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기자 또한 오토 플레이에 익숙해진지 꽤 됐지만, 지도에 표시된 목적지를 찾아 다소 헤매며 움직이는 과정에서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던전에서 오브젝트를 파괴하거나 태우고, 장치를 이용해 문을 여는 식의 연출도 처음에는 진행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지만 익숙해지면 퍼즐을 푸는 재미가 있다.
물론 몬스터 처치 후 떨어진 아이템을 획득하는 과정까지 별도 클릭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너무 과한 거 아니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컨트롤 하는 손맛이 있는 게임임은 분명하다. 물이 나오면 헤엄을 치고, 절벽을 만나면 암벽등반에 나서고, 날개를 달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등 캐릭터의 다양한 움직임이 구현된 점도 높게 평가할 만 하다. 다만 수영, 등반 등을 하다가 스태미나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언제든 캐릭터가 사망할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애니메이션 보는 듯한 훌륭한 그래픽이 온 세상에
'원신'의 그래픽은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애니메이션풍 모바일게임이 다수 출시돼 있는 상황이지만, '원신'은 그중에서도 가장 방대한 월드를 마치 만화에서 뛰쳐나온 듯한 느낌마저 줄 정도로 잘 구현했다. 컨신 연출 후 이어지는 게임 화면은 앞선 장면과 전혀 이질감이 없다. 먼 곳을 바라보고 스크린샷을 찍기라도 하면 마치 한 폭의 풍경화를 보는 느낌마저 줄 정도로 한 화면에 방대한 배경이 담긴다.
국내 정상급 성우진의 목소리 연기도 게임의 몰입감을 높이는 요소다. 스토리 전개 자체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으나 진지한 부분이 있으면서도, 가벼운 유머 코드도 담겨 있어 지루하지 않다. 방대한 스토리를 보다 빠르게 감상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오토 지원 게임에 비해 퀘스트 클리어에 소요되는 시간이 긴 점에 답답해 하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천천히 진행해도 뒤쳐질 일이 없으니 조금씩 앞으로 나가다 보면 숨겨진 비밀을 풀 수 있지 않을까.
◆중국 개발력의 현재를 보여주는 게임 '원신'
중국의 개발력이 많이 향상됐다는 말은 수년 전부터 계속 이어져 왔다. 하지만 미호요가 '원신'으로 보여준 개발력은 이전까지 우리가 중국산 게임을 통해 느끼지 못했던 놀라움을 전해 준다.
훌륭한 그래픽의 방대한 오픈월드 게임을 PC와 콘솔, 모바일에서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멀티 플랫폼 게임으로 만들었다. 거기에 수집형 RPG의 뽑기 요소를 더해 안정적인 수익 모델까지 마련했다. 그 결과, '원신'은 작품성과 흥행성을 겸비, 높은 평점과 높은 매출 순위를 올리며 출시 초반부터 대박을 치고 있다. 훌륭한 게임에 확률형 과금모델을 더한 부분은 아쉽지만, 애초에 무료게임으로 출시된 '원신'임을 감안하면 개발사인 미호요를 탓할 수만은 없다.
이제 더 이상 한국이 개발력에서 중국을 앞선다고 말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원신'은 최근 출시된 한국산 대작들과 비교해도 전혀 밀릴 것이 없는 높은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다. '붕괴3rd'와 '원신'으로 개발력을 입증한 미호요의 향후 행보가 기대된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